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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구] 10경기와 1경기… 조급한 쪽은 한국이다

(서울=뉴스1) 임성일 기자 | 2016-09-01 10:57 송고
축구국가대표팀 손흥민이 31일 오후 경기 파주 축구대표팀 훈련센터(NFC)에서 중국전을 하루 앞두고 훈련을 하고 있다. 2016.8.31/뉴스1 © News1 민경석 기자
축구국가대표팀 손흥민이 31일 오후 경기 파주 축구대표팀 훈련센터(NFC)에서 중국전을 하루 앞두고 훈련을 하고 있다. 2016.8.31/뉴스1 © News1 민경석 기자

"최종예선은 10경기를 해야 한다. 그 결과로 본선 진출팀이 결정된다. 때문에 (한국전)1경기만 생각할 수는 없다. 내일 경기에서 승무패 어떤 결과가 나올지 다 고려해야한다."

지긋지긋한 '공한증'을 깨기 위해, 숙원인 월드컵 본선진출의 발판을 마련하기 위해 한국을 찾은 가오홍보 중국 축구대표팀 감독의 말이다.
가오홍보 감독은 1일 오후 8시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리는 한국과의 2018 러시아 월드컵 아시아지역 최종예선 1차전을 하루 앞두고 진행된 공식 기자회견에서 "내일 경기는 이길 수도 있고 질 수도 있다. 그렇기 때문에 결과보다는 내용이 좋아야한다"는 다소 모호한 출사표를 던졌다.

구체적으로 "승점 3점을 위해 접근하겠는가 아니면 무승부도 괜찮다는 자세로 임하겠는가"라는 물음에도 "감독으로 승리를 원하는 것은 당연하다. 하지만 좋은 과정도 반드시 필요하다"는 말로 즉답을 피해갔다. 에두른 답변이 나왔다는 것은 아무래도 '패하지 않는 것'에 방점을 찍고 있다는 뜻이다.

중국 입장에서는 당연한 선택이다. A조에서 이란과 함께 가장 강한 전력을 갖춘 한국을 원정에서 상대하는 경기다. 승점 1점도 소기의 성과다. 지금껏 30번을 싸워 단 1번 밖에 이기지 못하고 17번이나 패했던 천적과의 대결이다. 무승부만 추가해도 환호성을 지를 수 있다.
게다 평가전이 아닌 월드컵 최종예선이다. 가오홍보 감독의 말처럼 한국전 이후 9경기가 남아 있다. 괜히 덤비다 대패해 잔여 경기에 악영향을 주면 큰 손해다. 심지어 그들은 한국전 이후 오는 6일 홈에서 이란과 2차전을 치른다. 이란전도 승리를 장담할 수 없는 경기다. 초반 2연패는 치명적임을 생각할 때 중국은 상암 원정을 안정적으로 치를 공산이 크다.

반면 한국은 입장이 다르다. 이 경기에서 슈틸리케호가 만족할 수 있는 결과는 오직 승리뿐이다. 이란이나 우즈베키스탄 등 더 강한 상대들이 같은 조에 있다는 것을 감안할 때, 홈에서 열리는 중국전은 무조건 승점 3점을 따내야하다.

8월31일 파주NFC에서 열린 공식기자회견에 참석한 캡틴 기성용이 "특별히 누가 말하지 않아도 중국전의 중요성을 알고 있다"면서 "내일 경기는 러시아 월드컵으로 향하는 첫 번째 경기다. 다른 것 다 떠나 승점 3점을 따도록 해야한다"고 목소리를 높여 필승을 외친 것 역시 같은 맥락이다.

요컨대 중국에게 한국전이 '10경기 중 하나'라면, 한국에게 중국전은 '결승전 같은 1경기'다. 그렇다면 결국 부담이 큰 쪽은 한국이다. 객관적인 전력에서 한국이 앞서는 것은 분명하기에 부담이라는 표현이 과할 수는 있지만, 마음이 급한 쪽은 분명 슈틸리케호다. 경기 양상도 조급하게 흘러갈 공산이 크다.

중국은 기본 스리백에 좌우 윙백까지, 소위 '파이브백'을 가동할 전망이다. 수비벽을 두껍게 세우고 카운트어택을 노리는 지극히 뻔한 카드를 들고 나올 가능성이 높다. 문제는 알고 있다. 다만 그 문제를 풀기가 퍽이나 까다롭다는데 있다. 어쩌면 역습에 크게 힘을 두지 않을지도 모른다. 그저 가드만 올린 채 지지 않겠다고 나서면 괴로운 쪽은 한국이다. 중국은 무승부면 성공이다.

관건은 얼마나 침착하게 또 냉정하게 중국의 벽을 지속적으로 두드릴 수 있는가에 달렸다. '빠른 시간에 선제골이 나오면 다득점도 가능하다'는 말은 우리끼리 듣기 좋은 아름다운 시나리오다. 선수들이 염두에 둬야할 것은 후반 막판까지도 골이 나오지 않는 스토리다. 어차피 초반에는 상대도 끊임없이 뛰고 거침없이 몸을 던질 것이다. 틈이 생길 시간은 초반보다는 중후반인데, 그것을 알고도 조급하게 덤벼들면 제풀에 지칠 수 있다.

어떤 경기든 2~3차례의 찬스는 온다. 그것을 놓치지 않고 잡아내야 하는 경기다. 89분까지도 골을 넣지 못할 수 있다는 마음가짐을 갖고 끝까지 평정심을 유지하는 게 중요하다.


lastunc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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