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색 본문 바로가기 회사정보 바로가기
> 정치 >

특전사 2명 훈련중 사망..."살려달라"외쳤지만 간과

올해 처음 미국에서 도입...밀폐용기 쓰고 결박

(서울=뉴스1) 배상은 기자 | 2014-09-03 20:44 송고 | 2014-09-03 20:46 최종수정
나승용 육군본부 홍보문화과장이 3일 대전시 국군대전병원에서 증평 제13공수특전여단 예하부대에서 포로체험 훈련 중 발생한 사고 브리핑을 하고 있다. 지난 2일 밤 충북 증평군 13공수특전여단에서 포로결박 훈련중이던 하사 2명이 숨지고 1명이 다치는 사고가 발생했다. 2014.9.3/뉴스1 © News1 장수영 기자
나승용 육군본부 홍보문화과장이 3일 대전시 국군대전병원에서 증평 제13공수특전여단 예하부대에서 포로체험 훈련 중 발생한 사고 브리핑을 하고 있다. 지난 2일 밤 충북 증평군 13공수특전여단에서 포로결박 훈련중이던 하사 2명이 숨지고 1명이 다치는 사고가 발생했다. 2014.9.3/뉴스1 © News1 장수영 기자

특전사 2명의 목숨을 앗아간 포로체험훈련 과정에서 숨진 부대원들은 당시 "살려달라"고 외쳤으나 당시 교관들은 이를 훈련상황으로 이해하고 간과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또 올해 처음 도입돼 실시된 훈련임에도 비상 상황 발생시 대처 요령을 기록한 매뉴얼조차 마련되지 않은 상태에서 훈련을 강행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전사 정훈계획장교 안중모 중령은 3일 대전국군병원에서 실시한 브리핑에서 이번 훈련과 관련 비상 상황에 대처하는 별도의 매뉴얼은 마련되지 않은 상태였다고 말했다.
포로체험훈련은 미국 외에 영국, 호주 등의 특수전 부대에서도 실시하는 훈련으로 고도의 위험을 동반해 외국에서도 훈련 도중 사망 사고가 발생한 적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결과적으로 이번 사고는 고위험의 훈련을 별다른 안전 대책도 마련하지 않은 채 무리하게 진행했다는 비판을 면하기 어려워 보인다.

다만 안 중령은 "미 특전사에서 시행하는 훈련을 실전감 있게 준비해 시행하기 위해 올 4월부터 프로그램을 만들고 유관기관의 도움을 받는 등 준비를 철저히 했다"며 "본격적인 시행을 앞두고 처음 실시한 훈련에서 사고가 발생해 안타깝다"고 말했다. 
육군에 따르면 2일 오후 10시 40분께 발생한 사고로 특전사 대원인 이모(23) 하사와 조모(21) 하사가 숨지고, 전모(23) 하사가 부상했다.

숨진 부대원들은 부대 내 모의훈련장에서 5인 1조로 '포로체험' 훈련을 받던 중 의식을 잃고 쓰러져 곧 병원으로 이송됐으나 끝내 숨졌다. 병원 측은 이들의 사인을 질식사로 추정했다. 병원 측이 확인한 사망시간은 이 하사가 오후 11시15분, 조 하사가 11시24분이다.

이들이 받던 훈련은 적군에게 포로로 잡혔을 경우에 대비, 대응 능력을 키우기 위한 목적으로 무릎이 꿇린 상태에서 얼굴에는 두건이 씌워지고 양팔은 뒤로 결박당한 채 1시간 이상 참아내는 극기훈련이다.

훈련에 참여한 부대원들은 손과 발을 포박당한 채 방수처리가 된 폴리에스테르 재질의 검은 두건을 쓰고 독방에 감금돼 포로로 잡힌 상황의 공포를 체험하게 된다.

숨진 이모(23)·조모(21) 하사는 훈련 도중 소리를 질러 고통을 호소했었다고 한다.

야간 훈련이 시작되고 1시간이 지난 오후 10시께 이모·조모 하사로부터 '살려달라'는 외침이 들렸지만 이를 들은 훈련 통제관과 지원요원들은 훈련상황으로 생각해 간과했던 것으로 밝혀졌다.

훈련 통제관이 '뭔가 잘못되고 있다'고 인지한 시점은 훈련 시작 1시간 40분만이다. 전 하사의 고함 소리에 통제관이 확인에 들어갔고 의식이 혼미한 전 하사를 구급차에 실어 병원으로 보냈다.

하지만 이 하사와 조 하사는 이미 의식을 잃은 상태였다고 군 관계자는 말했다.

특전사 관계자는 이번 훈련에 대해 "과거에도 유사한 훈련이 있었지만 중단됐던 것을 올해 처음 다시 도입한 것"이라며 "오는 15일부터 실시될 본 훈련을 위한 예행훈련 차원"이라고 설명했다.

앞서 주간에도 오전 8시20분부터 11시까지 2시간40분 정도 같은 내용의 훈련이 진행돼 사고없이 끝마쳤고 오후 9시부터 야간 훈련을 진행하던 중 사고가 발생했다는 것이다.

다만 주간에는 두건의 끈은 조이지 않았으나 야간 훈련에는 훈련의 강도를 높이는 차원에서 끈을 조인 것으로 전해졌다.

특전사 관계자는 "지난 4월 훈련 임무 지시를 받고 외국 자료와 국내 유관기관의 자료를 종합하고 우수 교관을 선발하는 등 나름 교육 준비를 해왔다"며 "훈련 통제과정에서 어떤 문제가 있었는지 철저히 확인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군 당국은 일단 훈련을 중지하고 사고 원인을 철저히 조사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baebae@

이런 일&저런 일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