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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버 모바일' 닻 올렸다…본부·직급 폐지해 '가볍게'

의사결정단계 줄이고 신규사업하는 '셀' 조직강화...모바일 시장대응 차원

(서울=뉴스1) 서영준 기자 | 2015-01-06 20:18 송고 | 2015-01-07 20:08 최종수정
경기도 분당에 위치한 네이버 사옥
경기도 분당에 위치한 네이버 사옥 "그린팩토리" 전경 © News1


네이버가 6일 모바일 시장에 발빠르게 대응하기 위해 본부제를 폐지하는 조직개편을 단행했다. 본부제가 폐지되면서 기존의 '본부-센터-실'로 이어지는 3단계 의사결정 구조는 '센터-실' 2단계로 줄어든다. 한마디로 3단계씩 거쳐야 결정되는 일이 2단계만 거쳐도 결정되게 조직 의사결정 구조를 줄여버렸다. 결정권은 16개 센터가 쥐게 됐다.
4개 본부가 폐지되면서 '셀' 조직이 대폭 강화됐다. 이번에 8개로 늘어난 '셀'은 웹툰과 전자결제 등 주로 신규사업을 담당하며, '센터-실'이라는 의사결정 단계를 거치지 않고 독립적인 의사결정이 가능하도록 했다. 테스크포스(TF)팀도 9개가 꾸려졌다. 조직의 유연성을 위해 구성되는 TF는 네이버의 핵심사업인 검색과 모바일 영역에서 프로젝트 단위로 업무를 진행한다. 

조직원 스스로 업무에 대한 책임감을 갖게 하기 위해 '직급'도 폐지했다. 네이버는 이에 대해 "각 조직의 규모는 천차만별"이라며 "14명으로 된 조직도 있고 173명이 속한 조직도 있지만 실행력을 높이기 위해 직급제를 없앤 것"이라고 설명했다. 직급을 없애면 그만큼 업무에 대한 책임감이 높아지고, 이로 인해 좀더 신속하고 유연하게 움직일 수 있을 것이라는 계산이다.

네이버의 이번 조직개편은 위기의식에서 비롯된 것으로 풀이된다. PC포털 시장에서 네이버의 성장성은 이미 정점에 다다랐다는 게 대체적인 분석이다. 실제로 네이버는 지난해 국내시장 매출비중이 꾸준히 하락했다. 지난해 3분기 7000억원의 매출 가운데 국내매출은 4692억원으로 전체의 67% 수준이다. 지난해 1분기 72% 비중에서 지속적으로 하락 추세다. 국내시장 매출규모도 2013년 2분기 5235억원을 기록한 이후 같은해 3분기 4205억원, 4분기 4669억원, 2014년 1분기 4568억원, 2분기 4813억원 등으로 정체 상태다.

PC포털 중심 서비스에 주로 매출을 올리던 네이버는 스마트폰 대중화로 모바일 시장이 급격히 커지면서 위기를 맞을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한국인터넷진흥원이 발표한 '2014년 모바일인터넷이용실태조사'에 따르면 우리나라 사람들이 스마트폰은 하루평균 2시간51분을 이용하는 반면 PC는 하루에 48분 정도 이용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2009년 하루 200만명 수준이었던 네이버 모바일웹 접속자가 지난해 8월 2300만명으로 증가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모바일로 이동하는 이용자들에 발맞춰 네이버가 하루빨리 모바일로 사업중심축을 옮기지 않으면 안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사실 현재 네이버의 성장을 견인하고 있는 것은 모바일 메신저 '라인'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2013년 1분기 673억원에 불과하던 라인의 매출액은 지난해 1분기 1453억원으로 늘었다. 이어 2분기에는 1832억원, 3분기 2085억원 등 꾸준히 증가했다. 라인의 성장에 힘입어 네이버는 지난해 3분기 7000억원의 매출을 거둘 수 있게 됐다. 7000억원 가운데 국내시장에서 벌어들인 매출은 67% 정도였다. 네이버 관계자는 "지난해 3분기 국내매출이 줄어든 것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있다"며 "내부적으로도 안심할 수 없는 상황이라는 데 인식을 공유하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해 10월 1일 합병법인으로 출범한 다음카카오도 네이버가 의식할 수밖에 없다. PC포털 시장에서 점유율 20%로 네이버에게 상대도 되지 않던 다음이 카카오와 합병하면서 '모바일 시장'으로 방향을 완전히 틀면서 네이버를 긴장시키고 있다. 실제로 다음카카오는 카카오뱅크, 월렛뱅크, 카카오택시 등 카카오톡 기반의 다양한 모바일 서비스로 영토확장을 하고 있다. 이를 의식한듯 이해진 네이버 의장은 전사원들에게 위기의식을 강조하기도 했다. 이 의장은 최근 네이버 임원 워크숍에서 "PC에 안주하지 마라"며 "모바일에서 네이버는 아무 것도 아니다"라는 발언이 네이버의 현주소를 대변해주고 있는 셈이다.

네이버 관계자는 "모바일에서 네이버가 대응을 잘하고 있는 것처럼 보이지만 라인이 잘하고 있는 것"이라며 "네이버만 따로 보면 웹툰이나 밴드 등 몇몇 서비스를 제외하고는 대응이 늦은 것이 아니냐는 반성들이 꾸준히 제기되고 있다"고 했다. 업계 한 관계자는 "네이버의 이번 조직개편은 신속한 의사결정 구조로 모바일 시장에 민첩하게 대응하려는 의도"라며 "PC에서 모바일로 급속하게 옮겨가고 있는 환경변화에 유연하게 대처하고 라인에 대한 의존도를 낮추기 위한 선택"이라고 분석했다.


syj@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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