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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너지 음료 치아 녹인다…마시려면 빨대 이용해야

법랑질 경도 절반 이하로 감소…충치 위험도 높아져

(서울=뉴스1) 음상준 기자 | 2016-03-07 10:12 송고
에너지 음료를 마시는 청소년./© News1
에너지 음료를 마시는 청소년./© News1

빨대를 이용하지 않고 에너지 음료를 마시면 치아가 부식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7일 한국식품커뮤니케이션포럼(KOFRUM)에 따르면 호원대 치위생학과 이혜진 교수·원광보건대 치위생과 오한나 교수팀은 시판 중인 에너지 음료의 법랑질 부식 정도를 평가해 이 같은 결과를 확인했다.
법랑질은 치아 내부 상아질과 치수를 보호하는 가장 바깥 부위를 말한다. 에나멜(enamel) 또는 사기질이라고도 불린다.

연구팀은 판매량이 많은 에너지 음료 제품 3종에 각각 소의 치아(시편)를 1∼30분간 담갔다. 

에너지 음료에 치아를 담근 지 1분, 3분, 5분, 10분, 15분, 30분 뒤 꺼내 1분간 증류수로 씻어낸 다음 표면미세경도계로 소 법랑질 표면 경도를 재는 방식이다. 비교 분석을 위해 생수 1종도 함께 실험했다.

분석 결과 소 치아는 에너지 음료나 생수에 넣기 전에는 법랑질 표면 경도가 284.3∼284.6 VHN으로 비슷했다. VHN은 물질의 딱딱한 정도인 경도(硬度)를 나타내는 단위다.
연구팀이 생수에 30분 담갔다가 꺼낸 소 법랑질 경도는 284.9 VHN으로 연구 시작 전과 거의 변화가 없었다.

반면 에너지 음료 A에 30분 담갔다가 꺼낸 소 법랑질 경도는 119.7 VHN으로 연구 시작 전의 절반에도 못 미쳤다.

에너지 음료 B와 C에 30분 담갔다가 꺼낸 소 법랑질 경도는 각각 208.9 VHN, 210.5 VHN이었다. 에너지 음료A보다는 낫지만 생수와 비교하면 법랑질 강도가 크게 줄었다.

세 에너지 음료의 수소이온농도인 pH는 2.5∼3.4였다. pH는 7이 중성이고, 이보다 수치가 낮으면 산성이고 높으면 알칼리성으로 분류한다.

오 교수는 "에너지 음료가 산성인 것은 유기산인 구연산이 함유돼 있기 때문"이라며 "세 가지 에너지 음료의 평균 pH는 3.0으로 치아부식증을 유발하는 pH인 4.4보다 낮아 셋 모두 법랑질 부식을 일으킬 수 있다"고 설명했다.

pH가 낮은 에너지 음료를 많이 마시면 치아우식증(충치) 뿐만 아니라 치아부식증 발생 위험도 높아질 수 있다.

충치가 세균에 의해 생성된 산으로 인해 단단한 치아 조직이 손실되는 질환이라면, 치아부식증은 세균과 상관없이 화학 작용에 의해 일어난다.

치아부식증은 구토 등 위산 역류, 산성 음료나 음식 섭취, pH가 낮은 구강양치액·약물 복용이 발병 원인이다.

최근에는 탄산음료와 과실주스, 이온음료(스포츠음료), 발효유, 와인, 맥주, 숙취해소 음료 등으로 인한 치아부식증 발생이 우려되고 있다.

오 교수는 "치아 부식을 예방하려면 pH가 낮은 에너지음료를 빨대를 이용해 최대한 치아에 닿지 않게 바로 마셔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에너지 음료가 입안에 머무는 시간이 짧도록 빨리 마시는 것이 중요하다"며 "마신 후에는 입안을 물로 헹구거나 불소용액을 이용해 양치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한편 에너지 음료는 교감신경계를 자극하는 각성 물질이나 몸의 기운을 활성화하는 성분인 카페인·타우린 등을 함유해 집중력을 높여주는 것으로 광고하는 기능성 음료다.

청소년과 20∼30대 남성층에게 인기가 높다. 대학생과 직장인 사이에서 술과 에너지 음료를 섞어 마시는 것이 유행으로 번졌다.


sj@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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