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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가 줄기세포로 경쟁하는데...자신감 못갖는 식약처

[버거씨병 줄기세포치료제 논란③]안전성
같은 수치인데 다른 입장...식약처 논리 옹색

(서울=뉴스1) 이영성 기자, 음상준 기자 | 2016-07-27 06:00 송고 | 2016-07-27 19:56 최종수정
편집자주 바이오회사 알바이오가 개발한 버거씨병 성체줄기세포치료제 '바스코스템'에 대한 희귀의약품 지정 문제가 좀처럼 매듭을 못짓고 있다. 대체의약품의 존재여부에서 유효성, 안전성에 이르기까지 모든 쟁점에서 식약처와 개발사는 다른 입장으로 대립하고 있다. 임상1·2상이 종료된지 벌써 3년이 다됐다. 그사이 새로운 의약품의 탄생을 갈망하던 중증 환자들은 속이 새까맣게 타들어가고 있다. 수차례에 걸친 토론과 심의에도 결론을 못내고 있는 바스코스템의 쟁점에 대해 하나하나 정리해본다.
일본 니시하라클리닉에서 줄기세포치료를 받고 있는 국내 버거씨병 환자. /뉴스1 © News1
일본 니시하라클리닉에서 줄기세포치료를 받고 있는 국내 버거씨병 환자. /뉴스1 © News1

코스닥 상장사 네이처셀의 관계사 알바이오가 개발한 버거씨병 성체줄기세포치료제 바스코스템에 대한 세번째 논쟁점은 '안전성'이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의구심을 나타내고 있고 알바이오는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같은 수치를 놓고서도 해석이 달라서다.

바스코스템의 임상2상 연구결과에 따르면, 이상반응 발현율은 64.7%(11명/17명)에 달한다. 이상반응이란 약물과의 연관성 여부와 상관없이 정상에서 벗어난 증상이라고 판단한 것을 모아놓은 것이다. 알바이오는 바스코스템 임상과정에서 줄기세포와의 연관성이 있는 이상반응(약물 부작용)이나 중대 이상반응은 나타나지 않았다고 밝혔다.
같은 수치 다른 입장...옹색한 식약처

그러나 식약처는 이상 반응 내용에 대해서는 주목하지 않았다. 이달 12일 있었던 공개토론회에서도 식약처는 바스코스템의 이상반응 발현율 64.7%가 대체의약품이라고 자체 판단하는 실로스타졸(5.24%), 베라프로스트(4.9%)에 비해 훨씬 높다는 것을 제시하며 안전함을 인정할 수 없다고 밝혔다.

또 실로스타졸과 베라프로스트의 수치는 임상연구 결과에서 나온 것이 아니라 시판후 조사 결과에서 나온 것으로 확인됐다. 서로 비교하기는 무리가 있는 수치라는 얘기다. 다만 중대이상 반응은 없는 것으로 식약처도 인정, 쟁점에서는 제외됐다.
 
알바이오는 수치 자체보다 이상반응 내용에 주목해야한다고 주장한다.  알바이오 관계자는 "바스코스템 투여 후 관찰기간 6개월 동안 총 26건의 가벼운 이상증상이 발생했지만 이는 약물과 연관성이 전혀 없었다"고 밝혔다.
이상반응률 64.7%가 문제된다면 이 비율만큼 약물과 관련한 부작용이나 기타 중대 부작용도 비교적 높은 수치가 나와야 하지만, 그런 건수가 ‘0’이었다는 것이 이를 뒷받침한다는 논리다.

지난 12일 오후 경기도 과천시 중앙동 정부과천종합청사 경인지방식품의약품안정청에서 열린 바스코템 희귀의약품 지정 관련 공개토론회에서 참석자들이 열띤 토론을 펼치고 있다.  /뉴스1 © News1 이재명 기자<br><br>
지난 12일 오후 경기도 과천시 중앙동 정부과천종합청사 경인지방식품의약품안정청에서 열린 바스코템 희귀의약품 지정 관련 공개토론회에서 참석자들이 열띤 토론을 펼치고 있다.  /뉴스1 © News1 이재명 기자


지난해 10월 7일 국회도서관 소회의실에서 열린 줄기세포 관련 공청회에서 장준식 임상수탁기관(CRO) GDFI 원장 역시 비슷한 맥락을 짚은 적이 있다. 그는 당시 “이상반응이란 임상시험과정에서 시험대상자에게 유해하다는 것을 말하지만 그것이 해당 치료제와 반드시 인과관계를 가지는 것은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그는 과거 식약청 의약품안전국장을 역임했다.

버거씨병 대체의약품들로 일컬어지는 성분들의 중대 이상반응은 7.4~20.91%으로 알려져 있다. 또 그러한 대체의약품 복용 때 임상시험 중도 탈락율은 4.84~33%였던데 반해 바스코스템은 0%였다.

기존 약물의 중대 약물 부작용이라 할만한 실제 사례도 인지된다. 국내 버거씨병 환자들이 가장 많이 처방받고 있는 의약품 실로스타졸은 심각한 출혈과 심장손상 위험도가 높다는 이유로 2013년 3월 21일 유럽의약품청(EMA)으로부터 사용 '유의' 권고를 받았다. 

◇ "세계가 줄기세포로 경쟁...식약처 전진적 자세 절실"

이달 12일 열린 토론회에서 식약처는 줄기세포 치료제의 안전성에 매우 보수적 입장을 나타냈다. 식약처 발표자는 당시 "세계적으로 아직 줄기세포치료제에 대한 사용경험이 많지 않다"며 "배양 중 세포 특성 변경 등으로 인한 안전성 문제가 발생할 수 있고 세계적으로도 안전성과 관련해서 신중한 입장"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이같은 태도는 식약처의 선행행보와 맞지않다는 평가다. 식약처는 바스코스템에 앞서 국내 성체줄기세포 치료제 총 4건을 품목허가 했다. 이는 세계에서 가장 많은 수다.

최소한 성체줄기세포에 대해선 안전성을 인정하는 분위기란 게 학계 시각이다. 자신의 세포를 주입하기 때문에 면역 부작용 문제가 없고, 배양과정에서 오염이 없고 투여량을 조절하면 안전에 문제가 없다는 인식이 크다.

특히 일본은 그러한 장점에 기인해 안전성이 확인되면 곧바로 줄기세포를 사용할 수 있도록 하는 ‘재생의료법’을 시행했다. 가장 큰 혜택을 받는 것은 성체줄기세포다.

일본 후생노동성. /뉴스1 © News1
일본 후생노동성. /뉴스1 © News1

지난해 일본에서 시행된 재생의료법은 관리하는 재생의료 세포를 크게 세 가지로 나눈다. 1종에는 배아줄기세포와 유도만능줄기세포(iPS), 유전자치료제가 속한다. 2종은 성체줄기세포이고 3종은 면역치료제다. 안전성이 낮은 순으로 나눈 것인데, 일본 후생노동성은 1종에 속하는 세포를 성체줄기세포에 비해 암화 가능성 등 위험도가 높은 것으로 본다.

일본 내 성체줄기세포의 상용화는 빨라지고 있다. 지난해 <뉴스1>과 만난 일본 후생노동성 의정국 연구개발진흥과 재생의료등연구추진실의 토라시마 야스히로 연구원(의사)은 “재생의료법 시행에 따라 (줄기세포가) 안전성이 확인되면 치료용으로 사용할 수 있게 했다”고 밝혔다. 바스코스템은 재생의료법에 따른 제조허가와 치료허가(의료기관 지정)를 받았기 때문에 후생노동성으로부터 안전성이 확인됐다. 다만 1년에 한 번씩 정기적으로 안전성과 유효성을 보고해야 하는 조건이 붙는다.

국내 한 대학병원에서 줄기세포를 연구하는 의대 교수는 “배아줄기세포나 iPS에 비해 성체줄기세포는 (많이 사용돼오고 있어) 그 동안 안전성을 입증해왔다"며 "국제적 경쟁이 일어나고 있는 분야인 만큼 규제를 완화하는 전진적 정책자세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lys@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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