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색 본문 바로가기 회사정보 바로가기

[4·13 6개월]③ 법안처리 '제로' 식물국회…'협치'는 커녕 '대치'만

총선 6개월…법안 2500건 낮잠
"'사상 최악' 오명 19대 국회보다 더해"

(서울=뉴스1) 이정우 기자 | 2016-10-12 09:20 송고
© News1 손형주 기자
© News1 손형주 기자

20대 국회가 개원된 후 입법부 본연의 임무인 법안 처리는 아직 한 건도 이뤄지지 않고 있다. '사상 최악의 식물국회'라 불렸던 19대 국회와 별반 다르지 않다는 비판이 벌써부터 고개를 들고 있다.

4·13 총선 이후 여야는 '국민의 뜻은 협치'라고 한목소리로 외쳤지만 '의장실 점거' '집권여당 대표의 단식농성' 등 숱한 파행과 대치가 끊임없이 이어졌다. 이에 20대 국회는 총선 6개월째인 현재까지도 극심한 몸살을 앓고 있는 모습이다.
12일 국회 의안정보시스템에 따르면, 20대 국회에 발의된 법안은 총 2488건이다. 그 중 정부 발의 법안 152건을 제외하면 여야 의원이 발의한 법안은 총 2336건에 달한다.

하루 평균 18건 가량의 법안이 발의된 셈이지만 이들 법안 처리를 위한 국회 활동은 감감무소식이다.

20대 국회가 개원된 이래 법안심사소위원회는 전체 상임위를 통틀어 농해수위에서 단 한 차례 열렸을 뿐이다. 그마저도 상견례 인사차 열렸음을 감안하면, 2500여건의 법안이 제대로 심사도 받지 못한 채 여태 잠자고 있는 셈이다.
특별히 처리할 법안이 없었던 것도 아니다. 20대 국회 화두 중 하나인 '국회의원 특권내려놓기'와 관련해 불체포특권과 면책특권을 제한하는 내용의 국회법 개정안과 '친인척 보좌진 채용 금지법안' 등이 개원 초기 경쟁적으로 발의됐다.

또한 새누리당의 청년기본법과 서비스발전기본법, 노동개혁법안 및 규제프리존특별법, 더불어민주당의 경제민주화 취지를 담은 상법 개정안, 국민의당의 공정거래법 개정안 등 각 당의 쟁점법안 역시 논의조차 안되고 있다.

20대 국회 출범 이래 각 당은 총선 이후 상황 수습과 전당대회 준비 등 '집안일'에만 열중하면서, 법안 처리를 뒤로 미뤘다.

새로운 지도부가 출범된 이후엔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 배치, 조선·해운업 구조조정 청문회(서별관 청문회) 등 굵직한 현안 이슈에 파묻혀 지난한 여야 기싸움이 반복됐다. 이에 내년도 추가경정예산안 역시 가까스로 편성됐다.

9월 정기국회 개원 후엔 정세균 국회의장의 개원사 파문에 이어 '김재수 해임건의안'의 야당 단독처리로 여당은 '국회 보이콧'을 선언하며 정국은 급속도로 냉각됐다.

© News1 허경 기자
© News1 허경 기자

여야의 강대강 대치 상태는 20대 국회 들어 처음 열린 국정감사 기간에도 이어지고 있다.

여야는 국회 운영위원회에서 우병우 청와대 민정수석, 안종범 정책조정수석 등의 증인 출석 문제와 미르-K스포츠재단 의혹 관련 최순실·차은택 씨 등의 일반증인 채택을 놓고 이견을 좁히지 못하고 있다.

정치권 일각에서는 기본적인 국회 의사일정 조차 열리지 못한 상황에서 법안 처리는 '언감생심'이라는 자조적 성찰도 나온다.

실제로 20대 국회는 △법안-쟁점 연계 처리 △합의 파기 △책임 공방 등 19대 국회가 보여줬던 불편한 행태를 단시간에 종합적으로 보여주고 있다는 평가다.

'민생을 위한 협치'를 외치던 20대 국회가 '사상 최악의 국회'라는 오명을 들었던 19대 국회보다 더하다는 말이 나오는 이유다.

국회 관계자는 이와 관련 뉴스1과 통화에서 "여야가 경쟁적으로 입법 발의를 해놓고 손놓고 있다. 이대로면 비쟁점법안은 제대로된 논의조차 없이 하루 몇백건씩 가결되기 십상"이라며 "법안을 무작정 발의만 해놓고는 나몰라라 하는 것이 국회의 고질병"이라고 지적했다.


krusty@

이런 일&저런 일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