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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주노동자 "캄보디아 유혈진압, 훈센총리 사퇴해야"

12일 보신각집회 "유엔 나서서 캄보디아 문제 해결하라"
민주노총 "국제 공동조사단 참여, 진상조사하겠다"

(서울=뉴스1) 홍우람 기자 | 2014-01-12 04:18 송고
이주공동행동과 국내 체류 중인 캄보디아를 비롯한 각국 노동자들이 12일 캄보디아 치안당국이 최저임금시위를 벌인 의류공장 노동자 시위대를 유혈진압한 것을 규탄하는 집회를 열고 있다. © News1 민경석 기자


한국에서 일하는 각국 이주노동자들이 모여 캄보디아 노동자 파업 유혈진압 사태에 대해 규탄의 목소리를 높였다.
각국 이주노동자들이 참여한 '이주공동행동'과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은 12일 오전 11시쯤 서울 종로구 보신각 앞에서 집회를 열어 지난 3일 캄보디아 노동자 파업 유혈진압 사태에 대해 캄보디아와 한국 정부가 책임지라고 촉구했다.

이날 집회에 참여한 이주노동자 500여명(경찰 추산)은 '노동권을 보장하라(Respect Labour Rights)', '훈센 총리 하야하라(Hun Sen Must Step Down)', '캄보디아에서 더이상 죽음은 안된다(No More Killing in Cambodia)' 등 손피켓을 들고 나섰다.

이들은 28년간 집권해온 훈센 총리가 이번 사태의 책임을 지고 퇴진할 것을 요구하고 국제연합(UN)과 국제형사재판소(ICC)가 문제 해결에 나서달라고 촉구했다.
유기수 민주노총 사무총장은 "세계의 여러 언론들이 캄보디아 주재 한국대사관과 한국 기업들이 캄보디아 노동자 유혈진압에 연루돼 있다고 보도하고 있는데도 우리 정부와 기업들은 발뺌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동남아시아와 아시아, 전 세계에서 민주주의가 파괴되고 노동자에 대한 탄압이 가속화하고 있다"며 "한국 노동자뿐만 아니라 캄보디아, 필리핀, 인도네시아 그리고 전 세계 노동자들이 뭉쳐 싸워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또 "이번 사태에 대해 민주노총은 절대 좌시하지 않겠다"며 "다음주 캄보디아 현지에 파견되는 국제 공동조사단에 민주노총도 함께 참여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한국에 온 지 20년째인 소모뚜(39) 버마행동한국재단 총무는 "한국기업들이 한국노동자뿐 아니라 캄보디아, 미얀마 등의 이주노동자들도 착취하고 있다"며 "캄보디아 유혈진압 문제는 모든 노동자들의 문제다. 함께 뭉쳐서 싸우자"고 말했다.

한국에 온 지 7년이 됐다는 캄보디아 출신 주부 바시렛(30)은 이날 7살 난 딸의 손을 잡고 집회현장에 나섰다. 바시렛은 처음 고향 캄보디아 소식을 들었을 때를 언급하며 "죽은 사람들이 너무 불쌍해 아무 말도 안 나왔다"고 말끝을 흐렸다.

이어 "캄보디아 노동자들이 지금 받는 70, 80달러 임금으로는 먹고 사는 것도 힘든데 총을 쏘다니 너무 불쌍하다"며 "훈센 총리는 이제 그만 하야하고 유엔이 나서 캄보디아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앞서 캄보디아 의류노동자들은 지난해 12월 말부터 현재 80달러인 최저임금을 2배 수준인 160달러로 올려달라고 요구하며 파업을 벌여왔다.

이에 따라 캄보디아 정부가 의류노동자들의 최저임금 인상시위를 무장경찰과 공수여단을 투입해 진압하면서 적어도 5명이 사망했다고 알려졌다.

이와 관련해 캄보디아 주재 한국대사관이 한국업체 보호 공문을 발송해 유혈진압을 부추겼다는 의혹이 제기되면서 논란이 되고 있다.

이날 집회참가자들은 보신각 앞에서 집회를 마무리한 후 오후 1시쯤 시청광장까지 행진할 예정이다.


hong87@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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