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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장·교수모임 '분화에 분화'…"대학발전 위해서?"

'미래대학포럼' 등 새로운 모임 등장
"그들만의 리그 형성한다" 지적도

(서울=뉴스1) 이진호 기자 | 2016-07-09 07:00 송고
지난 6월13일 서울 신촌 연세대학교 학술정보관에서 열린 미래대학포럼에서 김용학 연세대학교 총장을 비롯한 대학총장들이 기념촬영을 마치고 박수를 치고 있다/뉴스1 DB© News1
지난 6월13일 서울 신촌 연세대학교 학술정보관에서 열린 미래대학포럼에서 김용학 연세대학교 총장을 비롯한 대학총장들이 기념촬영을 마치고 박수를 치고 있다/뉴스1 DB© News1

교수사회의 '모임'이 갈수록 늘어나고 있다. 총장이 주축이 된 포럼이 새로 생겨나는가 하면 보직교수들이 모인 협의회도 지역과 목적에 맞춰 분화하고 있다.

대학간 교류의 활성화가 목적이지만 일부 대학이 '그들만의 리그'를 만든다는 지적도 나온다.
9일 대학가에 따르면 총장과 교수 등 관계자들은 많은 포럼과 협의회를 통해 학교간 교류를 도모하고 있다. 

한국사립대학총장협의회와 전국국공립대총장협의회 등 총장 간 협의기구가 대표적인 역할을 수행하는 가운데 최근에는 새로운 총장모임 '미래대학포럼'이 만들어졌다. 포럼은 경희대·고려대·서강대·성균관대·숙명여대·연세대·이화여대·중앙대·한국외대·한양대 등 서울지역 10개 대학 총장들로 구성됐다.    

포럼은 취지문을 통해 "제4차 산업혁명을 맞아 대학은 엄청난 시대적 변화의 요구에 직면하고 있다. 미래사회를 개척하기 위해 함께 고민하고 함께 길을 찾으려 한다"고 밝혔다. 
지난달 연세대에서 열린 1회 포럼에서는 10개 대학 총장이 공통교육과정 마련과 입시 제도 등에 대해 논의하고 '공동연구' 등을 하자는 의견이 제시됐다. 특히 입학전형 개선과 등록금 상향에 대한 주장도 나왔다. 모 사립대 총장은 이날 "교육부가 대학을 획일적으로 제재한다"고 밝히는 등 정부에 대한 불만을 나타내기도 했다.

또 지난해 3월 출범한 '서울총장포럼'도 눈에 띈다. 중앙대, 숙명여대, 서강대, 동국대, 건국대 등 서울지역 대학 30여곳의 총장들이 참여한다. 분기별로 모여 대학의 미래 발전방안을 논의한다. 1대 회장은 이용구 중앙대 전 총장이 맡았고 유기풍 서강대 총장은 2대 총장을 맡아 현재 포럼을 이끌고 있다.

출범 당시 17개 대학이 모였던 포럼은 현재 32개 대학으로 규모가 확대됐다. 교육부는 총장포럼 소속 대학과 업무협약을 맺고 자유학기제 관련 프로그램 지원을 당부하기도 했다.

◇서울 주요 9개대 입학처장으로 구성된 입학처장협의회 등장

또 2014년에는 가천대의 주도로 경인지역 대학 총장들이 참여하는 '경인지역총장협의회'도 구성됐다. 경인지역총장협의회는 서울권 대학과 지방대 사이에서 정부 재정지원사업에 역차별을 받는 데 대응하기 위해 만들어진 것으로 알려졌다. 

특정 업무를 논의하는 보직교수들의 모임도 분화되고 있다. 전국 203개 4년제 대학 입학처장의 모임인 '전국대학교 입학관련처장협의회'는 학생부종합전형 관련 포럼을 개최하는 등 활발히 활동하고 있다. 협의회 관계자는 "대학 의견과 입장을 모아 교육부와 대교협(대학교육협의회)에 전달하는 역할을 수행한다"고 설명했다.

이에 더해 고려대·연세대·서강대·한양대·중앙대·성균관대·이화여대·경희대·한국외대 등 서울 주요 대학은 별도 논의를 위해 '9개 대학 입학처장협의회'를 만들었다. 이미 전국입학처장협의회에 속한 대학들이지만 이와 별도로 9개 대학에 중심을 둔 논의를 진행한다. 7개 대학으로 시작했지만 경희대와 외대가 합류했다.

하지만 이러한 포럼과 협의체는 이에 속하지 못한 대학에 위화감을 주고 역할이 중복된다는 지적이 나온다.

A 사립대 관계자는 "특히 미래대학포럼은 (속하지 못한) 나머지 대학이 볼 때는 위화감이 든다"면서 "마치 대학 전체의 의견을 대변하는 듯 하지만 다른 지방대의 시각은 다르다"고 되짚었다.  이어 "의견개진은 공식 기구인 대교협을 통해 하면 되는 데 왜 배타성을 띄는지 모르겠다"고 고개를 저었다.

임희성 대학교육연구소 연구원은 "미래대학포럼의 경우 포럼의 뚜렷한 목적이 무엇인지 생각해봐야 한다"면서 "수시모집 자율화나 등록금 인상요구 등 대학의 역할에 대한 고민보다 '대학 이기주의'를 상징하는 모습이 있어 우려된다"고 말했다. 

임 연구원은 이어 "가뜩이나 대학 서열화가 심각한 상황에서 몇 개 대학이 카르텔을 형성했을 때 이것으로 인한 피해는 학생과 학부모가 겪을 수 밖에 없다"고 덧붙였다.


jhlee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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