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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돈 1만5000원 뺏으려고?…"사패산 살인은 우발적 범행"

경찰 "성폭행 가능성 없고 그저 돈 때문에 범행"

(의정부=뉴스1) 이상휼 기자 | 2016-06-12 13:00 송고 | 2016-06-13 05:56 최종수정
12일 오전 경기 의정부경찰서에서 사패산 살인사건 피의자 정모씨(45)가 경찰 조사를 받고 있다. 의정부경찰서는 정씨가 금품을 빼앗기 위해 피해 여성 A씨(55)를 뒤에서 팔로 목을 조르고 구타해 살해했으며 DNA 분석 등으로 보아 성폭력은 없었던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2016.6.12 © News1 신웅수 기자
12일 오전 경기 의정부경찰서에서 사패산 살인사건 피의자 정모씨(45)가 경찰 조사를 받고 있다. 의정부경찰서는 정씨가 금품을 빼앗기 위해 피해 여성 A씨(55)를 뒤에서 팔로 목을 조르고 구타해 살해했으며 DNA 분석 등으로 보아 성폭력은 없었던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2016.6.12 © News1 신웅수 기자

경기 의정부경찰서는 12일 사패산 살인사건에 대해 브리핑하고 "경제난에 시달리던 떠돌이 남성이 산에 혼자 있는 여성을 보고 우발적으로 덮쳐 돈을 빼앗고 살해했다"고 일단락했다.

이날 기자들이 중점적으로 질문은 '범행이 우발적인가 계획적인가, 성폭행 시도는 했는지'로 압축됐다.
브리핑에 나선 박원식 형사과장은 피의자가 처한 상황과 정황상 등을 설명하면서 "우발적 범행이고, 성폭행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또 닮은꼴로 비교됐던 '수락산 살인사건'은 강력전과가 있는 피의자가 계획적으로 잔인하게 살해한 것이기 때문에 산에서 강도살인했다는 점 외엔 전혀 다른 성격의 살인사건이라고 규정했다.

◇"성폭행 가능성은 없어"
경찰은 DNA 검사결과와 정황 및 진술조사 등으로 볼 때 성폭행을 하지는 않았다고 결론냈다.

현장에서 발견된 체모는 A씨의 것도, 정씨의 것도 아니었던 것으로 조사됐다. 경찰은 이 체모에 대해 돗자리나 A씨의 옷에서 나온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정씨는 하의 일부가 벗겨진 것에 대해 A씨의 추격을 지연시키려고 일부러 내렸다고 경찰에 진술했다.

박원식 형사과장은 "범행 현장이 앞과 옆이 트여 있어 사람들에게 목격되기 쉬운 장소이고 정씨도 알고 있었다"면서 "하의를 벗긴 건 쫓아오는 것을 막기 위해서라고 진술한다"고 설명했다.

12일 오전 경기 의정부경찰서에서 박원식 형사과장이 사패산 살인사건 브리핑을 하고 있다. 의정부경찰서는 사패산 살인사건의 피의자 정모씨(45)씨가 금품을 빼앗기 위해 피해 여성 A씨(55)를 뒤에서 팔로 목을 조르고 구타해 살해했으며 DNA분석 등으로 보아 성폭력은 없었던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 2016.6.12 © News1 신웅수 기자
12일 오전 경기 의정부경찰서에서 박원식 형사과장이 사패산 살인사건 브리핑을 하고 있다. 의정부경찰서는 사패산 살인사건의 피의자 정모씨(45)씨가 금품을 빼앗기 위해 피해 여성 A씨(55)를 뒤에서 팔로 목을 조르고 구타해 살해했으며 DNA분석 등으로 보아 성폭력은 없었던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 2016.6.12 © News1 신웅수 기자

◇경찰 "노숙생활하던 범인이 경제적 압박에 우발적 범행"

경찰은 정씨가 우발적으로 A씨를 살해한 것으로 규정했다. 정씨는 오랜 기간 떠돌이 생활을 했고, 특정한 주거지가 없이 지난 2개월간 만화방 등에서 기거하면서 살아왔다.

사건 당일 정씨는 만화방 1일 이용료 1만4000원을 지불한 뒤 1만4000원만 갖고 있었다. 돈 때문에 힘들었던 정씨는 사패산에 올라가 소주 1명을 마시고 3시간 동안 잔 뒤 산을 배회했다.

그러던 중 바위 쉼터에서 혼자 돗자리를 펴고 음식을 먹고 있던 피해자를 발견했다.

정씨는 뒤로 몰래 다가가 A씨의 목을 조르고 마구 때린 뒤 지갑을 훔쳐 달아났다. 정씨는 A씨의 상의를 위로 올리고, 하의를 일부 벗겼으나 이는 성폭행 시도가 아니라 자신을 쫓아오지 못하게 하기 위해서라고 주장했다.

경찰은 "정씨가 계획적 살해가 아니라, 돈에 시달려 우발적으로 살해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사패산 살인범 이동경로 © News1
사패산 살인범 이동경로 © News1

◇정씨 "수사망 좁혀오자 심리적 압박감에 자수"

정씨는 7일 오후 3시께 범행한 뒤 가능동 안골로 하산해 버스를 타고 의정부시내로 이동한 뒤 의정부의 한 병원 로비에서 잠을 잤다. 병원 로비는 불특정 다수의 사람들이 오가는 곳이라 시간을 보내기 최적의 장소였다.

이어 정씨는 버스로 양주시로 이동한 뒤 걸어서 태릉까지 걸어갔다. 태릉에서 마석역으로 이동해 공중화장실에서 하룻밤을 자고, 인력사무소를 거쳐 일당 10만원을 번 뒤 강원도 원주시로 달아났다.

정씨는 범행 직후부터 스마트폰으로 언론보도를 검색하면서 수사망이 좁혀오자 "양심의 가책을 느낀다"면서 경찰에 자수 의사를 밝혔다.

그가 자수할 때쯤 경찰은 정씨를 유력 용의자로 특정된 상태였다.


daidaloz@nat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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