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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준생의 고백…"SNS에 지인 합격 소식 슬퍼"

스터디 카페 등 취준생들로 와글와글 "이용객 많은데 매출은 떨어져" 볼멘소리도

(서울=뉴스1) 정재민 기자, 최은지 인턴기자, 손근혜 인턴기자 | 2015-10-12 07:00 송고 | 2015-10-12 13:32 최종수정
서울 동작구 노량진의 한 학원에서 한 취업준비생이 수업정보가 붙어있는 게시판 앞을 지나가고 있다./뉴스1 © News1 신웅수 기자
서울 동작구 노량진의 한 학원에서 한 취업준비생이 수업정보가 붙어있는 게시판 앞을 지나가고 있다./뉴스1 © News1 신웅수 기자

중간고사를 앞둔 대학생들과 취업준비생(취준생)들에게 10월은 기회의 시간이기도, 절망의 시간이기도 했다.

대기업 등 각종 기업과 공무원 채용 등 본격적인 공채 시즌을 맞아 이들은 하루하루 최선을 다해 시간을 보내고 있었다.
학교 근처 카페에선 취준생들이 삼삼오오 모여 취업 준비 스터디를 하고 있었고 종각·시청 등 시내 카페와 스터디룸에선 이들의 발길로 발 디딜 틈을 찾기 어려웠다.

금융권 입사를 준비하고 있는 김광준(25)씨는 "나뿐 아니라 친구들이 모두 공채 준비를 하고 있어서 의지가 많이 되고 부모님도 힘든 것 알고 계서서 눈치주지 않고 응원해준다"고 말했다.

그러나 가장 힘든 부분에 대해선 "페이스북에 가까운 지인의 합격소식을 보는 것이 슬프다"며 "다른 사람들의 기쁜 소식에 축하는 해주지만 마음 한편으로는 씁쓸한 기분을 느낀다"고 말했다. 그는 "씁쓸한 마음을 느끼는 내 모습을 보는 것이 더 힘들다"고 덧붙였다.
김씨는 개인적인 공부는 집과 학교 도서관에서 하고 스터디는 학교 스터디룸을 빌려서 하고 있다. 그는 "학교 스터디룸이 무료이기 때문에 돈을 아낄 수 있다"면서 "면접 대비 스터디처럼 갑자기 해야 하는 스터디는 강남이나 종각 등의 스터디룸을 빌려서 한다"고 말했다.  

학교 수업과 공채 두 마리 토끼를 다 잡으려는 학생들은 주어진 시간이 많지 않아 어려움을 토로하기도 했다.

이번 하반기에 처음 공채에 도전하는 황지연(24·여)씨는 학교 수업으로 18학점을 듣고 주중엔 오후 5시부터 자정까지 카페에서 아르바이트를 하고 있다. 아르바이트 때문에 낮에 시간을 내야 하는 스터디는 못하고 있다.

황씨는 "자기소개서는 공강 시간을 이용해 틈틈이 쓰고 있다"면서 "주변 친구들은 20개씩 쓰는데 시간이 부족하다 보니 아직 세 군데밖에 못 썼다"고 아쉬워했다.

공채가 하반기에 몰리면서 공채가 열린 사실에 기쁘면서도 한편으론 이번 시즌이 끝나면 언제 다시 공채가 열릴지 모른다는 불안감을 가진 학생도 있었다.

언론사 취업준비생 원모(27)씨는 인턴을 하던 언론사 시험에 낙방하고 다시 스터디를 시작했다.

원씨는 "인턴 경험을 하며 앞으로 어떻게 준비해야 할지 알게 돼 좋았지만 그만큼 간절해지고 조급한 마음도 크다"고 말했다.

원씨는 추석 당일에도 가족들 대신 스터디 구성원들과 함께했다. 원씨는 "다른 스터디원들도 명절을 보내러 집에 가지 않는 경우가 많았다"며 "가족들에게 듣는 위로도 불편하고 마음의 여유가 없어서 안가는 것 같다"고 말했다.

방송국 PD지망생인 권수지(26·여)씨는 대부분 프랜차이즈 카페에서 자기소개서와 필기 공부를 하고 있다. 스터디카페는 시간이 정해져 있고 음료도 일반 카페보다 비싼 편이기 때문이다. 그는 "개인 카페만 아니면 신경 안써서 오히려 프랜차이즈 카페가 더 편하다"고 말했다.
© News1 방은영 디자이너
© News1 방은영 디자이너

실제로 10일 오전 10시쯤 서울 동대문구 경희대 도서관은 학부 과제를 준비하는 저학년이 대부분이었다.

반면 취준생들은 대학가 인근인 서울 동대문구와 노원구 주변, 종각과 시청 등 시내 카페와 스터디룸에 몰렸다.

서울 노원구의 한 프랜차이즈 카페에서는 학생들이 모여 노트북 화면을 함께 보는 모습을 쉽게 찾아볼 수 있었다.

취준생 김경호(26)씨는 "아무래도 커피 한 잔만 시켜 두면 시간의 제약이 없어서 프랜차이즈 카페를 찾는 경우가 많다"면서 "직원의 눈치를 보기도 하지만 최근에는 공채 준비로 학생들이 많아 상대적으로 덜 불편하다"고 말했다.

서울 종로구의 스터디룸에서 그룹 스터디를 하고 따로 공부한다는 김연정(25·여)씨는 "학교 근처에는 사람이 많아서 시내로 나왔는데 이곳에서도 학생들이 많은 건 매한가지"라면서 "같은 학원에 다니는 학생도 다른 층에서 공부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같은 처지에 놓여 있어 안쓰럽다는 생각도 하지만 한편으론 자극이 되는 게 사실"이라면서 "늦게까지 정리를 하고 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들의 말처럼 최근 공채시즌을 맞아 카페를 찾는 취준생들이 많아지면서 이용객은 늘었지만 실제 매출에선 크게 차이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 노원구의 대형 프랜차이즈 카페 관계자는 "최근 채용시즌을 맞아 학생들의 이용률이 크게 늘었다"면서 "하지만 매출은 별 차이가 없고 자리가 항상 꽉 차있다 보니 회전율이 떨어지는 문제도 있다"고 말했다.

서울 종로구의 스터디룸 주변에 있는 카페 관계자 역시 "지난달부터 취준생들의 이용이 많아진 게 사실"이라면서도 "하지만 매출은 오히려 떨어졌다"고 말했다.

그는 "자리 회전이 되지 않다 보니 매출이 떨어진 것 같다"면서 "취준생들에 안타까운 마음이 드는 건 사실이지만 업주 입장에서는 학생들이 노트북을 꺼내는 순간 한숨이 나오는 게 사실"이라고 덧붙였다.


ddakb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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