범행 현장에서 발견된 강도살인 피의자의 피 묻은 옷(왼쪽)과 피의자가 범행 당일 해당 옷을 입고 CCTV에 찍힌 장면. (경찰청 제공) © News1

경찰청은 최근 필리핀 안티폴로 인근 타이타이에서 발생한 한국인 선교사 심모씨(57) 피살사건을 수사해 온 필리핀 경찰이 코리안데스크담당관과 우리 수사전문가의 지원을 받아 필리핀인 피의자 E씨(25·무직)를 강도살인 혐의로 검거했다고 30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E씨는 지난 20일 오전 4시30분쯤(이하 현지시간) 심씨의 자택에 들어가 심씨를 살해하고, 노트북 가방과 이동식저장장치 등을 훔쳐간 혐의를 받고 있다.E씨는 검거된 후 "술에 취해 심씨의 집에 들어가 잠을 자고 있다가 갑자기 심씨가 손전등을 비추고 소리를 지르자 놀라 살해했다"며 범행 일제를 자백했다. E씨는 심씨 집에서 불과 250m 떨어진 곳에서 살고 있었다.

우리 경찰은 사건 수사를 위해 프로파일러와 현장감식요원, 폐쇄회로(CC)TV 분석 요원 등 수사전문가 3명과 코리안데스크 담당관 2명을 지원했다.

이들은 우선 용의자 특정을 위해 현장 주변 CCTV가 설치된 건물을 방문, 작동여부와 녹화 기능 여부를 확인한 끝에 3개의 CCTV를 확보했다.이어 필리핀 경찰, 유족과 함께 합동 현장 감식에 참여해 필리핀 경찰이 초동수사 때 확보한 증거품을 확인했다. 이 과정에서 E씨의 것으로 추정되는 피 묻은 티셔츠를 발견했다.

수사전문가 등은 확보한 CCTV의 분석 작업을 통해 E씨가 사건 현장에서 발견된 티셔츠를 입고 범행 현장으로 이동하는 모습을 확인, 해당 티셔츠가 E씨의 것임을 입증했다.

또한 심씨의 주거지에서 140m가량 떨어진 CCTV에 E씨가 사건 당일 오전 3시쯤 술에 취한 듯 비틀거리는 모습이 녹화된 영상을 근거로 이번 사건이 인근 거주자의 소행일 가능성도 제시했다.

필리핀 경찰은 우리 경찰의 CCTV 분석 자료와 영상 등을 토대로 CCTV가 녹화된 곳에 집중적인 탐문 수사를 벌인 끝에 27일 오후 3시쯤 E씨를 검거했다.

경찰청 관계자는 "코리안데스크 담당관을 통해 E씨의 범행을 보강·입증할 DNA 분석 과정 등 필리핀 경찰의 수사 상황을 지속 확인, 필요시 필리핀 경찰의 증거물 확보와 분석을 지원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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