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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품보관함에 돈 넣어둬라"…번호 바뀐줄 모르고 열다 덜미

조선족 보이스피싱 조직, 지하철 물품보관함 이용해 4000만원 가로채

(서울=뉴스1) 정재민 기자 | 2015-12-24 06:00 송고
© News1 방은영 디자이너
© News1 방은영 디자이너
보이스피싱을 통해 지하철 물품보관함에 돈을 보관하게 한 뒤 돈을 가로채려던 조선족 조직원이 물품보관업체에서 비밀번호를 변경한 사실을 모르고 돈을 찾으려다 경찰에 덜미를 붙잡혔다.

서울 은평경찰서는 개인정보가 유출돼 현금을 안전하게 보관해 준다고 속인 뒤 피해자들에게 지하철 물품보관함에 돈을 넣도록 해 가로챈 혐의(사기 등)로 조선족 한모(24·무직)씨를 구속하고 박모(27·무직)씨를 불구속 입건했다고 24일 밝혔다.
이들은 국내에서 활동하는 보이스피싱 조직원으로 지난 17일과 18일, 지하철 3·6호선 연신내역 물품보관함에 보이스피싱에 속은 피해자들이 넣어둔 4000여만원을 가로채고 2000만원을 추가로 더 가로채려고 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조사 결과, 지난 17일 오전 염모(77·여)씨는 '개인정보가 노출돼 위험하니 계좌에 있는 돈을 안전하게 보관하다 돌려주겠다. 계좌에 있는 현금을 찾아 지하철 물품보관함에 보관하라'는 전화에 속아 현금 1537만원을 은행에서 찾아 연신내역 물품보관함에 넣어 두었다.

오모(65·여)씨는 다음날인 18일 같은 말에 속아 총 5200만원을 각기 1시간 간격으로 다른 2곳의 보관함에 나눠 넣었다.
중국 총책은 오씨에게 계속 전화를 걸어 통장에 남은 1500만원을 찾아 냉장고에 넣어 둔 뒤 냉장고 문을 3번 두드리면 안전하게 보관되었다는 표시로 알고 다음날 오전 직원을 보내겠다고 속이기도 했다.

오씨는 통화를 하면서 돈을 냉장고에 둔 뒤 문을 세 번 두드리고 보관해 두었지만 한씨 등이 전날 경찰에 잡히면서 피해를 보지는 않았다. 

지난 8월에 입국해 11월에 중국 인터넷 구직사이트를 통해 보이스피싱 일을 시작한 한씨는 17일 염씨가 놓고 간 1537만원을 회수해 중간책에 전달했고 18일 보관함에서 3200만원을 회수해 같은 방법으로 전달하는 등 총 4737만원을 전달했다.

하지만 염씨와 오씨의 신고를 받고 경찰의 협조 요청으로 물품 보관업체에서 비밀번호를 변경한 사실을 모른 채 남은 돈 2000만원을 회수하기 위해 비밀번호를 계속해서 입력하다 잠복 중인 경찰에 꼬리를 밟혔다.

박씨는 18일 처음으로 일을 배워보려고 한씨를 따라갔다가 한씨와 함께 현장에서 검거됐다. 검거 당시 이들은 현금 2000만원과 일당 135만원, 대포폰 3대, 체크카드 4장 등을 들고 있어 경찰은 이를 모두 회수했다.

경찰은 한씨가 범죄에 가담해 피해금을 찾고 중국 총책에게 송금한 계좌와 검거 당시 소지한 계좌에 대해 수사를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경찰 관계자는 "중국 총책에 대해서는 외사경찰을 통한 공조수사 등으로 조직 관련자를 검거할 수 있도록 수사를 진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ddakb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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