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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지않은 다문화인구 10%시대…국가적 정책으로 답해야”

[민선6기 1주년 인터뷰] 이성 서울 구로구청장
"구로철도기지창 이전, 가을까지는 판가름날 것"
"지역경제 보탬되는 방향으로 고척돔 운영해야"

(서울=뉴스1) 장우성 기자, 정혜아 기자 | 2015-07-30 06:00 송고 | 2015-07-30 09:31 최종수정
이성 구로구청장이 23일 오후 서울 구로구청 집무실에서 뉴스1과 인터뷰를 하고 있다. 2015.7.23/뉴스1 2015.07.23/뉴스1 © News1 신웅수 기자
이성 구로구청장이 23일 오후 서울 구로구청 집무실에서 뉴스1과 인터뷰를 하고 있다. 2015.7.23/뉴스1 2015.07.23/뉴스1 © News1 신웅수 기자
구로구는 올해로 35주년을 맞는다. 1980년 정부가 구로공단을 집중 육성하면서 영등포구에서 갈라져 나왔다. '수출역군'으로 불린 저임금 노동자들의 희생과 애환의 지역적 배경이기도 하다. 그래서 한국전쟁 이후 최초의 노동자 동맹파업이 일어난 곳은 울산같은 대규모 공업단지가 아닌 바로 구로였다.

그러나 구로구에도 변화의 물결이 흐르고 있다. 디지털 인프라가 가장 체계적으로 구축된 곳, 국내 최초 돔구장이 들어서는 곳, 서울 서남권 경제의 중심으로 떠오르는 곳, 도시재생을 통한 대변신을 준비하는 곳, 교통인프라의 대수술이 진행되고 있는 곳, 이 모든 곳의 이름이 바로 구로구다. 한편으로는 전체인구 중 외국인 비율이 10%를 넘어서는 다문화 사회의 실험대이기도 하다.
이 역동적인 지역의 리더로서 재선에 성공한 이성 구로구청장은 이 변화를 이끄는 중심에 서 있다. 특히 구로철도기지창 이전, 온수산업단지 재생, 남부순환로 구조개선 등 다양한 대규모 프로젝트가 그의 지휘 아래 진행되고 있다.

이성 구로구청장은 23일 뉴스1과 인터뷰에서 구로기지창 이전 문제에 대해 "이전 절차를 1부터 10이라고 한다면 약 9.3~4정도가 지났다. 마지막 결정 단계만 남았다"며 "이전될 것이라고 확신하고 있다. 대략 가을 정도에는 판가름이 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지역경제의 중심이자 이미지 변신의 진원지인 G밸리 육성에도 여전히 적극적이다. 9월 미국 실리콘밸리를 방문해 G밸리 기업인들과 함께 대대적인 투자유치설명회를 개최할 예정이다. 실리콘밸리 내 도시 유니온시티와 자매결연도 실현된다.
우리나라 최초 돔구장인 고척돔의 개장에 대해서는 기대와 우려를 동시에 나타냈다. 지역경제에 보탬이 되기 위해서는 교통문제 해결이 관건이라는 생각이다. 이성 구청장은 "서울시의 안양천 주차장 증설 방침은 교통만 부담주고 지역경제에 도움이 안된다. 돔구장을 찾는 분들이 지역경제에 도움을 줄 수 있는 방향으로 구장이 운영되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안산시에 이어 외국인 인구비율이 가장 높은 도시로서 정부 차원의 대책도 촉구했다. 이 구청장은 "국내 전체 인구에서 다문화 인구가 10%를 넘는 때가 다가오는데 정부는 전혀 정책이 없다"며 "정부의 기본적 입장이 없으니 일선 지방자치 현장에서는 혼란스럽다.정부가 답해야할 차례"라고 지적했다.

다음은 일문일답.

-민선6기 1년이 지났는데 민선5기 때와 느낌이 다른가.
▶시간이 너무 빨리 지나가는 것 같다.(웃음) 민선 5기 때보다 마음이 좀 초조하다. 5기에는 새로운 일을 많이 기획하고 시작했다. 6기는 시작한 일을 마무리해야 하는데 시간이 너무 빨리 간다. 앞으로 남은 임기 3년도 결코 길지 않게 느껴진다.

-6기에도 새로운 일이 많다. 국토교통부의 공모사업에 선정돼 서울온수산업단지가 첨단산업단지로 재생 절차를 밟게 됐는데.
▶5기 출범하면서 온수산업단지를 첨단산업 중심으로 재편하겠다는 공약을 냈다. 당시에는 아무도 관심을 가지지 않았다. 이른바 ‘내놓은 자식’ 비슷한 단지였다. 생긴지 40년이 지나는 동안 방치된 산업단지였다. 거의 같은 시기에 지어진 구로단지가 지금 첨단산업단지(G밸리)가 된 것과 대조된다.
공약 실천을 위해 서울시, 국토교통부를 부지런히 쫓아다녔다. 서울시장을 4~5번 만나 관심을 가져달라고 촉구했다. 국토부 등에도 이를 제안하고 응모를 했다.
이번에 돼서 다행이다. 공모에서 몇 번 떨어졌었다. 워낙 아무도 관심을 갖지 않았기 때문에 떨어지면서 ‘이런 게 있구나’ 관심을 부른 것 같다. 그게 쌓이고 쌓여 선정이 됐다.
5년만에 정부가 지원해주는 재생 단지로 지정이 됐다. 설계를 잘하고 단지에서 일하는 사람들, 기업들의 의견을 잘 수렴해서 만족할 수 있는 재생사업을 벌이려 한다. 그 지역 일대가 온수산단때문에 낙후된 것도 사실이어서 앞으로 지역경제에도 큰 영향을 미칠 것이다.

-G밸리의 미국 실리콘밸리 등 해외 진출도 추진했었는데.
▶9월 제가 직접 실리콘밸리에 간다. G밸리 기업인들도 가서 구글이나 MS에 투자했던 유명 투자자들 대상으로 투자유치설명회를 연다. 초기 구글과 MS 역시 투자를 받아 성장했다. 또 실리콘밸리 가까이 유니온시티라는 도시가 있다. 구로구와 자매결연을 맺는 것으로 사전협의가 끝났다. 그것을 계기로 실리콘밸리와의 관계도 발전시켜나갈 것이다. 실리콘벨리와의 제휴 노력 외에도 시장개척단을 매년 해외에 보내고 있다. 우리 특징이 아프리카 남미보다는 선진국 쪽에서 더 선호한다는 것이다. 첨단기술이라 미국, 유럽에서 관심이 많다.

-10월 고척돔이 개장하는데 지역에 어떤 영향을 줄 거라고 예상하는지.
▶기대와 우려가 공존한다. 구로구민 모두가 ‘반(半) 기대, 반 우려’다. 우선 교통혼잡 문제에 대해서 굉장히 큰 우려를 보인다. 또 주변에 학교가 많아 교육환경에 대한 걱정도 있다. 하지만 우리나라 최초의 돔구장이 들어오니 지역경제에 활력이 되지 않을까 기대도 하고 있다.
교통문제를 단숨에 해결할 수는 없다. 어느 정도 교통혼잡은 불가피하다. 하지만 가장 가까운 1호선 구일역을 확장해서 편리하게 대중교통을 이용하도록 하는 해법이 가능하다. 고척돔은 잠실야구장과 달리 주차장이 500대 밖에 수용못한다. 서울시는 안앙천 등에 주차장을 증설하려고 하는데 우리 구는 반대한다. 관객들이 자가용으로 오고가면 지역경제에 큰 보탬이 되지않는다. 승부와 상관없이 경기가 끝나면 야구장 주위에서 같이 저녁도 먹고, 술도 한 잔할 수 있어야 한다. 차를 가지고 오면 술도 못 마시고. 차를 오래 세워둘 수도 없다. 경기 끝나면 빨리 가야하는 것이다. 주차장 증설은 교통만 부담주고 지역경제에 도움이 안된다. 돔구장을 찾는 분들이 지역경제에 도움을 줄 수 있는 방향으로 구장이 운영되길 바란다.

-서울시는 고척돔구장이 생기면 구로구에 큰 보탬이 될 것이라고 하던데.
▶주민들은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 구로구 와서 야구경기 한다고 달라지는 것이 뭔가. 실제 여기서 경제활동이 이뤄져야 한다.

-구로기지창 이전도 중요한 지역경제 이슈인데 속도가 늦은 것 같다.
▶거의 막바지에 와있다. 이전 절차를 1부터 10이라고 한다면 약 9.3~4정도의 행정절차가 지났다. 마지막 결정 단계만 남았다. 된다, 안된다 딱 부러지게 말하는 것은 어렵지만 우리는 이전될 것이라고 확신하고 있다. 결국 KDI와 기획재정부가 키를 쥐고 있고, 사업을 하는 것은 국토부다. 구로구나 국토부나, 이전해 갈 광명시나 다 찬성한다. 반대하는 부처는 없는데 타당성 용역의 결과에 달렸다. 타당성 지수가 1 이상 나와야 하는데 거의 경계선에서 아슬아슬한 상태인 걸로 알고 있다. 결국 경제성이 이전 비용을 상쇄하고 남을 것이냐의 문제다. 대략 가을 정도에는 판가름이 날 것으로 본다.

이성 구로구청장이 23일 오후 서울 구로구청 집무실에서 뉴스1과 인터뷰를 하고 있다. 2015.7.23/뉴스1 2015.07.23/뉴스1 © News1 신웅수 기자
이성 구로구청장이 23일 오후 서울 구로구청 집무실에서 뉴스1과 인터뷰를 하고 있다. 2015.7.23/뉴스1 2015.07.23/뉴스1 © News1 신웅수 기자
-민선6기 구로구청장으로 재선할 수 있었던 배경에는 교육정책에서 호평받았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또 가장 역점을 두는 사업도 교육인 것 같은데.
▶교육에 관한 기본적인 인프라는 이제 거의 다 완비했다. 공교육 분야에 오랫동안 인프라를 깔아왔다. 첫걸음은 학교 부적응 학생, 자퇴 학생, 장기 결석자를 위한 ‘청소년복지상담센터’운영이었다. 이후 대안학교를 열었고 진로직업체험지원센터도 개설했다. 올해 3월에는 학생들의 동아리 활동을 지원하는 ‘청소년 문화의 집’을 건립했다. 1월엔 서울형 교육혁신지구로 지정됐다. 6월에 서비스가 시작된 학습지원센터, 입시공부를 도와주는 대입상담센터, 아이들끼리 스터디그룹을 구성하게 해주는 ‘자기주도학습실’도 있다. 구로고 출신 대학생들이 학생들의 멘토 역할을 해주는 멘토링프로그램도 있다. 학교부적응아를 위한 인프라를 시작으로 진로탐색, 취업 등에 대한 지원을 진행했고 마지막으로 공부를 도와주는 시스템을 올해 도입하는 것이다. 

-구 전체에 와이파이존을 조성하는 ‘디지털 구로’ 사업은 산업적 측면 외에도 복지, 민주주의 적 측면도 있는 것 같다.
▶그렇게도 볼 수 있다. 데이터이용료가 굉장히 비싸다. 정보를 향유하는 데도 격차가 있다. 이를 해소하는 길이기도 하다. 또 우리 디지털산업단지 업체들에게도 도움이 된다. 모바일을 기반으로 한 사업을 하는 업체들이 굉장히 많다. 이들이 새로운 기술을 개발해 실험할 수 있는 가장 좋은 환경을 만들자는 의미도 있다. 구로구 자체가 ‘테스트배드’가 되는 것이다.

-구로구 창립 35주년에 지방자치 20년을 맞아 계획은.
▶최근 서울시와 자치구가 자치분권을 위한 공동성명을 발표했는데 굉장한 의미가 있다. 서울시가 연간 2000억원을 자치구에 조정교부금으로 지원하기로 했다. 그동안 서울시는 자치구 재정 파탄을 연말에 ‘땜빵’해주는 식으로 처리해왔다. 구조적 개선이 필요한 때였다. 저도 총대를 메다시피 해서 서울시에 간곡하게 결단을 촉구했다. 박원순 시장이 이를 받아들여 합의가 돼서 정말 다행이다. 

-이번이 재정분권에서 의미있는 결과라고 해도 앞으로 다음 단계에 필요한 조치가 있다면.
▶이번에 합의한 것은 재정도 재정이지만, 그것보다 근본적으로 중요한 합의가 있었다. 자치분권협의회를 구성하기로 한 것이다. 시장과 구청장 들이 협의회를 구성하고, 석달에 한 번씩 시장과 구청장이 자치분권에 대한 안건을 논의하기로 했다. 행정학자들, 서울연구원까지 포함해서다. 앞으로 세원조정문제, 기본 재정수요충족도 산정방식, 강남구가 얘기하고 있는 지방세제 개편, 자치구 인센티브의 개혁 등 논의할 과제들이 쌓여있다. 가능하면 자치분권에 대한 로드맵까지 만들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한다.

-구로구가 모바일 업체들의 테스팅배드가 됐으면 좋겠다고 했는데 구로구는 다문화가정이 많다는 점에서도 테스팅배드가 될 수 있다. 다문화 문제는 앞으로 국가적 과제가 될 가능성도 높은데.
▶구로구가 다문화의 상징적인 곳임은 틀림없다. 특히 중국 분들이 많다. 안산이 전국에서 다문화 비율이 제일 높고, 다음이 우리 구로구다. 다문화와 관련된 국가정책이 빨리 정립돼야 한다. 지금의 출산율로는 우리나라를 지탱할 수 없다. 우리나라를 지탱하는 것은 결국은 이주노동자가 되고 있다. 그리고 다문화의 속도는 더 빨라질 것이다. 필연적으로 어느 나라도 경험하지 못한 속도로 다문화가 확산될 것이라고 본다.
독일은 미국만큼 이민자가 많고 온갖 국가 출신들이 산다. 하지만 독일에서는 다문화라는 말을 쓰지 않는다. 외국에서 왔어도 독일의 역사와 문화를 수용하도록 하는 ‘다민족 1문화’를 지향한다. 반면 미국은 한국인, 중국인, 멕시코인 등등 모든 민족이 서로 공동체를 이루며 공존하는 모자이크식 다문화 정책이다.
독일과 미국은 전혀 다른 다문화정책을 가지고 있다. 우리나라는 지금대로 가면 얼마 되지않아 독일보다 다문화 비율이 더 높아질 수 있다. 머지않아 전체 인구에서 다문화 인구가 10%를 넘는 때가 올 것이다. 그런데 정부는 전혀 정책이 없다. 고작 백의민족이란 말이 들어간 노래나 군가 몇 개 폐지하겠다는 것 정도다. 하지만 다문화사회에서 우리 역사적 정체성을 어떻게 할 것인지 기본적 입장이 없으니 일선 지방자치 현장에서는 혼란스럽다. 자치구 힘으로는 한계에 부딪혔다. 정부가 답해야할 차례다.

◇이성 구로구청장 프로필  
▲1956년생  ▲고려대 법대 졸 ▲미국 텍사스대학교 행정학 석사 ▲행정고시 24회 합격 ▲서울시 경쟁력강화본부장·감사관 ▲민선 5·6기 구로구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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