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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쁘고 밀폐된 방사선실…응급실처럼 메르스 노출 쉬워

삼성서울·건대병원 ‘방사선사’ 1명씩 확진...유독 왜 많나
쉴새없이 많은 환자 엑스레이 촬영...내부 청결 유지도 어려워

(서울=뉴스1) 이영성 기자, 음상준 기자 | 2015-06-21 20:05 송고 | 2015-06-21 23:08 최종수정
중동호흡기증후(메르스) 노출자 진료병원인 서울 은평구서북병원 음압격리병동에서 의료진들이 감염을 막기 위해 엑스레이 장비에 비닐을 씌우고 있다. /뉴스1 © News1 허경 기자
중동호흡기증후(메르스) 노출자 진료병원인 서울 은평구서북병원 음압격리병동에서 의료진들이 감염을 막기 위해 엑스레이 장비에 비닐을 씌우고 있다. /뉴스1 © News1 허경 기자
삼성서울병원과 건국대병원에서 방사선사가 각각 1명씩 메르스 바이러스(중동호흡기증후군)에 노출돼 확진판정을 받고 치료 중이다. 병원 근무자들 중 메르스 감염자는 의사와 간호사를 제외한 의료기사들 중 방사선사가 유일하다.

메르스가 호흡기와 신장에 치명적인 바이러스이다 보니, 메르스에 감염되면 폐쪽부터 문제가 생기는 경우가 많다. 따라서 병원 진료 시 최우선적으로 엑스레이 촬영을 하다 보니 방사선사들이 무방비 상태에서 바이러스에 노출될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다.
특히 영상의학과 방사선실 특유의 밀폐된 구조가 감염 확률을 더 높인다는 분석이다. 또 방사선사는 엑스레이 촬영 직전 환자의 몸을 고정시키면서 접촉할 때가 많다.

환자가 기침을 많이 해 엑스레이 촬영 중 바이러스가 전파되거나, 확진자인 줄 알면서 미리 방어를 해도 밀폐된 영상의학과 엑스레이 촬영장 안에선 비말에 속수무책일 가능성이 높다는 지적이다. 비말이 기기에 묻어 있다면 뒤이어 사용하는 사람이 추가 감염될 수도 있다. 병원마다 환경은 다르지만 대체로 엑스레이 촬영을 받아야 할 환자들이 밀리다 보니 내부 청결 유지도 쉽지 않다.

실제 21일 추가 확진자로 발표된 168번 환자(남, 36)는 지난 6일 건국대병원 응급실에서 76번 환자의 엑스레이 촬영을 한 방사선사이다. 당시만 해도 76번 환자는 당국의 감시 허술로 격리 이탈 상태였고 확진판정도 다음날인 7일 받았다. 건대병원에 내원했을 때 당연히 감염자인 줄 알 수 없었다.
지난 16일 확진판정을 받았던 삼성서울병원 방사선사 162번 환자(남, 33세)의 경우 11일과 12일 72번 환자와 80번 환자, 135번 환자, 137번 환자에게 마찬가지로 엑스레이 촬영을 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72·80번 환자는 이미 7일 확진판정을 받은 상태였고 135·137번 환자는 12일 확진을 받았다. 즉, 이들이 확진자인 줄 알면서도 바이러스에 감염된 것이다.

보건당국은 삼성서울병원의 경우 17일 이전까지는 의료진이 전신을 보호할 수 있는 복장이 아닌 수술복을 입었기 때문에 노출이 있었다고 설명했다. 그 노출을 통해 영상의학과 방사선실 밀폐 구조는 바이러스가 들어있는 비말 접촉을 더 쉽게 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아울러 평택성모병원에서 환자들끼리 서로 접촉했을 가능성이 적은데도 감염 사례들이 나오자 엑스레이 촬영 중 노출됐을 가능성도 제기된 바 있다.

의료계 한 관계자는 “대부분의 병원 방사선실 내부는 상당히 밀폐돼 있고 바쁘다 보니 환자의 상태를 고려할 틈도 없는 게 현실”이라며 “이런 상황이 방사선사가 의료기사들 중 메르스 노출 1순위가 돼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lys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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