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당은 송민순 전 외교통상부 장관 회고록 논란이 일어난지 나흘째인 17일 "사실관계부터 확실히 해야 한다"며 제3당 입장에서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새누리당 양측에 대한 양비론을 이어갔다.

송 전 장관은 회고록에 노무현정부 당시인 지난 2007년 유엔의 북한 인권결의안 표결에 기권하기 전 북한에 의견을 물어보자는 결론을 내린 회의에 문 전 대표도 청와대 비서실장으로 참여해 이를 주도했다고 기술했다.새누리당과 더민주가 이같은 주장을 놓고 격론을 벌이고 있는 가운데 국민의당은 해당 공방과는 거리를 유지하며 신중론을 견지하는 중이다.

다만 전날까지 공식 논평을 내지 않았던 국민의당은 이날은 손금주 수석대변인 명의로 '청와대와 새누리당은 색깔론 공세를 중단하라'는 제목의 논평을 내며 정부여당 비판에 보다 무게를 싣기도 했다.

국민의당이 이러한 스탠스를 유지하는 배경엔 야권 유력 대선주자인 문 전 대표가 개입된 사안인데다, 현재 당 차원에서 공세를 집중하고 있는 미르·K스포츠재단 의혹 규명도 '물타기' 될 수 있다는 판단 등도 있는 것으로 보인다.박 위원장은 이날 국회에서 열린 비상대책위원회의에서 회고록 논란과 관련, "먼저 문재인 전 대표가 명확한 이야기를 했으면 좋았을 것"이라고 했다. 문 전 대표가 적극적으로 나서 논란이 더 이상 확산되지 않도록 차단에 나섰어야 했는데 그렇지 못한데 대한 아쉬움을 드러낸 것이다.

그러면서 박 위원장은 "그러나 시도때도없이 정부여당과 청와대에서 색깔론으로 문제를 매도하려는 것은 도저히 용납할 수 없다"고 새누리당을 겨눴다.

이어 "우리나라 권력서열 1위는 정유라, 2위는 최순실"이라고 지적, "이러한 것은 눈감고 집권여당이 색깔론으로 밤과 낮을 새우는 건 도저히 있을 수 없는 일이다. 국정감사가 끝나더라도 상임위 또는 본회의에서 미르·K스포츠재단, 최순실 정유라 차은택 등 모든 사실을 국민 앞에 밝혀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성식 정책위의장은 "청와대는 더 이상 편파적이고 일방적인 국정으로 정쟁거리를 키울 때가 아니다"고 했고, 주승용 비대위원은 "느닷없이 '송민순 회고록' 갖고 (두 재단 등) 모든 의혹을 덮고 넘어가려 해선 안 된다"고 꼬집었다.

조배숙 비대위원 역시 "새누리당은 색깔론으로 정쟁을 부추기지 말고 민생경제 살리기에 실력을 보여달라"고 언급했다.

모두발언 뒤 비대위 비공개 회의에서는 당 정책위원회가 확보한 관련 자료를 바탕으로 당 차원 입장이 논의됐다. 이와 관련 박 위원장은 회의 뒤 기자들과 만나 "사실관계가 확인되지 않은 상태에서 우리 당이 얘기하는 건 바람직하지 않다"고 기존 입장을 고수했다.

이어 "먼저 문 전 대표가 사실관계를 확실하게 밝혀서 국민 의문점을 풀어달라, 그리고 청와대와 여당도 그렇게 색깔론 하지 말라고 정리했다"고 밝혔다.

이같은 태도는 국민의당이 외연 확장을 위해 '경제는 진보, 안보는 보수'를 내세워온 것과 연관이 있을 것이란 해석도 나온다. 실제 국민의당 내 유력주자인 안철수 전 상임 공동대표는 새누리당의 '색깔론' 공세를 비판하면서 노무현정부의 대북유화책과도 거리를 두는 입장을 취했다.

안 전 대표는 이날 보도된 한국일보 인터뷰에서 회고록 논란과 관련해 "문 전 대표가 공식적으로 사실 여부에 대한 말씀을 하지 않았다", "사실 확인부터 필요하다"고 했고, "북한인권결의안에 찬성하는 게 맞았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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