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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입 연 박근혜 대통령…檢 '최순실' 수사에 관심집중

"의혹 일일히 확인 못한다"던 검찰 속도 내나
'사실상 수사 가이드라인 제시' 지적도 나와

(서울=뉴스1) 김수완 기자 | 2016-10-20 17:05 송고
최순실씨 소유 회사 '더블루K'의 사무실. /뉴스1 © News1 신웅수 기자
최순실씨 소유 회사 '더블루K'의 사무실. /뉴스1 © News1 신웅수 기자

박근혜 대통령이 현 정권 '비선실세'로 지목된 최순실씨(최서원으로 개명) 의혹과 관련해 "불법행위를 저질렀다면 엄정히 처벌받을 것"이라고 입장을 밝히면서 검찰의 수사에 시선이 집중되고 있다.

그러나 박 대통령이 자신은 재단과 관련이 없다고 선을 그으면서 또 검찰수사에 '가이드라인'을 제시한 게 아니냐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미르·K스포츠재단 설립을 둘러싼 의혹을 수사 중인 서울중앙지검 형사8부(부장검사 한웅재)는 20일 오후 문화체육관광부 국장급 담당자 2명을 참고인 신분으로 불러 조사하는 등 수사에 시동을 걸었다.

검찰은 문체부 관계자를 상대로 재단을 설립할 때 문체부에서 어떤 절차를 밟게 되는지, 미르재단 설립과정에서 특혜는 없었는지 등을 확인하고 있다.

현재 관련 의혹 중 재단 설립, 대기업 출연금 의혹에 대해서는 검찰에 고발장이 접수돼 있다. 그러나 최순실씨 딸 정유라씨(정유연에서 개명)에 대한 고발장은 접수돼 있지 않다.
K스포츠재단은 승마선수인 정씨 승마훈련 지원을 위해 설립됐다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최씨가 한국과 독일에 설립한 '더 블루K'와 '비덱 스포츠 유한회사'라는 두 회사가 K스포츠재단 자금의 이용창구로 지목되고 있는 회사다.

더 블루K는 K스포츠재단 설립 하루 전 '체육분야 인재육성 및 지도자 양성'을 목적으로 서울 강남구에 세워졌다. 더 블루K의 법인등기부에는 최씨 이름이 없으나 최씨가 실제 소유주이며, '회장'으로 불린 것으로 알려졌다. 언론에서 각종 의혹이 제기되자 현재 이 사무실은 문을 닫은 상태다.

올해 1월 K스포츠재단이 '2020년 도쿄올림픽의 비인기 종목 유망주를 육성하겠다'며 대기업에 80억원의 투자를 요청했는데 이 사업의 주관사가 비덱이었다. 또 비덱이 독일에서 인수해 운영하고 있는 3성급 호텔은 정씨 해외훈련 때 숙소로 사용되고 있다는 의혹도 제기되고 있다.

또 펜싱국가대표 출신 고영태씨 역시 최씨 관련 의혹의 중심에 서 있다. 최씨 최측근인 고씨는 더 블루K 독일법인의 경영자이자 한국 법인의 사내이사로 이름을 올리고 있다.

고씨는 주소지가 서울시 강남구 신사동으로 기재돼 있는 '코어플랜'이라는 회사의 대표이사로 기재돼 있다. 하지만 등기상 주소지에는 코어플랜이 아닌 의류업체가 입점해 있어 최씨가 만든 '페이퍼컴퍼니'라는 의심을 받고 있다.

고씨는 2008년 잡화브랜드 빌로밀로(Villomillo)를 설립했다. 이 브랜드는 박 대통령이 들고다녀 관심을 모은 가방을 제작하기도 했다.

고씨는 미르재단 관련 의혹으로 논란의 중심에 서 있는 차은택 광고감독을 최씨에게 소개시켜줬다는 의심도 받고 있다. 차 감독의 대학원 교수였던 김형수 전 이사장 등 미르재단 이사진에 포진해 있는 인물 대부분이 차 감독과 '인연'이 있는 인물로 알려져 있다.

차 감독이 실소유주로 의심받고 있는 플레이그라운드커뮤니케이션즈가 박 대통령의 아프리카 3국 순방 당시 사물놀이, 비보잉 등 행사 연출사업을 수주하는 등 차 감독 관련 회사들은 문체부가 발주한 여러 사업들을 차례로 수주해오기도 했다.

박 대통령은 20일 이런 의혹들에 대해 "어느 누구라도 재단과 관련해서 자금유용 등 불법행위를 저질렀다면 엄정히 처벌받을 것"이라고 말하며 엄정한 수사를 주문했다.

그러나 박 대통령은 이 재단들이 자신과 관련이 있다는 의혹에 대해서는 "그럴 이유도 없고 사실이 아니다"며 단호히 선을 그었다. 이 때문에 박 대통령이 검찰에 수사를 촉구하면서도 사실상 '수사 가이드라인'을 제시한 게 아니냐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검찰은 고발 후 10여일 가까이 지난 20일까지도 아직 본격적인 강제수사에는 착수하지 않고 있다. 검찰은 언론에서 제기된 의혹들을 일일이 쫓아다니면서 확인할 수는 없고 죄명과 범죄혐의가 드러나야 강제수사를 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abilityk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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