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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인석 시장 '돈 봉투' 사건 수사지연…꼬리무는 의문

채 시장, 스스로 올린 'SNS글 번복'에 루머 확산
경찰 "봉투 제공자 출석 미뤄 수사 늦어져" 해명

(화성=뉴스1) 이윤희 기자, 최대호 기자 | 2016-10-02 15:25 송고
채인석 화성시장이 '제공자를 찾는다'며 자신의 SNS에 게재한 미화 1000달러와 봉투 사진. 이 돈은 채 시장과 함께 해외 출장길에 오른 공무원이 건넨 것으로 확인됐다.  © News1
채인석 화성시장이 '제공자를 찾는다'며 자신의 SNS에 게재한 미화 1000달러와 봉투 사진. 이 돈은 채 시장과 함께 해외 출장길에 오른 공무원이 건넨 것으로 확인됐다.  © News1

해외출장 과정에 "1000달러 받았다"며 '제공자'를 찾아달라는 SNS글을 올리고 수사까지 의뢰한 채인석 화성시장.

채 시장이 돈이 든 봉투를 받은 과정을 번복한 뒤 사건 수사가 별다른 이유 없이 장기화하면서 사건을 둘러싼 의문제기와 함께 확인되지 않은 루머가 확산되고 있다.
2일 경기 화성시와 화성동부경찰서 등에 따르면 경찰은 지난 8월30일 화성시로부터 '시장에게 미화 1000달러를 건넨 사람을 찾아달라'는 수사를 의뢰받았다.

경찰은 수사착수 후 얼마 지나지 않아 봉투를 건넨 당사자가 채 시장과 함께 출장길에 나섰던 공무원이라는 사실을 확인했다.

하지만 수사는 한 달이 넘도록 마무리되지 않고 있다.
한화로 110여만원(2일 기준) 상당 뇌물을 준 사람과 받은 사람이 명확함에도 불구하고 경찰은 이날 현재까지 이렇다 할 결과물을 내놓지 못한 것.

경찰은 수사 상황에 대한 '보안유지'에 극도로 예민한 모습을 보였고 수사결과를 발표하겠다는 시점 또한 수차례 미뤘다.

채 시장이 애초 SNS를 통해 밝힌 '1000달러 돈 봉투'를 받게 된 '과정'과 경찰이 밝혀낸 '과정'이 서로 달랐다는 사실이 언론에 부각되면서부터다.

채 시장은 지난달 20일 '돈을 준 사람은 공무원'이라는 언론보도가 이어지자 "착각한 것 같다"며 스스로 올린 SNS 글에 대한 사실오인을 시인했다.

채 시장은 '거짓해명' 논란에 휩싸였고 시 공직 내부에서는 확인되지 않은 다양한 루머들이 나돌았다.

◇1000달러 돈 봉투 사건 어떻게 불거졌나

채인석 시장은 지난 8월29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1000달러 사진과 함께 '사람을 찾습니다'로 시작하는 글을 올렸다.

'지난 11일 오전 인천공항 출국장에서 봉투를 받았다. 21일 연수 후 짐 정리하다 봉투를 확인했다. 민원서류인줄 알았는데 1000달러가 들어 있었다. 누가 줬는지 생각이 나지 않은다. 감사실에 맡겨 놓겠으니 찾아가 달라. 기간 내 찾아가지 않으면 규정대로 처리하겠다'는 내용이었다.

네티즌들은 채 시장의 '양심 글'에 관심을 보였고 언론들도 이를 다뤘다. 채 시장에게는 '청렴시장' 이미지가 형성됐다.

'받은 돈에 대해 규정대로 처리(14일간의 유실물 공고 등)하겠다'던 채 시장은 SNS글 게재 이튿날인 8월30일 시 감사부서를 통해 경찰에 수사를 의뢰했다.

◇봉투 제공자 알고 보니 '공무원'…상황 반전

채 시장이 돈 봉투 제공자에 대한 수사의뢰 시까지만 해도 '누가 돈을 줬을까'에 대한 궁금증이 많았다.

하지만 <뉴스1> 취재결과 돈을 준 당사자가 시장과 함께 해외 출장길에 나섰던 '공무원' 임이 지난달 20일 확인됐다.

경찰도 이 같은 사실을 파악하고 있었으나 취재 시 돈을 건넨 자에 대한 신원확인에 대해서는 함구했다.

다만 경찰은 당시 3~4일 안으로 수사를 마칠 예정이라는 입장만 밝혔었다.

시장에게 돈이 든 봉투를 준 사람이 공무원이란 사실이 전해지자 네티즌들은 '시장이 돈을 준 공무원을 정말 몰랐을까'에 대한 의문을 제기했다.

그러자 채 시장은 한 언론과 인터뷰를 통해 자신의 SNS글이 사실과 다름을 시인했다.

채 시장은 SNS에 봉투를 받은 시각과 장소, 상황, 그리고 은행로고가 새겨진 봉투와 돈을 확인한 시점 등을 구체적으로 명시했지만 당시 인터뷰에서는 모두 '착각'이었다고 해명했다.

채 시장은 '경찰 조사에서 알게 된 내용'이라며 뉴욕일정 둘째 날인 8월18일 잠시 재킷을 맡겨놓고 화장실에 간 사이 해당 공무원이 봉투를 재킷 주머니에 넣은 것"이라며 스스로 SNS에 올린 내용을 번복했다.

◇"뭐가 진실이야" 논란 증폭…경찰은 '함구'

이른바 채 시장의 '양심 글'이 '착각'에서 비롯됐다는 사실이 알려지자 논란은 커졌다.

채 시장이 돈 봉투를 건넨 공무원을 모를 리 없고 또 설사 자신도 모르는 사이 받은 것이라는 주장이 사실이라 해도 불분명했던 상황을 SNS에 상세히 올린 이유에 대한 의문 때문이다.

일부 네티즌들은 '인지도를 높이기 위한 정치적 꼼수'였다는 지적을 내놓는가 하면 '부하 직원을 상대로 수사의뢰까지 한 매정한 시장'이라는 비난을 제기했다.

시 공직사회 일각에서는 "채 시장이 '즉시 신고·반납'에 해당하는 공무원 행동강령 위반이나 뇌물수수 혐의를 벗기 위해 의도적 거짓 글을 올린 것 아니냐"는 주장도 나왔다.

채 시장이 돈 봉투를 발견한 후 약 일주일 뒤에나 SNS에 그 내용을 알린 점을 지적한 것이다.

또 다른 일각에서는 '돈 봉투를 건넨 공무원이 채 시장과 같은 당인 모 국회의원의 비호(?)를 받고 있고 채 시장은 모 국회의원과의 관계악화 없이 해당 공무원을 문제 삼고 싶어 했다'는 등의 정치적 루머가 나돌기도 했다.

이 같은 논란과 루머에도 불구하고 경찰은 '보안유지'를 이유로 수사상황에 대해 함구했고 수사결과 발표 시점도 수차례 연기했다.

채 시장과 공무원 사이의 '돈 봉투 사건'에 대한 의문이 더해지는 이유다.

경찰 관계자는 "수사 상황에 대해서는 이야기 할 수 있는 부분이 없다"며 "조만간 수사를 최종 마무리해 검찰에 송치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수사 지연에 대해서는 "돈 봉투를 건넨 공무원이 출석하기로 한 날을 자꾸 미뤄서 그렇게 됐다. 사실관계가 뒤바뀌거나 새로운 내용이 추가된 것은 없다"고 해명했다.

이어 "(채 시장이)언론을 통해 밝힌 내용들이 사실과 근접하다고 보면 된다"고 덧붙였다.


sun07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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