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일 서울 용산전자상가에서 시민들이 '비선실세' 최순실씨의 국정농단 사태와 관련한 박근혜 대통령의 대국민담화 생중계 방송을 지켜보고 있다. 2016.11.4/뉴스1 © News1 오대일 기자

박근혜 대통령이 4일 대국민담화를 통해 검찰 수사에 응하겠다고 발표했으나, 전북 도민들은 싸늘한 반응으로 일축했다.

이날 오전 10시30분을 전후해 전북시국회의 등 시민사회단체와 전북도민들은 각자 휴대폰과 TV 앞에 몰려 박근혜 대통령의 대국민담화 방송을 시청했다.도민들은 방송을 보는 내내 침묵으로 일관하며, 박 대통령이 내놓는 입장에 주목하는 모습이었다.

일부는 박 대통령의 동정 호소에 안타까움을 드러내기도 했지만, 대부분의 도민들은 자조섞인 웃음과 한숨이 토해내며 만감이 교차하는 심정을 그대로 드러냈다.

전북시국회의는 박근혜 대통령 대국민담화 방송이 끝난 직후인 오전 11시께 대국민담화에 대한 논평을 내고 입장을 밝혔다.전북시국회의는 "박 대통령이 검찰 수사에 응하겠다고 했으나, 그 수사가 제대로 될리 만무하다"며 "박 대통령은 대국민담화 내내 동정에 호소할 뿐, 헌정질서 유린에 대한 책임을 지고 국정운영에서 물러나겠다는 이야기는 하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또 "박 대통령의 사과는 말뿐인 사과이며, 시민의 분노에는 전혀 귀 기울이지 않고 있다"며 "우리는 대통령 수사와 특검수용 등의 전제는 박근혜 정권 퇴진에 있음을 분명이 밝힌다"고 말했다.

이들은 "청와대 압수수색을 미적대고 시늉만하던 검찰, 각종 의혹에 연루된 자들이 진실을 은폐할 수 있게 방치한 검찰, 명명백백 진실을 밝혀야 하는 검찰에 대한 신뢰는 이미 바닥인 만큼, 각 행정 부처를 지휘하고 감독하는 현직 대통령에 대한 수사가 제대로 될 일 없다는 것이 대부분 도민들의 생각"이라며 "대통령 수사와 현 시국에 대한 책임의 전제조건은 박근혜 정권의 퇴진임을 강조하며 향후 일정을 멈추지 않고 지속적으로 행동에 나설 것"이라고 밝혔다.

사무실에서 직원들과 대국민담화 방송을 시청하던 이모씨(46·전북 전주시)는 "하던 일을 멈추고 직원들과 모여 방송을 봤다"며 "개인적인 아픔이 있을 지언정, 국정운영을 책임지는 대통령이 개인에게 의지해 국가 주요 기밀을 유출하는 등의 행동을 했다는 사실은 어떤 말로도 책임을 회피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박근혜 대통령은 국가가 제대로 운영될 수 있도록 현직에서 물러나 검찰 수사를 받는 것이 마땅할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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