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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 찾아 냉장고에 보관” 절도형 보이스피싱 2명 구속

(인천=뉴스1) 주영민 기자 | 2016-08-11 11:47 송고
황씨가 피해자 집 주변을 살피는 모습. 2016.8.11. (인천지방경찰청 제공) © News1

중국 보이스피싱(전화금융사기) 조직의 지시를 받아 피해자가 집에 보관해 둔 돈을 훔친 뒤 조직에 넘긴 전달책 2명이 경찰에 구속됐다.

인천 계양경찰서는 특수절도 혐의로 중국동포 황모씨(34) 등 2명을 구속했다고 11일 밝혔다.
황씨 등은 지난달 19일 오후 인천 계양구의 한 빌라에 들어가 현금 2050만원을 훔친 뒤 중국 보이스피싱 조직에 전달한 혐의다.

이 집 주인(52·여)은 “개인정보가 유출돼 돈이 빠져나갈 수 있으니 계좌의 돈을 인출해 냉장고에 보관하라”는 검찰을 사칭한 중국 보이스피싱 조직의 전화를 받고 은행에서 2050만원을 인출해 집에서 보관하던 중이었다.

중국조직은 집 주인에게 “보안을 위해 필요하다”며 현관 비밀번호도 알려달라고 요구했으며, 황씨 등이 무사히 돈을 가져나올 시간을 벌기 위해 “현금을 더 인출해오라”며 외출을 유도했다.
집 주인은 중국조직과 통화하면서 집 밖에 나온 뒤 “혹시 모르니 대출도 받으라”는 안내를 받자 뒤늦게 보이스피싱 사기인 것을 알아차리고 경찰에 신고했지만 보관했던 돈은 이미 사라지고 난 뒤였다.

경찰은 인근 폐쇄회로(CC)TV를 분석해 황씨 등을 피의자로 특정, 추적해 지난달 30일 경기도 안산에 있던 이들을 붙잡았다.

경찰 조사 결과 이들은 외사촌 사이로 범행 당시 한 사람은 집 주변에서 집 주인이 돌아오는지 살폈고, 다른 사람이 집에 들어가 돈을 가져왔다.

이들은 경찰 조사에서 “보이스피싱 조직의 지시를 받은 게 아닌 놀러 갔다가 우연히 피해자가 사는 빌라에 간 것이고 돈도 훔치지 않았다”며 혐의를 부인했다.

경찰 관계자는 “CCTV 분석을 통해 이들이 피해자의 집에 들어갔다가 나오는 모습을 확인했다”며 “이들이 훔친 돈은 피해자는 평생 식당일을, 남편은 해외에서 일을 해 모은 돈이었다”고 말했다.

경찰은 피해 사례가 더 있을 것으로 보고 수사를 확대하는 한편 이들에게 돈을 가져오라고 지시한 현지 중국조직의 총책을 추적하고 있다.


ymjo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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