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색 본문 바로가기 회사정보 바로가기

‘크림빵 뺑소니’ 피의자 “자수하기 전 자살 생각했었다”

경찰 수사에 압박 느껴… 아내 설득에 자수 결심

(충북ㆍ세종=뉴스1) 송근섭 기자, 남궁형진 기자 | 2015-01-30 10:46 송고 | 2015-01-30 10:51 최종수정


"크림빵 아빠 뺑소니 사망사고" 용의자 허모(37)씨가 30일 충북 청주시 흥덕경찰서에서 유치장으로 이송 중 기자들의 질문을 받고 있다. 용의자 허씨는 지난 29일 밤 경찰에 자수했다. 2015.1.30/뉴스1 © News1 장수영 기자
일명 ‘크림빵 뺑소니’ 사건의 피의자인 허모(37)씨가 지난 29일 경찰에 자수하기 전 스스로 목숨을 끊으려 했던 것으로 밝혀졌다.
사건을 수사 중인 청주흥덕경찰서 박세호 서장은 30일 오전 언론브리핑에서 “피의자가 경찰 수사에 압박을 느껴 상당한 심적 부담감을 느꼈던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박 서장은 “전날 용의차량을 특정한 후 천안의 한 공업사에서 차량 부품을 구입한 사실을 확인, 카드사를 통해 인적사항을 파악하고 용의자에게 연락을 취했었다”며 “당시 용의자의 휴대전화는 전원이 꺼진 상태였다”고 설명했다.

경찰에 따르면 당시 허씨는 카드사에서 전화가 오자 경찰이 자신을 쫓는다는 사실을 알고 수면제와 소주를 사 청주의 한 야산에 올라갔다.

휴대전화를 끈 채 한동안 고민하던 허씨는 스스로 목숨을 끊기보다 경찰에 상황설명이라도 해야겠다고 생각했다.
허씨가 휴대전화 전원을 다시 켠지 얼마 지나지 않아 아내로부터 전화가 걸려왔고, “경찰에 이미 다 이야기를 했다. 자수하라”는 설득에 자수를 결정했다.

당시 아내는 경찰에 “아이가 2명이나 있는데 남편이 스스로 목숨을 끊을까 두렵다”며 남편을 함께 설득해 줄 것을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죄책감과 두려움에 사로잡혀 있던 허씨는 결국 10여시간이 지난 29일 오후 11시 8분께 아내와 함께 청주흥덕서를 찾아 자수했다.

국민적 공분을 샀던 ‘크림빵 뺑소니’ 사건의 용의자를 그렇게 19일만에 모습을 드러냈다.

경찰은 30일 허씨에 대해 특가법상 도주차량 등 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할 예정이다.

앞서 경찰은 30일 사고현장 주변에서 추가로 확보된 CCTV 영상을 시간대 별로 분석한 결과 지금껏 유력한 용의차량으로 지목된 BMW5가 아닌 윈스톰 차량이 유력한 용의차량으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또 경찰의 이 같은 발표가 언론 등에 보도된 이날 오후 7시께 “남편이 용의자 같다”는 한 여성의 신고가 경찰에 접수되면서 용의자 확보에 급물살을 탔다.

이 여성은 경찰에 “사고 당일 남편이 사고를 낸 것 같다고 말했지만 술에 취해 자세한 내용을 기억 못하고 있다"며 ”남편을 설득해 자수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경찰은 용의차량이 윈스톰으로 특정된 뒤 차량부품업체와 수리업체 등에 대해 수사를 벌이던 중 허씨가 지난 24일 차량 부품을 구입한 사실을 확인했다.

또 이날 제보전화를 통해 확인된 용의자의 이름이 앞서 부품을 구입한 허씨와 일치하는 것을 확인하고 유력한 용의자로 특정했다.

제보를 받은 경찰이 연락을 취해도 받지 않았던 허씨는 갑자기 경찰서를 찾아 자수 의사를 밝혔다.

허씨의 자수 소식을 듣고 경찰서를 찾은 피해자 아버지는 “가해자가 자수하길 계속 빌었다”며 “선택을 잘 했다”고 말했다.

이어 “세상을 살다보면 실수도 할 수 있고 순간 판단을 잘못할 수도 있다”며 “자수를 했다니 반가웠다”고 덧붙였다.

한편 지난 10일 오전 1시30분께 청주시 흥덕구 무심서로 아일공업사 앞에서 길을 건너던 강모(29)씨가 뺑소니 차량에 치여 숨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특히 강씨가 사범대학 졸업 뒤 생업을 위해 화물차 기사 일을 해왔고 출산을 3개월 가량 앞둔 아내에게 줄 크림빵을 들고 귀가 중 사고를 당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주변의 안타까움을 샀다.

이 같은 사실이 알려지면서 인터넷 등을 중심으로 차량과 용의자를 찾는 움직임이 일기도 했으며 사고 당시 상황과 도주로 등을 추측하기도 했다.


songks85@

이런 일&저런 일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