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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원종 실장 퇴진…충북 ‘당연’ ‘안타깝다’ 반응 교차

154일만의 낙마 '대통령이 물러나야지' 댓글도

(충북ㆍ세종=뉴스1) 장동열 기자 | 2016-10-30 18:51 송고
이원종 청와대 비서실장이 27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생각에 잠겨 있다. 2016.10.27/뉴스1 © News1 손형주 기자

이원종(74) 대통령 비서실장이 결국 자리에서 물러나자 그의 고향 충북에서는 ‘당연한 귀결’이라면서도 ‘안타깝다’는 반응이 교차하고 있다.

청와대는 30일 박근혜 대통령이 이원종 비서실장과 안종범 정책조정·김재원 정무·우병우 민정·김성우 홍보수석의 사표를 수리했다고 발표했다.
이 실장은 ‘비선실세’ 최순실 씨의 ‘국정농단’ 의혹과 불거진 뒤 ‘봉건시대’ 발언으로 여론의 웃음거리가 됐다.

지난 21일 국회 운영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최순실씨 의혹에 대해 “봉건시대에도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말한 바 있다. 그는 “내가 (유출 사실을) 알았다면 어떻게 그런 얘기를 했겠느냐”고 항변한 게 발단이 됐다.

이 발언은 ‘국정 개입’ 문건유출 정황이 담긴 태블릿PC가 나오면서 조롱의 대상으로 바뀌었다.
이후 그의 불명예 퇴진은 기정 사실화됐다. 그리고 지난 5월 15일 비서실장에 임명된 지 꼭 154일만에 청와대에서 물러난 것이다.

이 전 실장은 행정의 달인이라 불릴 만큼 모범 행정가의 전형이었다. 비서실장에 임명됐을 때 그의 고향인 충북은 여야를 막론하고 환영하는 분위기였다.

이시종 충북지사는 이란 출장 중 “지역에 큰 힘이 될 것”이라며 축하의 메시지를 전했다.

“나라와 충북을 위해 대단히 경사스러운 일”(당시 이언구 충북도의회의장), “박근혜 대통령의 각별한 충북사랑을 다시 한 번 입증”(새누리당 충북도당), "기대가 크다"(도종환 더민주 충북도당위원장), “충북으로서는 좋은 일"(신언관 국민의당 충북도당위원장) 등 환영 일색이었다.

당시 SNS에는 '행정의 달인, 기대된다' 등 대체로 환영한다는 메시지와 댓글이 잇따랐다.

청주의 한 개인택시 운전기사는 자신의 차에 '경축, 박근혜 대통령 각하 이원종 비서실장 임명'이라는 미니 플래카드를 걸고 시내를 운행하기도 했다.

이 전 실장의 퇴진을 두고 안타깝다는 반응이 나오는 건 이런 이유다. 그러나 그의 사표수리 소식이 알려진 뒤 반응은 임명 당시와는 큰 온도차가 느껴진다.

충북 관련 SNS에는 “금의환향이 아니라 걸레가 돼 돌아왔다” “그 나이에 왜 복마전에 들어갔나” “대통령이 물러나야지” 등 비판 댓글이 이어지고 있다.

지역 정치권에서는 “아쉽지만 어쩔 수 없는 일 아니냐. 지방행정의 달인이 어울리지 않는 옷을 입었던 게 화근이 됐다”는 분석과 함께 “이유야 어찌됐든 지역의 원로가 너무 큰 상처를 입고 돌아와 안타깝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이 전 실장은 1942년 충북 제천에서 태어나 제천고를 졸업한 뒤 9급 공무원으로 공직에 입문했다.

야간대학(성균관대 행정학과)을 다니는 등 주경야독 끝에 26대, 30대, 31대 충북지사와 서울시장, 서원대 총장, 대통령직속 지역발전위원장으로 일했다.

서울시 공무원들이 꼽은 역대 최고의 시장에 고건 전 총리와 함께 이름을 올렸고, 아직도 그의 재임시절 얘기를 하는 충북도청 공무원들도 많다.

황무지나 다름없던 청주 오송을 '바이오메카'로 만든 것과 최근 논란이 되고 있는 KTX오송역 유치 등이 그의 치적이다.


pin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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