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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순실에 거액 헌납한 롯데, "신동빈, 신격호 정경유착 답습"

K스포츠·미르에 115억 헌납, 박정희 시절 등 구정권 각종 특혜 의혹 회자

(서울=뉴스1) 류정민 기자 | 2016-10-31 06:20 송고
신격호 롯데그룹 총괄회장© News1
롯데그룹이 '비선 실세' 의혹 핵심인 최순실씨 측에 115억원이라는 거액을 건넸던 사실이 밝혀지면서 권력 핵심과 롯데의 유착이 새삼 회자되고 있다.

신동빈 회장(61)이 권력핵심에 고개 숙였던 아버지 신격호 총괄회장(95)의 구습을 그대로 답습하고 있던 것이 드러난 셈이어서 최근 진행한 대국민 사과의 진정성도 의심받게 됐다.
31일 재계에 따르면 롯데와 최고 권력자와의 유착은 군사독재 시절인 박정희 정권 때로 거슬러 올라간다.

지금도 창업주 신격호 총괄회장(95)이 머물고 있는 소공동 롯데호텔은 1973년 반도호텔을 신격호 총괄회장이 42억원에 인수해 지었다. 층고도 당시 서울 4대문 안에서 가장 높은 37층에 달하는 등 정부와 서울시의 전폭적인 지원이 있었던 것으로 알려져 있다.

본래 40층 이상으로 지으려고 했지만 청와대가 내려다보인다는 이유로 37층으로 내려지은 일화는 한동안 여러 사람의 입에 오르내렸다. 소공동 롯데호텔 건설에는 당시 최고 권력자였던 박정희 대통령이 1970년 신 총괄회장을 불러들여 제안했고 실제 그의 전폭적인 지원이 있었던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한 예로 롯데는 국립도서관도 8억원에 매입했는데 이 때문에 국립도서관은 교통이 불편한 서울 남산으로 이동해야 했다. 이는 권력실세의 비호가 없었다면 불가능한 일로 재계에서 두고두고 회자됐다.

전두환 정권에 들어서도 권력과의 밀월관계는 지속됐다.

당시 전두환 대통령은 아시안게임과 올림픽이라는 대형 이벤트를 개최했는데 롯데는 전두환 정권 때 롯데호텔월드나 롯데월드 어드벤처 등의 인허가를 일사천리로 얻어냈다. 이 덕에 롯데호텔월드는 올림픽 개막 직전인 1988년 9월 개장했고 롯데월드어드벤처는 1989년, 매직아일랜드는 1990년 3월에 오픈했다.

신격호 총괄회장은 친분이 두터웠던 전두환 대통령 측에 총선 및 대선자금 명목으로 5차례에 걸쳐 150억원을 전달하는 등 사세에 비해 적지 않은 금액을 헌납했다.

김대중, 노무현 정부 들어 소원했던 권력 핵심과의 관계는 이명박 정권 때 다시 가까워지는 모습을 보인다.

신격호 총괄회장의 숙원사업이었던 잠실 초고층빌딩 건설 사업은 이전 노태우, 김대중, 노무현 정부 때에는 인근 서울공항으로 이착륙하는 항공기 안전 문제로 인허가가 떨어지지 않았다. 그러나 이명박 대통령이 취임한 지 얼마 안 돼 제2롯데 건설을 전향적으로 검토하라고 지시했고 결국 활주로 방향을 틀면서까지 롯데월드타워 건설 인허가가 이뤄졌다. 롯데는 2010년 제2롯데 건설을 위한 첫 삽을 떴으며 올해 말 123층, 555m 높이의 국내 최고, 세계에서 다섯 번째로 높은 초고층 건물의 완공을 눈앞에 두고 있다.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지난 25일 오전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검찰 수사 등에 관한 대국민 사과와 함께 경영쇄신안을 발표 하고 있다. 2016.10.25/뉴스1 © News1 박지혜 기자

롯데는 올 1월 박근혜 대통령의 최측근 비선 실세인 최순실씨가 설립을 주도한 K스포츠와 미르재단에 각 17억원(롯데케미칼)과 28억원(호텔롯데 롯데면세점) 등을 출연한 것 외에도 5월 초 다시 K스포츠의 체육시설 건립에 70억원을 추가로 출연했다.

올 1월은 두산에 빼앗긴 롯데면세점 월드타워점 폐점을 앞두고 있던 때로 정부의 신규특허 추가가 검토되던 시기였다. K스포츠의 하남시 체육시설 건립이 무산돼 70억원은 6월 초에 돌려받았지만 공교롭게도 그 직후인 6월 10일 검찰의 대대적인 압수수색이 시작됐다.

이를 두고 재계에서는 궁지에 몰린 롯데그룹을 정권 실세인 최순실씨 측이 압박해 자금을 뜯어내려 했던 것이라는 추측이 나오고 있다.

재계의 한 관계자는 "신동빈 회장이 법과 원칙에 의한 경영을 강조했지만 이런 사실이 드러나는 마당에 누가 그 말의 진실성을 믿을 수 있겠느냐"며 "준조세 성격이라고는 하지만 신뢰받는 기업으로 거듭나기 위해서는 권력과의 유착관계부터 떨쳐내는 모습을 앞장 서 보여줘야 한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롯데그룹 관계자는 "70억원을 냈다가 돌려받은 사실은 있지만 이는 어디까지나 사회공헌 차원의 기부행위였지 대가를 바란 것은 아니다"며 "특히 검찰 수사는 우리도 예측할 수 없던 것으로 이와 기부행위는 아무런 관련이 없다"고 주장했다.

 


ryupd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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