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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 대중문화계 의외의 10대 사건 (상)

방송·가요·영화계 올해 행보

(서울=뉴스1) | 2013-12-24 20:59 송고 | 2013-12-25 02:52 최종수정
편집자주 전국 대학 교수들이 뽑은 올해의 사자성어는 '도행역시(倒行逆施)'다. 도행역시는 순리를 거슬러 일을 억지로 한다는 뜻이다. 정해진 순리가 없기에 거스를 일도 없지만 2013년 대중문화계에는 예상되는 길에서 벗어난 의외의 10가지 사건들이 있었다.

△'지키는 남자'들의 예능 선전 △돌아온 조용필과 새로운 엑소의 활약 △허를 찌른 시청률 톱 드라마 △ 종편 JTBC 사장이 된 손석희 △가요계 휩쓴 힙합 열풍 △김조광수 감독의 국내 최초 공개 동성 결혼 △시작은 창대했으나 끝은 미약했던 표절 논란 △바람 잘 날 없던 연예가 △비지상파 채널의 약진 △개봉 방해에도 최초 2억 관객 넘은 영화계 등이 그것이다.
MBC 일요 예능프로그램 '일밤'의 '아빠! 어디가?'(위)와 '진짜 사나이' 사진(MBC 제공). © News1

①'지키는 남자'들의 예능 선전
계속되는 경제 위기에도 난맥상인 정치판은 대중을 안녕하지 못하게 했다. 사회적·심리적 안전판이 마련돼 있지 않은 상황에서 시청자들은 가정 혹은 국가를 '지키는' 남자들을 예능 프로그램에서 찾았다.

올해 화려하게 부활한 '일밤'의 뒤에는 아빠와 군인이 있었다. 다섯 아빠와 아이들의 여행기를 그린 '아빠! 어디가?'와 연예인들의 생생 입대기 '진짜 사나이'가 그 주인공이다. 지난 1월6일 첫 방송된 '아빠! 어디가?'와 4월14일 시작된 '진짜 사나이'는 '일밤'을 기어이 동시간대 시청률 1위에 올렸다.

그 결과 KBS 2TV '해피선데이-슈퍼맨이 돌아왔다'·파일럿 '스타 베이비시터-날 보러 와요', 내년 1월 방송 예정인 SBS '오 마이 베이비' 등 아빠 혹은 할아버지와 아이들이 등장하는 예능 프로그램들이 우후죽순 등장했다. 연예인들이 각각 소방관과 경찰에 도전하는 SBS '심장이 뛴다'와 KBS 2TV 파일럿 '근무중 이상무'는 '지키는 남자들'을 다룬 관찰 예능이었다.
가수 조용필(왼쪽)과 그룹 엑소(엑소=SM엔터테인먼트 제공). © News1


②돌아온 조용필과 새로운 엑소의 활약

'가왕'은 명불허전이었다. 돌아온 조용필은 10년 만에 발표한 정규 19집 앨범으로 건재함을 과시했다. 선공개곡 '바운스'와 랩 피처링까지 넣은 타이틀곡 '헬로'는 젊은 세대들까지 아우르며 조용필을 다시 한번 온세대에 각인시켰다.

조용필은 온라인 음원 순위를 장악한 것은 물론 '바운스'로 23년 만에 지상파 가요 프로그램에서 1위에 오르기까지 했다. 19집은 발매 한달여 만에 20만장을 팔아치웠다.

선배 못지 않은 후배의 활약도 있었다. 지난해 데뷔한 12인조 그룹 엑소는 정규 1집 앨범(한국어·중국어·재발매판 포함) 판매량 100만장 돌파를 눈앞에 두고 있다. 음반 판매량 100만장 돌파는 2001년 김건모 7집, 지오디 4집 이후 12년 만이다. 해당 앨범을 발표한 지 3개월 만인 지난 9월 70만장을 넘게 판 것 역시 12년 만의 일이었다.

'늑대와 미녀', '으르렁'으로 활발한 활동을 펼친 엑소는 '2013 엠넷 아시안 뮤직 어워드'에서도 '올해의 앨범상'을 받으며 대세임을 증명했다. 이들이 최근 발표한 겨울 특별 앨범 '12월의 기적' 역시 선주문 수량만 40만장을 기록하며 여전한 인기를 과시 중이다.

③허를 찌른 시청률 톱 드라마

잘 짜인 대본과 배우들의 호연에 힘입어 예상을 훨씬 뛰어넘고 성공한 드라마들이 있다. SBS '너의 목소리가 들려', KBS 2TV '비밀', tvN '나인' 등이 대표적이다.

'너의 목소리가 들려'는 예정된 드라마가 불발되는 바람에 대체 편성됐으나 국선전담변호사와 초능력 소년의 사랑이라는 독특한 소재를 다루며 법정 로맨스 판타지 드라마라는 새로운 장르를 훌륭하게 소화했다. 이보영, 이종석, 이다희, 윤상현, 정웅인 등 배우들 역시 재발견하게 한 이 드라마의 자체 최고 시청률은 24.1%(16회)였다. 연초 '내 딸 서영이'로 '시청률 여왕'이 된 이보영의 저력이 또 한번 드러난 순간이었다.

사랑하는 연인을 죽인 여자와 사랑에 빠지는 내용을 다룬 '비밀'은 정통 멜로에 미스터리 추리 서사를 넣어 시청자들이 눈을 뗄 수 없게 만들었다. 작품성을 높인 연출과 황정음, 지성의 열연은 '비밀'이 화려한 하이틴 드라마였던 경쟁작 SBS '상속자들'을 앞서게 했다.

이진욱, 조윤희 주연의 타임슬립 판타지 멜로 드라마 '나인'은 색다르고 쫀쫀한 구성으로 시청자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대중성과 작품성이라는 두마리 토끼를 잡은 '나인'은 미국에서 다시 만들어져 방영된다는 희소식을 알리기도 했다.

종합편성채널 JTBC '뉴스 9' 앵커를 맡은 손석희 보도담당 사장(JTBC 제공). © News1


④종편 JTBC 사장이 된 손석희

계속해서 그 자리를 지킬 것 같던 손석희 앵커가 MBC를 떠났다. 손 앵커는 13년간 진행한 MBC 표준FM '시선집중'을 울먹이며 하차했고 종합편성채널 JTBC 보도담당 사장이 됐다. 각종 여론조사에서 '가장 신뢰하는 언론인' 1위에 선정되던 손 앵커가 보수 편향적 보도로 비판받은 종편채널을 선택한 데 대해 사회각계의 갑론을박도 이어졌다.

그러나 그는 '시선집중' 마지막 방송에서 "정론의 저널리즘"을 약속했고 이를 지키려 노력 중이다. 손 앵커는 '뉴스 9'의 진행을 맡아 전문가 인터뷰, 심층취재를 강화하는 등 개편과 혁신에 적극적으로 나섰고 첫 방송에서 "오직 진실만을"을 강조하며 공정한 보도에 대한 기대감을 심어줬다.

그러나 최근 그의 행보에 위기가 생겼다. 반론권 보장과 전문가 의견 청취를 위해 초대한 인물들과 함께한 통합진보당 해산 심판 청구 보도가 공정성과 객관성을 위반했다는 이유로 방송통신심의위원회로부터 최근 중징계를 받았기 때문이다. 이에 중앙일보·JTBC 공정보도위원회는 방통심의위의 결정를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을 밝힌 상태다.

힙합 그룹 다이나믹듀오는 지난 7월13일 MBC '쇼! 음악중심'에서 1위로 선정됐다(MBC 제공). © News1


⑤가요계 휩쓴 힙합 열풍

2013년은 힙합 그룹 다이나믹듀오가 2000년 씨비매스로 데뷔한 지 13년 만에 지상파 가요 프로그램 정상을 차지한 해였다. Mnet '쇼미더머니2'에서 화제를 모은 매드클라운 역시 데뷔 후 최초로 가요 프로그램 트로피를 손에 쥐었다.

조용필의 노래에 랩 피처링을 한 버벌진트, 음원 강자 긱스, 배치기, 산이와 범키 등은 꾸준한 인기로 힙합이란 장르에 대중이 귀를 기울이게 했다. 힙합 1세대 타이거JK, 조PD, 감성 랩퍼 키비 등도 신곡으로 존재감을 드러냈다.

지난 여름에는 날씨보다 더 뜨거운 디스(Disrespect의 약어, 깎아내리다) 대란도 있었다. 랩퍼 스윙스, 그룹 슈프림팀 전 멤버 이센스와 사이먼디, 다이나믹듀오의 개코 등은 서로에 관한 폭로를 노래로 만들어 힙합계를 달궜다.


girin@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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