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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순실 게이트' 불똥 튄 면세특허, 3차대전 도전기업 영향은?

출연금 많이 낸 롯데·SK "역풍 맞으면 어쩌나"
HDC신라·신세계도 자유롭지 못해-현대百 '안도'

(서울=뉴스1) 백진엽 기자 | 2016-11-04 06:20 송고
© News1 방은영 디자이너
© News1 방은영 디자이너

면세점 업계로 '최순실 게이트' 불똥이 튀면서 서울 시내면세점 3차대전에 출사표를 던진 도전자들의 셈법이 복잡해지고 있다.

비선실세 의혹을 받는 최순실씨가 영향력을 발휘한 미르재단·K스포츠재단에 출연금을 낸 기업 명단에 도전기업들의 이름이 올라기 있기 때문이다. 출연금 규모에 따라 일부 업체들은 여론의 역풍을 우려하기도, 일부 업체는 안도의 한숨을 내쉬는 모습이다.
이번 면세특허 입찰경쟁은 지난달 4일 접수마감 이후 특허심사위원회 심의를 거쳐 12월 초·중순께 결과가 나올 예정이다.

◇출연금 많이 낸 롯데·SK "역풍 맞으면 어쩌나"

4일 업계에 따르면, 미르재단·K스포츠재단에 기금을 낸 기업은 모두 53개사다. 이 중 면세점 입찰과 관련해 주목받고 있는 곳은 롯데그룹과 SK그룹이다. 이 두 그룹은 출연금 규모가 크다는 것과 함께 이번 면세점 입찰에서 지난해 잃은 특허를 되찾으려 하고 있다는 공통점이 있다.

롯데그룹은 계열사인 롯데면세점을 통해 미르재단에 28억원, 롯데케미칼을 통해 K스포츠재단에 17억원 등 총 45억원을 출연했다. SK그룹은 계열사인 SK하이닉스를 통해 미르재단에 68억원의 돈을 냈다.

현재까지 두 재단에 기금을 출연한 것과 관세청이 이번에 추가 면세특허 기회를 제공한 것과의 인과관계에 대해 드러난 것은 없다. 해당 기업과 관세청 모두 이 같은 의혹에 대해 부인하고 있다.
하지만 두 그룹은 최순실 게이트 수사의 시초가 된 미르재단·K스포츠재단 비리에 연루됐다는 것만으로도 역풍을 맞을 수 있다는 우려때문에 조마조마한 모습이다. 롯데 관계자는 "해당 사안에 대해 뭐라고 말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다"며 "상황이 어떻게 흘러갈지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말을 아꼈다.

◇HDC신라·신세계도 자유롭지 못해, 현대百은 안도

서울 시내면세점 2호점 도전에 나선 HDC신라와 신세계는 앞의 두 곳보다는 덜하지만 역시 최순실이라는 이름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HDC신라는 직접적으로 두 재단에 기금을 출연하지는 않았지만, 삼성그룹과 엮인다. 삼성그룹은 총 204억원을 출연했고, HDC신라는 삼성그룹의 호텔신라와 현대산업개발이 합작해 만든 면세점 기업이다.

신세계그룹은 이마트와 신세계를 통해 두 재단에 총 5억원을 출연했다. 신세계측은 최순실 게이트와 관련이 없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두 곳 모두 최순실 게이트에 이름이 오르내리고 있기 때문에 조심스러운 모습이다.

이번에 대기업군에 도전한 5곳 중 현대백화점만 미르재단·K스포츠재단 출연금 명단에 빠져 있다. 이에 현대백화점은 겉으로는 내색하지 않지만 속으로 안도하는 분위기다.

◇"관세청 불투명한 행정이 '특혜 논란' 키워"

일각에서는 이번 3차대전이 검찰의 수사 등에 따라 아예 판이 바뀔 수 있다는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만약 수사 과정에서 출연금에 대한 대가성으로 추가 사업권 심사가 생긴 것이라면 심사 자체가 취소될 수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런 시나리오는 가능성이 낮다는 것이 중론이다. 만약 심사가 취소될 경우 정부 입장에서는 오락가락하는 정책으로 인해 기업들의 기회비용이 너무 많이 소모된다는 비난이 부담스럽기 때문이다.

아울러 여전히 불투명한 관세청의 태도에 대한 지적도 끊이지 않고 있다. 지난번 심사까지 기업들의 점수를 공개하지 않아 특혜 논란을 자초한 관세청은 이번 심사에서는 당초 점수를 공개하겠다고 했다가, 최근 낙찰받은 기업의 총점만 공개하겠다고 입장을 바꾸면서 불신을 키우고 있다.

유통업계 한 관계자는 "기존 심사를 보면 왜 떨어졌는지, 왜 붙었는지 등을 명확하게 밝히지 않아 '밀실 심사'라는 지적이 이어졌다"며 "이처럼 불투명한 행정때문에 '최순실 게이트'와 연관이 있다는 논란이 생기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jinebit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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