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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美보잉, 18조원 차기전투기 KF-X 사업 '불참'

당초 대한항공과 컨소시엄 구성해 참여 예정이었다가 돌연 태도바꿔

(서울=뉴스1) 류종은 기자 | 2015-01-22 12:05 송고 | 2015-11-10 15:24 최종수정
© 로이터=뉴스1 2014.05.22/뉴스1 © News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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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한공과 손잡고 '한국형 차기전투기'(KF-X) 사업에 참여하기로 했던 미국 항공기 제작사 보잉이 돌연 사업참여를 철회했다. '땅콩 회항' 사건이후 대한항공에 대한 여론이 악화된 것도 보잉이 사업철회를 결정한 요인 중 하나로 꼽히고 있다.
22일 항공 및 군수업계에 따르면 보잉은 18조원에 달하는 KF-X 사업에 참여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보잉은 대한항공과 컨소시엄을 구성하면 KF-X 사업을 수주하기 어렵다고 판단한 것으로 전해졌다.

KF-X 사업은 현재 공군주력기인 KF-16보다 우수한 미들급 4.5세대 전투기 120대를 양산하는 프로젝트다. 개발비 8조67000억원, 양산비 9조6000억원 등 총 18조원의 예산이 투입될 예정이다. KF-X는 노후된 F-4와 F-5 전투기를 대체하게 되는데, 사양은 1만80000파운드급 쌍발엔진을 장착하고 최고속도가 마하 1.97 이상이 될 전망이다. 정부는 2025년까지 실전배치를 목표로 하고 있다.

보잉은 당초 대한항공과 컨소시엄을 구성하고 쌍발 전투기인 'F/A-18 슈퍼 호넷'을 대한항공이 라이센스 생산하는 방식으로  KF-X 사업에 참여할 계획이었다. 업계에서는 2025년까지 실전배치하는 일정을 맞추려면 기존 기체를 기반으로 개량하는 방식이 유리할 것으로 보고 있다. 또 보잉은 KF-X에 전폭적인 기술이전도 제공한다는 방침이었다. 차세대 전투기(F-X) 사업을 따낸 '록히드마틴'이 핵심기술을 이전하지 않는 것과 비교하면 파격적인 제안이었다.

그러나 방산업계에서는 보잉의 F/A-18 슈퍼 호넷 기체를 KF-X 기체로 활용하는데 부정적인 견해를 보였다. KF-X 사업이 국산 차세대 전투기를 개발하는 것이 목적인데, F/A-18 슈퍼 호넷을 기반으로 제작하면 기체에서 항법장비 기술 개발의 기회를 잃을 수 있다는 것이다. 또 F/A-18 슈퍼 호넷은 1999년 도입된 기체로 한국산 차세대 전투기에 적합하지 않다는 비판도 나왔다.
업계 한 관계자는 "한국형 차세대 전투기를 만들기 위해서는 에이사(AESA) 레이더, 임무형 컴퓨터, 무장 등을 우리 손으로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며 "보잉으로부터 기술이전을 하게 되면 시간을 단축시킬 수는 있지만 전투기 국산화라는 본래의 취지에 맞지 않게 된다"고 지적했다.

'땅콩 회항' 사건도 보잉이 사업불참을 결정하게 된 요인으로 꼽히고 있다. '땅콩 회항'은 지난해 12월 미국 뉴욕 JKF국제공항에서 조현아 전(前) 대한항공 부사장이 일등석에 땅콩서비스 방식을 문제삼아 이륙준비중인 항공기를 돌려세워 사무장 기장을 내리게 해서 사회적으로 큰 물의를 일으킨 사건이었다. 이 일로 대한항공은 아직까지 여론의 뭇매를 맞고 있다. 보잉이 KF-X 사업에서 불리한 입장에 놓은 대한항공과 컨소시엄을 구성하는데 부담을 느꼈을 가능성도 없지 않다는 게 업계의 해석이다.

게다가 지난해 차세대 전투기(F-X) 사업에서 정부가 록히드마틴의 'F-35'를 선정하면서 패배한데 따른 여파도 이번 사업불참 결정에 영향을 준 것으로 보고 있다. 보잉은 현재 1조4000억원이 투입되는 공중급유기 사업권에 집중한다는 방침을 세운 것으로 전해졌다.

보잉 관계자는 "KF-X 사업입찰 참여에 대한 이야기는 아직 아무것도 말할 수 없는 상태"라며 "입찰이 마감되면 자연스럽게 알 수 있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대한항공도 KF-X 사업에 대해 "아무 것도 말할 수 없는 입장"이라고 했다. 

보잉이 KF-X 사업입찰에 참여하지 않으면 한국항공우주산업(KAI)이 선정될 가능성이 높다. KAI는 기본훈련기 KT-1와 고등훈련기 T-50, 경공격기 FA-50을 개발하면서 항공기 개발에서 앞선 경험을 내세우고 있다. 이들 항공기를 개발하면서 기술과 경험을 쌓아왔다.

한편 방사청은 지난해 12월 19일 방사청은 지난해 12월 19일 KF-X 사업 입찰공고를 냈다. 입찰 마감은 오는 2월 9일 오전 10시까지다.


rje3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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