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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수들 "대통령 때문에 국정마비 상태…임시처방이라도 냈어야"

(서울=뉴스1) 권형진 기자 | 2016-11-04 17:38 송고
4일 오전 서울역에서 시민들이 TV브라운관을 통해 박근혜 대통령의 대국민담화 생중계를 지켜보고 있다. 2016.11.4/뉴스1 © News1 최현규 기자
4일 오전 서울역에서 시민들이 TV브라운관을 통해 박근혜 대통령의 대국민담화 생중계를 지켜보고 있다. 2016.11.4/뉴스1 © News1 최현규 기자
박근혜 대통령이 4일 '비선실세'로 지목된 최순실씨(60·최서원으로 개명) 국정농단 파문에 두번째 담화문을 발표했지만 교수사회의 분위기는 냉랭하다.

박 대통령은 담화문에서 자신의 책임을 통감하고 특별검사 수사를 수용하겠다고 밝혔다. 담화문을 읽는 중간중간 울먹이기도 했다. 
하지만 교수사회는 "오늘 담화문을 왜 발표했는지 이해하지 못할 정도"라는 반응이다. 담화문에 담겼어야 할 핵심 알맹이가 빠졌다는 뜻이다.

특히 '책임을 통감한다'면서도 '책임총리'와 같은 대안을 전혀 언급하지 않은 것이 가장 큰 문제라고 교수사회는 지적했다.   

한상희 건국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적어도 지금의 국정 혼란을 극복할 수 있는 나름의 대안을 제시했어야 한다"며 "그게 어떻게 보면 '거국내각' 구성이고 '책임총리'인데 전혀 언급이 없었다"고 지적했다.
그는 "담화문에서 '국정은 중단돼선 안 된다'고 했지만 지금이 바로 국정 중단 상태"라며 "대통령 자신 때문에 국정이 마비된 상태인데 임시처방이라도 내놓아야 한다"고 덧붙였다.

송주명 한신대 교수(민주화를위한전국교수협의회 상임의장)는 "김병준 국무총리 내정자는 자신이 내정은 모두 맡기로 했다고 하는데 오늘 담화문에 그 이야기는 전혀 없었다"며 "그럴 의사가 없다는 뜻으로 받아들일 수밖에 없다"고 해석했다.

송 교수는 "적어도 왜 참여정부에서 청와대 정책실장을 지냈던 김병준씨를 국무총리에 앉혔고 그것을 통해 무엇을 하려는 것인지라도 설명이 있어야 한다"며 "지금 정세와는 상관 없이 자기 이야기만 하다 만 것이라 담화문으로 보기 어렵다"고 말했다.

박순준 동의대 교수(한국사립대학교수회연합회장)는 "국무총리 지명자가 국정 역사교과서도 되돌릴 수 있다는 말을 하는데도 책임총리에 관한 이야기는 한 마디도 없었다"며 "2선으로 물러난다고 해도 시원찮은데 그에 준하는 책임 있는 말이 나와야 한다"고 강조했다.

최순실씨 국정농단 파문과 관련해 담화문에서 대통령이 자신의 책임을 보다 분명하게 밝혔어여 한다는 지적도 나왔다.

한 교수는 "책임을 통감한다고 했으면 적어도 어떤 부분의 책임인지를 분명하게 밝혔어야 한다"며 "검찰 수사의 가이드라인이 된다고 할지라도 국민들에게 사과해야 할 수준이라면 인정할 건 인정하고 자백할 건 자백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오늘 담화문의 요지는 내가 조금 실수한 게 있는데 그건 잘못했다. 자세한 건 검찰 수사에 맡기고 우리는 열심히 일하자는 것"이라며 "검찰 수사보다 더 심각한 건 국정이 마비됐다는 점에 있는데 전혀 현실 인식을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송 교수는 "지금 국민들이 원하는 것을 정확하게 읽고 명확하게 이야기해 주어야 할 부분이 있다. 해명해야 할 것도 있고. 그러면 어떻게 책임지겠다는 것까지 나왔어야 한다"며 "자신이 계속 국정을 끌고나가겠다는 뜻"이라고 밝혔다.

박 교수는 "'최순실 게이트'가 아니라 사실 '박근혜 게이트'다. 대통령에게 책임이 있는데 개인 비리로 몰고가려고 한다"며 "'사죄'라는 말을 쓰긴 했지만 진정성이 없다"고 말했다. 박 교수는 "국정 운영에서 물러날 생각이 없고 축소, 은폐, 버티기로 가는 것 아니냐는 의구심이 든다"고 덧붙였다.


jinn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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