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좀비들이 점령한 사파리…日 능가하는 공포체험

에버랜드 '호러사파리' 등 좀비콘텐츠 인기

(용인=뉴스1) 장은지 기자 | 2016-09-26 11:00 송고
에버랜드 '호러사파리'. (삼성물산 제공)© News1
에버랜드 '호러사파리'. (삼성물산 제공)© News1


사자 등 동물들이 퇴근한 사파리를 좀비들이 점령한다. 어둠이 내려앉은 저녁 7시가 되면, 경기 용인에 위치한 에버랜드의 '사파리'는 좀비들의 소굴로 변한다. 동물들을 구경하는 사파리 버스에는 처녀귀신이 타고 있고, 좀비들이 버스 창문으로 달려든다. 동물들이 풀을 뜯던 숲에는 머리가 잘린 시체들이 즐비하게 걸려있고, 버스에서 내린 관람객들을 톱을 든 좀비들이 뒤쫓는다.
세계에서 가장 무섭다는 좀비 체험프로그램 '호러메이즈'에 이어 2014년 문을 연 '호러사파리'는 할로윈 시즌을 맞아 더욱 인기를 끌고 있다. 다른 테마파크에서는 볼 수 없는 스케일의 '호러 사파리'는 호러나 좀비물 매니아들의 입소문을 타고 흥행가도를 달리고 있다. 현재까지 호러메이즈와 호러사파리 누적관람객수는 92만명을 넘었다.

특히 올해는 천만관객을 동원한 좀비 영화 '부산행'과 스릴러공포 영화 '곡성' 등의 흥행으로 좀비 체험에 대한 관람객들의 관심이 더욱 높다.

호러메이즈1~2와 호러사파리는 세계에서 가장 무섭다는 일본 후지Q 놀이공원의 '전율미궁(귀신의 집)'을 넘어선 에버랜드의 야심작이다. 2011년 국내 최초로 좀비물을 콘셉트로 세계 최고 수준의 공포체험을 만들었다. 체험자 30% 이상이 중도 포기해 직원이 데려나갈 정도다. 첫해인 2011년엔 체험객 10명이 기절했다. 이후 공포 강도를 낮춰 안전에 만전을 기했다.

호러 콘텐츠를 기획한 유석준 삼성물산 리조트사업부 크리에이티브팀장(상무급)은 20년간 에버랜드의 콘텐츠 대부분을 만들어낸 베테랑이다. 호러메이즈와 호러사파리에는 그의 20년간의 노하우가 압축해 담겼다. 미국 유니버설스튜디오와 일본 '전율미궁'을 직접 찾아 이를 능가하는 콘텐츠를 기획했다.
폐공장처럼 연출된 좀비체험공간인 '호러메이즈'는 소규모인 3~4명이 어깨에 손을 얹고 입장하게 해 공포심을 극대화했고, 잘린 귀와 잘린 머리 등 기괴한 소품과 마네킹을 곳곳에 배치했다. 좀비연기 훈련을 받은 연기자들이 소름끼치는 연기를 펼친다. 에버랜드는 일본 전율미궁에서 전수받은 좀비연기를 국내 연기전공 연기자들에게 3주간 교육한다. 

에버랜드 '호러사파리'. (삼성물산 제공)© News1
에버랜드 '호러사파리'. (삼성물산 제공)© News1

◇불을 켜고 봐도 무서운 디테일…세계 최고 수준 자부

오감을 자극하는 디테일한 설정도 압권이다. 포르말린 냄새와 탄 냄새, 귀신 신음소리, 톱 소리, 손등에 닿는 긴 머리카락 등이 온몸에 전율을 느끼게 한다. 특히 좀비 연기자가 관람객의 귓가에 속삭이는 목소리는 체험을 중도포기할 정도로 무섭다. 유 팀장은 "확실하게 보여주자는 생각에 세계에서 가장 무서운 공간으로 만들었다"며 "불을 켜고 봐도 무섭게 디테일에 신경을 썼고 욕먹을 정도로 투자를 아끼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에버랜드의 대표적 놀이기구인 '티 익스프레스' 급의 심장박동을 선사하는 것이 목표였다. 이를 위해 영화 '알포인트'와 '여고괴담' 등을 작업한 국내 최고의 특수분장 전문가 이창만씨와 협업해 세트제작과 연출에 공을 들였다. 맥락있는 스토리텔링으로 호러메이즈1~2와 호러사파리를 연결시켰다. 호러메이즈1은 불에 타 폐허가 된 병원을 컨셉으로 미치광이 박사의 생체실험을 주제로 한다. 호러메이즈2는 생체실험에 필요한 장기를 거래하는 등의 공간으로 소녀의 한이 서려있다. 호러사파리는 미치광이 박사를 피해 탈출한 좀비들이 사파리를 장악하는 내용이다.

에버랜드가 국내 최초로 시도한 좀비 콘텐츠는 효자 상품이기도 하다. 좀비 콘텐츠로만 연 10억원의 순수매출과 110억원의 유발매출을 올린다. 아날로그적인 공포체험을 IT와도 접목해 VR로 체험하는 공간을 따로 마련했다. 액션캠을 쓰고 들어가면 본인이 공포체험하는 영상이 찍힌 SD카드를 구매할 수도 있다.

유석준 삼성물산 리조트사업부 크리에이티브팀장(상무급)© News1
유석준 삼성물산 리조트사업부 크리에이티브팀장(상무급)© News1

◇혼자오는 여성 호러매니아 관객 인상적…새로운 호러콘텐츠 준비 중

유 팀장은 35명의 연기자를 포함해 총 400여명의 대식구를 거느린 에버랜드의 크리에이티브팀의 수장이다. 재무 전공이지만, 대학시절 연극에 심취해 탤런트시험도 본적이 있는 특이한 이력의 소유자다. 그는 지난 20여년간 손수 만든 각종 축제들 중 '호러메이즈와 호러사파리'에 대한 애착이 가장 크다고 했다. 유 팀장은 "쉽지않은 과정이었지만 이제는 입소문이 많이 나서 호러 매니아들이 많이 찾는다"며 "특히 혼자 와서 연기자들에게 고맙다고 말하고 가는 여성 매니아 관객이 인상적이었다"고 말했다.

호러 사파리 등의 인기에 힘입어 내년에는 새로운 호러 콘텐츠를 내놓는다. 에버랜드는 온 가족이 즐길 수 있는 호러 콘텐츠를 준비하고 있다.

유 팀장은 "삼성그룹에는 두가지의 메모리가 있는데 하나는 반도체 '메모리'고 하나는 우리 에버랜드가 선사하는 추억(memory)다"라며 "앞으로도 관객들에게 행복을 줄 수 있는 콘텐츠를 만들어 축제의 선도자 역할을 이어가겠다"고 강조했다.

한편 에버랜드는 오는 10월22일과 29일 에버랜드 전체를 '좀비타운'으로 만드는 할로윈 축제를 열 계획이다.


seei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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