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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드사 vs 밴사…카드 수수료율 인하 2라운드 싸움

카드사 "정률제 불가피해" 밴사 "손실 전가 말라"
연 6700억원 수수료율 인하 부담 놓고 기싸움 팽팽

(서울=뉴스1) 문창석 기자 | 2015-11-11 06:00 송고
 
 


내년부터 신용카드 수수료율이 인하됨에 따라 카드사들이 밴 수수료 인하를 추진하고 있다. 정률제 전환·무서명거래 확대 등의 방안이 나오고 있다. 밴(VAN)사들은 막대한 수익을 내는 카드사들이 수수료율 인하를 밴사와 영세가맹점에 떠넘기려 한다고 비판하고 있다.
지난 2일 금융위원회는 내년부터 영세·중소가맹점의 신용카드 수수료율을 0.7%포인트(p)씩 낮추겠다고 밝힌 바 있다. 금융위는 이에 따라 연간 6700억원의 수수료가 절감된다고 추정했다. 뒤집어 말하면 내년부터 카드사는 연 6700억원의 수입이 감소하게 된다.

11일 금융권에 따르면 카드사들은 이를 벌충하기 위해 밴사에 주는 수수료를 30%까지 줄이려 하고 있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해 카드사들이 밴사에 지급한 수수료는 1조2000억원 가량이다. 3600억원 가량의 수입 감소분을 밴사가 감당하도록 하는 것이다.

카드사들은 밴사들이 그동안 카드 결제로 많은 수입을 올린 만큼 수수료율 인하를 같이 감당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카드사 관계자는 "카드사 수입의 양대 축인 가맹점수수료·금융서비스 수익 모두가 줄어드는 상황에서 밴 수수료 인하는 어쩔 수 없다"고 설명했다.

카드사들은 이를 위해 밴 수수료 지급 방식을 기존의 정액제에서 정률제로 추진하고 있다. 카드사들은 결제 건당 100원 안팎의 수수료를 밴사에 지불한다. 최근 소액결제가 늘어나 100원의 수수료를 내는 게 부담이니, 이를 결제금액에 비례해 지급하겠다는 것이다.
우선 신한카드가 지난 7월부터 정률제를 시작하고 있으며 최근 KB국민카드도 밴사와 정률제를 위한 협상을 진행하고 있다. 그 외 삼성·현대·BC카드도 수수료 인하를 위한 협상을 진행하고 있으며 롯데·하나·우리카드도 검토 중이다.

무서명거래의 확대도 추진 중이다. 카드사는 결제 발생시 밴사에 수수료를 주면서 해당 거래가 혹시 사고매출은 아닌지 확인하기 위해 매출전표를 수거한다. 그러나 무서명거래를 하면 카드사는 전표를 수거하지 않아도 되기에 밴사에 주는 수수료를 줄일 수 있다.

밴 업체들은 카드사들이 지나친 부담을 떠넘긴다는 입장이다. 특히 이 경우 밴사도 수입 감소분을 벌충하기 위해 그동안 영세가맹점에 제공하던 무료단말기 보급·단말기 보수 서비스를 줄일 수도 있다고 지적한다. 이 경우 결국 영세가맹점이 피해를 본다는 것이다.

밴 업계 관계자는 "카드사들은 한해 2조원의 이익을 내면서도 수수료율 인하 효과를 밴사와 영세가맹점에 떠넘기려 하고 있다"며 "정률제 역시 결제액이 얼마가 되든 통신비용은 동일한데 수수료를 결제액에 비례해 내겠다는 건 말이 안 된다"고 비판했다.

한편 금융당국은 수수료율 인하가 영세가맹점 부담 증가로 이어지진 않을 것이라는 입장이다. 영세가맹점 등 카드 가맹점을 유치하려는 밴사들의 경쟁이 심화되고 있기에, 한 밴사가 무료단말기 보급 등의 서비스를 없애면 다른 밴사가 나설 것이라는 설명이다.

금융위 관계자는 "이번 수수료율 인하로 가맹점의 부담이 증가할 가능성은 매우 낮은 것으로 본다"며 "앞으로 대형 가맹점에 대한 밴사의 리베이트가 금지되기에 밴사가 지출하는 부담도 줄어들 것"이라고 밝혔다.


themoon@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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