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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면세점 D-1]'오직 1등만' 중소·중견기업 혈투…"승리해도 문제"

<3>티켓 1장에 14곳 몰려…유통 노하우 부족, 현실성없는 공약 등 문제점도

(서울=뉴스1) 백진엽 기자 | 2015-07-09 07:10 송고
2015.07.08뉴스1 © News1 방은영 디자이너
2015.07.08뉴스1 © News1 방은영 디자이너
10일 관세청의 서울 시내면세점 신규 사업자 발표를 앞두고 입찰에 참여한 업체들의 막판 경쟁이 뜨거워지고 있다. 특히 14곳이 맞붙은 중소·중견기업군은 단 1장의 티켓을 놓고 치열한 다툼을 벌이고 있다.

중소·중견기업군 경쟁에 참여한 곳은 △그랜드동대문DF △동대문듀티프리(한국패션협회) △듀티프리아시아 △서울면세점(키이스트) △세종면세점(세종호텔) △신홍선건설(제일평화컨소시엄) △심팩 △에스엠면세점(하나투어) △유진디에프앤씨 △중원면세점 △동대문24면세점(네이처리퍼블릭) △청하고려인삼 △파라다이스 △하이브랜드듀티프리(인평) 등이다.
대기업군 도전자들이 주로 유통기업들인 것과 달리 중소·중견기업군 후보 기업들의 업종은 유통 및 화장품, 여행, 엔터테인먼트, 건축자재업 등 다양하다. 이들은 각자의 특장점을 내세우며 뜨거운 경쟁을 벌이고 있어 결과를 예측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다양한 업종의 후보…입지는 동대문에 몰려

5년 만에 면세점 사업에 재도전하는 파라다이스는 면세점 운영 경험이 있다는 장점을 내세운다. 부산파라다이스면세점을 1983년부터 2012년 신세계그룹에 매각하기 전까지 30년간 운영한 경험도 있다. 아울러 도전자 중 손에 꼽힐 정도로 재무구조가 탄탄하다는 점도 장점으로 꼽힌다. 지주회사인 파라다이스글로벌은 2000억원대 현금을 보유하고 있다.  부지는 SK건설 명동빌딩에 마련할 예정이다.
유진디에프앤씨는 ‘신개념 문화면세점’ 추진 계획을 강조하고 있다. 이를 위해 여의도 옛 MBC 사옥을 면세점 후보지로 정했다. 여의도 MBC 사옥의 기존 방송시설 등을 활용해 한국의 방송·연예프로그램에 관심이 많은 관광객 유치에 적극 나설 방침이다. 유진그룹 역시 도전자들 중 재무상태가 우수하다는 장점도 가지고 있다.

이밖에 키이스트의 서울면세점은 한류콘텐츠를, 한국패션협회는 회원사들의 패션업 역량을, 중원면세점은 롯데면세점이라는 든든한 우군을 내세우는 등 각자 강점 알리기에 여념이 없다.

중소·중견기업들은 동대문을 후보지로 지목한 경우가 많다. 동대문은 국내 패션산업의 메카이자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 등으로 관광객이 많이 몰리고 있다는 이유다.

동대문을 입지로 선택한 곳은 △롯데면세점과 손잡은 중원면세점 △한국패션협회가 주축인 동대문듀티프리 △그랜드동대문DF △연예기획사 키이스트의 서울면세점 △신홍선건설(제일평화컨소시엄) △레드캡투어와 네이처리퍼블릭의 동대문24면세점 등이다.

이외에 동대문 인근 명동이나 종로까지 확장하면 △하나투어의 에스엠면세점 △세종면세점 △듀티프리아시아 △파라다이스 △청하고려인삼 등도 있다. 출사표를 던진 14곳 중 11곳이 동대문, 종로, 명동을 선택한 것이다.

다른 지역을 택한 곳은 유진디에프앤씨와 심팩(이상 여의도), 그리고 하이브랜드(강남) 등 3곳에 불과하다.

◇유통 노하우 부족, 현실성없는 공약, 애매한 기준 등 문제점도

업계에서는 상생 차원에서 중소·중견기업에 면세점을 허용하는 것이지만 과연 운영적인 측면에서 합리적인 결정이냐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파라다이스 정도를 제외하면 참여한 곳 대부분이 면세점과 같은 종합 유통업에 대한 경험이 없다는 점이 가장 큰 문제로 지적된다. 파라다이스 역시 과거 면세점을 운영했다고 하지만, 결국 매각했다는 것은 약점으로 지적되고 있다.

게다가 면세점이 황금알을 낳는 거위로 여겨지고 있지만, 초기 투자비용도 만만치 않기 때문에 후보군 중 이를 버틸 수 있는 곳이 얼마나 될 지도 의문으로 여겨진다. 과거 애경 등 지금 후보자들보다 탄탄한 업체도 면세점을 운영하다가 사스라는 외부 충격에 의해 손을 들고 나간 경험이 있다.

업체들이 내세운 공약도 현실성이 떨어진다는 지적도 있다. 일례로 그랜드동대문DF는 패션 관련 상품을 동대문산이 아니면 다루지 않겠다는 상생공약을 내세웠다. 하지만 관광객들을 최대한 끌어모아야 하는 면세점이 동대문산으로만 패션 상품을 채울 경우 경쟁력을 가질 수 있겠냐는 지적이 나온다.

이와 함께 파라다이스와 유진기업의 경우 중소·중견기업군으로 볼 수 있냐는 문제도 제기됐다. 중소·중견기업군에 도전할 수 있는 자격은 자산총액 1조원 미만이다. 유진기업은 2014년 자산총액이 별도 기준으로 9450억원이지만 연결 기준으로는 1조원을 넘는다. 파라다이스의 경우 지주회사인 파라다이스글로벌의 자산총액은 6970억원이지만 계열 주력회사인 파라다이스는 1조6000억원에 달한다. 때문에 다른 경쟁사들로부터 볼멘소리가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면세사업은 백화점과 같은 종합 유통이기 때문에 유통업에 대한 이해가 부족하면 성공하기 힘들다"며 "중소·중견기업군을 보면 유통업을 했다고 하더라도 포기하고 손을 뗀 곳들이거나 유통업에 대해 첫 발을 내딛는 곳이 많기 때문에 누가 이기든 이긴 후가 더 힘들 것"이라고 말했다.


jinebit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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