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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르스 퇴원' 의사 만나보니…"독감보다 힘들지 않았다"

[일문일답] "조기 진단으로 회복빨라…병원 공개 당연한 일"

(서울=공동취재단) 이영성 기자, 음상준 기자 | 2015-06-08 16:18 송고 | 2015-06-08 18:57 최종수정
8일 퇴원한 메르스 5번째 환자(사진 : 보건복지부 제공). /뉴스1 © News1
8일 퇴원한 메르스 5번째 환자(사진 : 보건복지부 제공). /뉴스1 © News1
메르스 확진자들 중 두 번째 환자가 8일 퇴원했다. 그는 첫 번째 환자가 세 번째로 거쳤던 서울 강동구 소재 365열린서울의원의 의사(남·50세)이다.

5월 17일 첫 번째 환자를 진료한 뒤 5월 25일부터 열 증상 등이 나타나면서 26일 확진판정을 받고 격리 조치됐다. 그리고 14일 만에 퇴원했다. 회복이 빨랐던 이유는 초기 진단을 했기 때문이란 게 그의 설명이다. 증상이 나타나자마자 보건당국에 자신의 상태를 알렸다.
첫 번째 환자에 대한 메르스 진단이 늦었던 게 가장 안타깝다고 생각한다는 그는 병원 공개에 대해선 국민을 위해선 당연한 일이라고 답했다. 8일 공동취재단은 대한의사협회 7층 회의실에서 인터뷰를 진행했다.

-퇴원을 축하한다. 지금 몸 상태는 어떠한가.

▶아무렇지도 않다. 기침만 조금 나온다 .

-입원 전과 동일한 몸 상태인가.

▶현재는 그렇게 느낀다.

-첫 번째 환자 최초 내원 시 상황은.

▶환자가 병원에 올 때(5월 17일) 컨디션이 안 좋았다. 그 전에 우리 병원에 다니던 환자로 잘 알았고, 평택성모병원에 있을 때 차도가 없어서 왔다. 컨디션이 너무 안 좋으니까 엑스레이 찍고, 10분 이상 상담을 했다. 그런데 상태가 너무 안 좋아서 삼성서울병원으로 보냈다.

-상태가 안 좋다는 건 어떤 말인가.

▶엑스레이 상 폐렴 소견이 심했다. 다른 병원에서 치료가 제대로 안 됐을 것이다. 상태 호전이 없어서 우리 병원으로 왔다.

-다른 질병 소견도 예상됐나

▶올 때 처음부터 폐렴, 결핵으로 의심한다고 말하고 왔다.

-처음 메르스 증상 느꼈을 때 어땠나.

▶처음 20일 (첫 번째) 환자가 확진 판정을 받고 연락이 왔다. 그 때 나도 감염 우려가 있는지 증상이 어떤지 세심히 관찰했다. 당시에는 메르스의 전염력 등에 대해 확실한 정보가 없었다. 주의하자는 상태였고 혹시하는 마음에 마스크를 쓰고 진료했다. 2차 환자 발생하는 걸 보고 전염력이 없는 게 아닌 것으로 보여 그 때부터 진료를 안 했다. 대진 선생님이 왔다. 개인적 증상은 전날부터 소화기증상이 나타났다. 더부룩하고 소화가 안 되고 열은 없었다.

-월요일부터 열이 났나.

▶월요일(5월 25일) 저녁부터 열이 났다. 검사를 해봐야겠다고 생각해서 (보건당국에) 연락을 드렸다. 열이 그리 높진 않았고 근육통이 있었다. 어느 정도 메르스 같다는 느낌이 있었고 사실상 증상이 독감보다 심하지 않아 검사할 때도 치료 가능성이 있는 수준이었다. 확진판정을 받았을 때도 증상이 크진 않았다.

그래서 메르스 증상 초기에 바로 치료가 들어가면 심한 증상으로 발전하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열나는 게 있지만, 병 때문인지 약(간염치료 항바이러스제, 인터페론)의 부작용인지 모르겠지만 소화불량 등의 증상도 있었다. 치료 3일, 4일 정도가 힘들었고 심할 때는 열이 40도 가까이 올라갔었다. 5일째부터는 열도 내리고 많이 회복됐었다.

-가장 견디기 힘들었던 증상·통증은.

▶일찍 진단이 돼서 그렇게 힘들지는 않았다. 호흡곤란도 없었다.

-근육통이 있었다고 했는데, 통증 정도를 묘사하면.

▶독감도 걸려 봤는데, 독감이 통증지수가 7이라면 메르스는 3~4 정도로 심하지 않았다. 근육통은 다리쪽이 심했다. 주로 무릎이나 허벅지쪽에 통증이 있었다. 심한 정도는 아니었다.

-격리병상에서 어떤 치료 받았나.

▶격리 병상이라고 해서 치료가 다른 것은 아니다. 치료는 알려진 대로 인터페론(항바이러스제) 주사를 맞고 열날 때 대증 치료하는 수준이었다. 다만 식사를 하는 게 가장 불편했다. 격리입원 3일째부터는 수액을 맞았다.

-식사가 왜 불편했나.

▶식사를 못하게 했다. 속도 불편하고 설사를 하고 그랬다. 제일 불편한 것은 소화기장애였다. 그래서 죽 같은 걸 먹었다. 식사를 못했기 때문에 수액을 맞고 3~4일째에 증상이 좋아져서 식사를 했다.

-가장 괴로웠던 점은.

▶처음에는 치료에 집중하느라 그런 걸 생각하지 못했다. 하지만 아프지 않았을 때부터 괴로웠다. 비치된 텔레비전을 보기도 하고 휴대전화도 갖고 들어갔지만 안에서 밖의 상황을 보는데 잘못된 사실들이 인터넷에 많이 올라왔다. 그걸 대처할 수 없었던 게 가장 갑갑했다.

-잘못된 정보는 무엇인가.

▶(내가) 확진 판정을 받았는데 진료를 했다는 얘기였다. 확진 판정을 받아 격리됐는데 어떻게 진료를 하나. 하지만 그게 다 사실인 것처럼 나와 많이 답답했다.

-입원 기간에 제일 안타까운 것은.

▶첫 번째 환자 진단이 늦었다는 것이다. 바레인을 다녀온 것은 알았지만 메르스에 대해서는 잘 몰랐다. 처음 진단이 너무 늦었고 환자가 너무 힘들었을 것이다. 그 동안 너무 많은 감염자가 발생해 안타깝다. 기본적으로 환자가 기침하면 스스로 마스크를 쓰고 병원에 오는 게 좋겠을 것 같다. 의료진 역시 평소에 열이 나거나 기침하는 환자가 오면 기본적으로 마스크를 착용하는 것이 낫다.

-20일 확진 소식은 어떻게 알았나.

▶질병관리본부로부터 전화를 받았다. 메르스 자체를 몰랐다. 그래서 놀라지도 않았다. 사스와 같은 코로나바이러스라고 얘기해서 그때부터 (나도) 조사를 시작했다.

-완치 환자로서 한 말씀.

▶신종플루 때 많은 분들이 돌아가셨지만 지금 상황이 그때보다 더 심했는지 덜했는지는 모르지만 일단 두려움은 있었다. 신종플루때도 환자들이 많이 무서워했는데 조기 진단하면 별 문제가 없었다. 신종플루는 사실 48시간 내로 치료하면 큰 어려움 없이 치료가 됐다. 메르스도 내 경험을 통해서 신속 진단하고 치료가 시행되면 의료 수준이 높기 때문에 치료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격리는 어떻게 됐나.

▶(25일)아침에 일어나서 연락을 드렸고 한 6시간 만에 입원했다. 해당 병원에서 피검사와 가래검사 하고 다음날 확진판결이 나왔다.

-감염 전 건강 상태는 어땠나.

▶건강했다.

-가족 생각이 났을 것 같은데.

▶가족 걱정이 가장 컸다. 증상이 나타났을 때 떨어져 있어달라고 했다.

-허술한 방역 정책의 피해자다. 아쉬웠던 점은.

▶의료진도 자기 성찰을 해야 할 것 같다. 메르스라는 것에 대해서 무지했었다.

-의료진도 평소 마스크를 써야 할까.

▶독감이 유행할 당시에는 마스크를 쓰고 진료한다. 그런 상황이 아니면 마스크를 쓰고 진료하는 상황은 상상하기 어렵다. 평소 마스크 쓰고 진료하는 의사 봤나. 상대방에 대한 예의도 아닌 것 같다. 하지만 앞으로는 기침과 고열이 있는 환자는 스스로 마스크를 착용할 필요가 있을 것 같고 의료진도 스스로 주의를 해야 한다.

-완치자로서 다른 환자 및 격리자에 대한 조언은.

▶질병에 걸린 뒤 어떻게 할지는 전적으로 의료진과 환자 본인 건강상태가 좌우한다. 이미 질병이 생기기 전 예방적으로 주의해야 한다. 가능한 빨리 증상이 나타나면 진단을 받아야 하고 그 다음에는 의료진에게 맡겨야 한다. 조기 진단이 필수다.

-퇴원 준비를 시작한 때는.

▶가이드라인에 따라 일정 치료 후에 객담검사를 해서 2번 이상 음성 판정이 나와야 완치 판정이 된다. 증상이 없어지고 1주일쯤 지나서 가래검사 한뒤 1차로 음성 판정 받고 다시 이틀 후에 검사한다. 그 결과를 어제(7일) 봤고 오늘 퇴원했다

-병원 근무는 내일부터 진행할 계획인가.

▶한 일주일 더 격리할 계획이다.

-병원 이름이 공개됐다.

▶반드시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병원 측 입장에서는 여러 안 좋은 면이 많지만 어쩔 수 없다.

-운영 타격 있을 텐데.

▶병원은 병원이고 치료는 치료다. 큰 문제없이 메르스가 진정된다면 병원 운영은 다시 회복될 거라고 생각한다.

-소감 한 말씀.

▶메르스에 대해 너무 막연하게 두려움을 갖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다. 제 경험을 통해서 보면 크게 걱정하시지 말고, 빨리 증상이 나타났을 때 진단을 하고 치료하면 큰 문제없이 회복될 거라고 생각한다.




lys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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