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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살 청주외국인보호소 영양사 유족 "억울합니다"

유족 “횡령 보도 유감" "개인 책임 돌려” 주장

(충북ㆍ세종=뉴스1) 남궁형진 기자 | 2016-10-24 18:39 송고
© News1 방은영 디자이너
© News1 방은영 디자이너

충북 청주외국인보호소에서 10년 넘게 근무한 영양사가 식당 창고에서 스스로 목숨을 끊어 경찰이 조사를 벌이고 있다.

지난 23일 오후 3시10분께 청주시 서원구 미평동 청주외국인보호소 식당 창고에서 영양사 A씨(39·여)가 목을 매 숨져있는 것을 여동생이 발견해 경찰에 신고했다.
여동생은 휴일에도 근무를 하는 언니를 위해 동행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이 사건이 보도된 뒤 A씨 유족들은 “10년 넘게 관행처럼 이어오며 문제 삼지 않은 업무 방식이 최근 문제가 되자 개인에게 책임을 떠 넘기면서 고인이 극단적인 선택을 했다”고 억울함을 호소하고 나섰다.

유족들은 함께 근무하는 조리원들과 갈등을 빚었던 A씨가 내부감사까지 받으면서 힘들어했다며 외국인보호소의 책임을 묻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보호소에 수감된 외국인들의 식재료와 식단 관리 등을 담당하는 A씨가 일을 시작한 이후 보호소 측의 요구로 직원 식단까지 관리하면서 자살에 이르게 됐다는 게 유족들의 주장이다.

유족들은 본연의 업무인 보호소 내 외국인 식사뿐만 아니라 직원 식당까지 챙기면서 과중한 업무에 시달렸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 과정에서 직원들의 식사량 등을 맞추기 위해 외국인들에게 사용될 식자재 일부가 사용되는 등 문제점도 발생했다는 것이다.

유족들은 A씨가 지속적으로 보호소 측에 대책마련을 요구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고  밝혔다.

여기에 조리원들이 보호소 측에 처우 개선을 요구했고,  식당 운영 문제도 재차 불거졌다.

이런 과정에서 A씨가 과도한 스트레스에 노출됐다는 것이다.

조리원들의 요구사항은 A씨를 통해 보호소에 전달됐고, 보호소가 받아들일 수 없는 부분은 다시 A씨를 통해 조리원들에게 전해졌다.

이 때문에 A씨와 조리원들과의 관계는 급격히 악화됐고, 일부 직원들이 식당 운영과 관련해 A씨에 대한 문제 제기를 해 감사가 시작됐다고 유족들은 주장했다.

A씨는 결국 지난 8월 자의반 타의반 사직서를 제출했지만 반려됐다. 그 뒤 식당운영 개선안을 마련하기 위해 야근과 주말까지 업무에 시달렸다고 유족들은 전했다.

A씨의 여동생은 “10년 넘게 이어진 식당 운영 개선안을 받아들이지 않던 보호소가 최근 이 문제가 불거지자 감사를 벌였다”며 “언니는 잘못을 했다면 책임을 지지만 왜 이런 일을 당해야하는지 모르겠다며 억울해했다”고 울먹였다.

그러면서 “처우 개선을 요구하는 조리원들과 보호소 사이에 끼면서 함께 근무했던 사람들과의 사이마저 멀어졌다”며 “이에 대해서도 보호소는 아무런 책임도 지지 않았다”고 말했다.

또 “일부 언론 등에서 언니가 횡령을 한 것처럼 비춰지고 있지만 사실과 다르다”고 강조했다.

A씨의 아버지는 “딸은 스스로 목숨을 끊은 것이 아니라 살해 당한 것”이라며 “끝까지 책임을 묻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청주외국인보호소 관계자는 “식당 운영관련 A씨에 대해 내부 조사를 벌였던 것은 맞다”며 “조사 과정이라 확정된 것도 없어 자세한 내용은 말하기 어렵지만 횡령 등은 확인된 것이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직원 역시 외부로 쉽게 나갈 수 없는 외국인보호소의 특성상 직원 식사 관련 업무까지 A씨가 맡은 것 같다”며 “내부적으로 이번 건에 대해 조사를 벌이고 있다”고 덧붙였다.


nghj@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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