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색 본문 바로가기 회사정보 바로가기

중국인 '묻지마 살인'에 충격…"제주가 무섭다"

주민들 "성당서 칼에 찔려 죽은 게 말이 되냐"
잇단 중국인 범죄에 불안 호소

(제주=뉴스1) 안서연 기자, 오미란 기자 | 2016-09-18 13:44 송고 | 2016-09-18 19:04 최종수정
묻지마 살인 사건이 벌어진 제주시 연동 모 성당에서 18일 오전 신자들이 미사를 드리고 있다. 2016.09.18/뉴스1 © News1
묻지마 살인 사건이 벌어진 제주시 연동 모 성당에서 18일 오전 신자들이 미사를 드리고 있다. 2016.09.18/뉴스1 © News1

“성당서 가만히 기도하는 사람을 도대체 왜 찌른건가요?”

성당에서 기도를 하던 도중 중국인이 휘두른 흉기에 찔려 숨진 김모씨(61·여)의 주변인들은 ‘묻지마 피습’에 혀를 내두르며 슬픔을 가누지 못했다.
17일 오전 8시45분쯤 제주시 연동에 있는 한 성당에서 중국인 첸모씨(51)가 휘두른 흉기에 가슴과 복부 등을 4차례 찔린 김씨는 이튿날인 18일 오전 8시20분쯤 결국 숨을 거뒀다.

고인이 된 김씨는 마지막 기도를 드리던 성당으로 돌아갔다. 이날 9시 미사에서 신부는 김씨의 죽음을 알렸고 신자들은 전율하며 흐느꼈다.

이날 오전 10시 김씨의 시신은 성당 지하에 임시로 안치됐으며 경찰은 정확한 사인 등을 밝히기 위해 감식에 돌입했다.

40여 년간 형님·아우로 지냈다는 황경희씨(57·여)는 “뉴스에 형님이 다니는 성당이 나오 길래 설마 했는데 어젯밤 피습 당한 사람이 형님이라는 걸 알고 믿기지 않았다”며 “오로지 신앙생활만 열심히 하셨는데 이게 도대체 무슨 일이냐”고 허탈한 마음을 감추지 못했다.
황씨에 따르면 김씨는 전날 새벽 6시30분쯤 남편 이모씨(64)와 함께 성당을 찾아 1시간 가량 새벽기도를 드렸다. 평소 이시돌(요양원)에 봉사활동을 하러 다니던 남편은 이씨에게 “이만 가자”고 말했지만 김씨는 기도를 더하고 가겠다며 혼자 남았다.

이날 오전 11시 혼인성사(결혼)를 앞두고 있었기 때문에 준비를 돕기 위해 곧바로 집에 가지 않고 더 머무르며 기도를 드렸다는 것이 황씨의 설명이다. 김씨는 평소 성당의 궂은일을 도맡아 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선량한 마음으로 성당에 남은 김씨가 어이없게 목숨을 잃게 되자 황씨는 “차라리 남편을 따라 나갔더라면 죽음을 피할 수 있을 텐데 안타깝다”며 “성당은 더 이상 안전지대가 아니다. 위안이 삼을 곳이 사라지면서 사람들은 정신적으로 피폐해질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한탄했다.

황씨는 이어 “내부인도 아니고 외부인이 와서 죽인 것이다. 제주도에서 중국인에 대한 문제가 커지고 있는데 형님이 희생양이 되신 것”이라며 “문제를 알리기 위해 마지막 순교하신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이번 문제는 그냥 묻혀선 안 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침통한 분위기 속에서 김씨의 시조카(67)는 “이제 제주가 무섭다. 신제주는 중국인 거리가 돼 버려서 밤에는 바깥에도 못나간다”며 “최근 중국인 관광객들이 식당 업주를 집단폭행하기도 했는데 이제 가슴이 떨려서 제주에서 살기가 두렵다”고 토로했다.

곳곳에서 중국인에 대해 따가운 눈총을 보냈다. 평소 김씨 부부와 친분이 깊은 동료 성자 박경화씨(57)는 “세상에 기도한 죄밖에 없는데 성당 안에서 칼에 찔려 죽은 게 말이 되냐”며 “무사증으로 들어온 중국인에 의한 묻지마 범죄를 가만둬선 안 된다”고 말했다.

묻지마 살인 사건이 벌어진 제주시 연동 모 성당 전경. 2016.09.18/뉴스1 © News1
묻지마 살인 사건이 벌어진 제주시 연동 모 성당 전경. 2016.09.18/뉴스1 © News1

성당 내부에서 살인사건이 벌어진 데 대해 신자들은 하나님에 대한 원망도 쏟아냈다.

해당 성당 신자인 양달성씨(73)는 “하느님의 보호가 없는 외지에서 돌아가신 것도 아니고 성당 안에서 괴한한테 돌아가셨다”며 “왜 이 이런 선한 분을 데려가신 것이냐”고 따져 물었다.

김씨의 친구인 강모씨(61)는 “김씨는 성당에서 열심히 하는 사람들 중에서도 유별나게 열심히 는 친구였다”고 기억하며 “하느님이 있는 성당 안에서 불미스러운 일이 생겼는데 도대체 하느님은 뭐하셨나 싶다”고 야속함을 표했다.

윤 아델라 수녀는 “참 대쪽같은 분이셨고 여러 면에서 본받을만한 점을 갖고 계셨는데 이런 일이 있어서 너무나 안타까운 마음”이라면서 더 이상 말을 잇지 못했다.

김씨의 남편 이씨는 이날 슬픔을 이기지 못하고 혼절하기도 했으며, 둘째를 출산한 지 두 달도 채 되지 않은 김씨의 큰며느리는 갓난아기를 안은 채 서울에서 곧장 내려온 것으로 전해졌다.

조문객들은 추석연휴 자식들이 힘들까봐 내려오지 말라고 했던 김씨가 둘째 손주도 제대로 안아보지도 못한 채 숨을 거둔 것에 대해 안타까움을 쏟아냈다

김씨를 흉기로 찌르고 도망쳤다 7시간 만에 붙잡힌 첸씨는 경찰 조사에서 “바람을 피우고 도망간 전 부인들에 대한 원한이 있었는데 성당에 여자가 있어 순간 욱해 범행을 저질렀다"고 진술한 것으로 확인됐다.

경찰은 첸씨가 사전에 흉기를 구입한 점과 범행을 저지른 성당에 여러 차례 드나들었던 점, 부인에 대한 원한으로 단순히 여성을 상대로 범행을 저지른 점 등으로 미뤄 여성 혐오에 의한 범행으로 보고 수사를 하고 있다.

박기남 제주서부경찰서장은 “사실상 피의자와 피해자간 일면식이 없다고 보고 있다"며 "피의자의 진술이 사실이라면 여성 혐오 범죄일 수 있다. 전 부인들에 대한 일종의 반감을 다른 여성들에게 표출한 게 아닌가 싶다"고 말했다.

경찰은 첸씨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하고 김씨에 대해서는 적극적으로 지원책을 마련할 계획이다.
17일 오전 8시45분쯤 제주시 연동의 한 성당에서 기도 중이던 김모씨(62·여)에게 흉기를 휘두르고 달아난 중국인 C씨(59)가 도주한 지 7시간 만에 경찰에 검거돼 이날 오후 6시40분쯤 제주서부경찰서에 들어서고 있다. 2016.09.17/뉴스1 © News1 오미란 기자
17일 오전 8시45분쯤 제주시 연동의 한 성당에서 기도 중이던 김모씨(62·여)에게 흉기를 휘두르고 달아난 중국인 C씨(59)가 도주한 지 7시간 만에 경찰에 검거돼 이날 오후 6시40분쯤 제주서부경찰서에 들어서고 있다. 2016.09.17/뉴스1 © News1 오미란 기자



asy0104@

이런 일&저런 일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