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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니 졸업식에 동생 빈자리만…'눈물바다'된 단원고

`세월호 참사' 아픔 딛고 505명 졸업…유가족들 "당당하게 살아라" 응원의 박수

(안산=뉴스1) 이동희 기자 | 2015-01-09 13:46 송고 | 2015-01-09 15:00 최종수정
9일 오전 경기 안산시 단원고에서 열린 졸업식에서 졸업생들이 세월호참사 희생자들에 대한 추모의 묵념을 하고 있다. 2015.1.9/뉴스1 © News1 이재명 기자
9일 오전 경기 안산시 단원고에서 열린 졸업식에서 졸업생들이 세월호참사 희생자들에 대한 추모의 묵념을 하고 있다. 2015.1.9/뉴스1 © News1 이재명 기자
"해매다 그날이 되면  학생들의 넋을 추모하고 참회하는 길을 걷겠습니다."

    

안산 단원교등학교는 9일 오전 10시30분 단원관에서 졸업생과 1~2학년 재학생, 교사, 학부모, 세월호  유가족 등 10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제8회 졸업식을 열었다. 이날 단원고 3학년 학생 505명이 졸업했다.

    

졸업식은 세월호 희생자를 위한 묵념에 이은 생존한 2학년 여학생들의 노래 공연으로 문을 열었다.

    

2학년 여학생들은 졸업하는 선배들을 위해 이선희의 `인연'과 뮤지컬 그리스의 '위 고 투게더(We go together)'를 합창했다. 학생들은 노래를 부른 뒤 하늘나라로 간 친구들이 생각나는 듯 눈시울을 붉혔다.

    

단원고 2학년 최민지 양은 송사를 통해 "만발한 벚꽃나무에서 사진을 찍던 봄, 모두가 슬픔에 주저앉았던 그 봄을 굳건하고 듬직한 선배들이 있었기에 견뎌낼 수 있었다"며 "선배들의 빈 자리를 채워가야 한다고 생각하니 두려움과 걱정이 앞서지만 부끄럽지 않은 후배가 되겠다"고 다짐했다.

    

최양은 송사를 하던 중간 중간에 말을 잇지 못했고 졸업식에 참석한 재학생, 교사, 학부모, 세월호 유가족들은 흘러 내리는 눈물을 연신 닦아내며 응원의 박수를 보냈다. 

    

졸업생 대표 오규원 군은 답사에서 "고교 3년은 우리의 몸과 마음을 성숙하게 하고 사회로 첫 발걸음을 내딛기 위한 준비 과정이었다"며 “우리들이 이 자리에 설 수 있게 된 이유는 선생님의 은혜, 부모님의 사랑, 함께 울고 웃으며 지낸 친구들, 힘든 시기를 잘 이겨 내준 후배들이 있었기 때문"이라고 했다.

   

9일 오전 경기 안산시 단원고에서 열린 졸업식에서 졸업생들이 재학생의 송사를 들으며 눈물을 훔치고 있다. 2014.1.9/뉴스1 © News1 이재명 기자
9일 오전 경기 안산시 단원고에서 열린 졸업식에서 졸업생들이 재학생의 송사를 들으며 눈물을 훔치고 있다. 2014.1.9/뉴스1 © News1 이재명 기자

세월호라는 꼬리표에 신경쓰지 말고 강하고 담대하게 생활하라는 당부도 있었다.

    

졸업생 박혜원 양의 어머니 임선미(50)씨는 "2학년 2반 혜선이가 언니 졸업식에 참석했으면 좋았을 텐데 오지 못했다"며 "대학특례 입학이 오히려 덫이 될 수 있지만 아이들의 죽음이 헛되지 않도록 단원고를 명문학교로 만들어 달라"고 했다.

    

박혜선 양은 안타깝게도 4·16세월호 참사 때 희생됐다.

    

추교영 단원고 교장은 "단원고가 여러분의 모교인 것처럼 유명을 달리한 2학년 학생 250명은 여러분의 동생이며 단원고의 아이들"이라며 "선생님, 우리 어른들은 해마다 그날이 오면 추모와 참회의 길을 걸어 갈 것이니 여러분도 동참해 달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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