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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순실 사태' 집회 시작한 청소년들 "우리가 배운 국가 아냐"

중·고등학생 149명 시국선언 "나라 망치는 것 방관하지 않겠다"

(서울=뉴스1) 박정환 기자 | 2016-10-29 15:10 송고
21세기청소년공동체희망이 29일 오후 2시쯤 시국선언문을 발표했다. © News1

"저는 지금 시험기간인데도 이 자리에 나왔습니다. 나라가 망해가는데 가만히 있을 수 없었습니다."

'최순실 게이트' 파문으로 29일 서울 도심에서 대규모 집회가 예정되어 있는 가운데 청소년들이 첫 스타트를 끊었다.
청소년들이 모인 시민단체인 21세기청소년공동체희망은 이날 오후 2시쯤 서울 종로구 안국동 북인사마당에서 '청소년 시국선언 1차 행동'을 열었다.

이날 모인 20여명의 청소년들은 중·고등학생 149명이 서명한 시국선언문을 발표하고 박근혜 대통령의 대국민 사과를 재현하는 퍼포먼스를 했다.

이들은 시국선언문에서 "최근 우리는 언론으로부터 믿을 수 없는 소식을 접했다"며 "국민들의 선택으로 선출된 대한민국의 대통령이 우리가 잘 알지도 못하는 '비선실세'에 의해 꼭두각시처럼 놀아난 사실에 국민들은 통탄을 금하지 못하고 있다"라고 밝혔다.
이어 "우리는 두 가지에 대해 분노한다. 대통령이 꼭두각시처럼 놀아났다는 점과 딸 정유라가 부당한 권력 행사에 의해 각종 특혜를 누린 것"이라며 "우리는 과거 광주학생항일운동, 민주화 운동에서 싸운 청소년들이 민주시민으로서 당당하게 민주주의와 정의를 외쳐온 역사를 기억한다"라고 강조했다.

또 이들은 "우리는 교육을 통해 평등하고 정의로운 사회, 국민을 위해 존재하는 국가에 대해 배워왔다"며 "대체 우리는 어디로 가고 있는 것인가. 현 사태는 잘못되어도 한참 잘못됐다"고 통탄했다.

그러면서 "우리 청소년은 행동하며 바꿔나갈 것이다. 더 나은 세상을 위해 다시 한번 움직일 것"이라며 "더 이상 박근혜와 최순실이 대한민국을 망치는 것을 방관하지 않겠다"라고 경고했다.

이날 발언 요청을 한 중학생 박지수양(16)은 "지금 학교에 가면 더 좋은 성적 받고 더 좋은 고등학교에 갈 수 있을지 모른다"며 "하지만 우리 조상들이 열심히 세우신 이 나라가 잘못되면 우리가 더 이상 열심히 살아갈 이유가 없어진다"라고 밝혔다.

그는 이어 "이제 어른들이 학생은 공부하지 왜 나와 있느냐는 말에 더 이상 가만있지 못하겠다. 청소년으로서 말할 권리를 지켜 나가겠다"라고 힘주어 말했다.

청소년들의 시국선언에 지켜보던 시민들은 여러 소감을 내놨다. 대학생 황세원씨(24·여)는 "청소년들이 이렇게 먼저 나서서 너무 기특할 뿐"이라며 "최순실 사태는 도저히 말이 안되는 것이다. 친구들과 함께 저녁에 집회에 참가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주변에 있던 한 외국인은 "최순실씨의 딸이 승마를 해서 특혜를 받고 여러 의혹이 있다는 정도를 알고 있다"며 "이렇게 직접 나서는 모습이 놀랍고 좋아보인다"라고 소감을 밝혔다. 반면 한 남성은 청소년들의 발언이 이어지는 중 "박근혜가 너 친구가 아니잖아"라며 고함을 치기도 했다.

이날 시국선언을 한 청소년들은 이후 서울 세종로소공원까지 행진을 하며 집회를 이어갈 예정이다.


ku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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