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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14년 생' 문인 재조명, 김광균·이용악·김사량…

'탄생 100주년 문학인 기념문학제'

(서울=뉴스1) 양은하 기자 | 2014-04-22 07:34 송고
소설가 김사량(왼쪽 상단부터 시계방향),시인 이용악, 시인 장만영, 소설가 유항림(대산문화재단 제공).© News1

한국작가회의(이사장 이시영)와 대산문화재단(이사장 신창재)은 1914년에 태어나 캄캄했던 1930년대에 20대 청춘을 보낸 문인들을 기리는 문학제를 개최한다.
곽효환 대산문화재단 사무국장은 22일 서울 중구에서 열린 '2014 탄생 100주년 문학인 기념문학제' 기자간담회에서 "14회를 맞은 탄생 100주년 기념문학제에서 올해는 시인 김광균(1914~1993), 이용악(1914~1971), 장만영(1914~1975)와 소설가 김사량(1914~1950), 오영수(1914~1979), 유항림(1914~1980)을 재조명한다"고 밝혔다.
곽 사무국장은 "지금까지 우리 문학사는 친일, 월북 그밖에 정치적 사유로 문인들이 선택, 배제돼 왔다"며 "2001년 출발한 탄생 100주년 문학제는 통합과 포용의 문학사를 지향해보자는 게 취지"라고 문학제의 의의를 설명했다.

그는 "문학적으로 성취가 있다면 논의의 대상에 포함하려고 했다. 공이 있다면 공을 평가하고 과가 있다면 과를 객관적으로 평가해 보자는 입장을 취했다"고 덧붙였다.

선정된 대상작가 6명은 일제 강점기인 1914년에 태어나 일본의 군국주의가 본격적으로 시작된 1930년대에 청춘을 보냈다. 내선일체 강요, 조선어 교육 금지, 검열 강화와 함께 일제를 향한 어떤 저항 운동도 불가능해진 시대에 20대를 보냈다.
기획위원장인 윤지관 덕성여대 교수는 "지금 우리는 당시 식민지가 10년 정도 더 갈 것임을 알지만 이 작가들은 태어날 때부터 식민지 치하였다. 그런 어두운 시기에 어떤 식으로 문학적인 대응을 해나갔느냐는 중요한 주제다"며 "이 작가들이 당시 어떤 시각으로 사회를 봤는지 눈여겨봐야 한다"고 의미를 짚었다.

윤 교수는 "1930년대는 식민지 시대의 한국문학이 크게 변화하는 변곡점을 이루는 시기"라고 지적했다. 그는 "작가들이 어떻게 근대성에 대면했느냐에 따라 해방, 분단 이후의 선택도 달라진다"며 "한국문학에 모더니즘과 리얼리즘의 대립 같은 구도도 이 국면에서 생겼다"고 이번 문학제의 주제를 '한국문학, 모더니티의 감각과 그 분기(分岐)로 정한 배경을 밝혔다.

대상작가 6명에는 동경제대 출신으로 조선문단을 거치지 않고 일본문단에 데뷔해 아쿠타카와 상 수상 후보에 올랐던 소설가 김사량이 포함됐다. 김사량은 일본어로 작품활동을 해 친일 작가라는 인식이 있어 한국 문단에서 깊이 다뤄지지 않았다.

윤 교수는 "김사량은 당시 한국 작가가 처해있는 1935년 이후의 상황에 대한 고민을 가장 철저히 한 작가"라며 "내선일체, 국어 금지 등 이런 변화를 겪는 상황에서 김사량이 일본어를 선택할 수밖에 없었던 것, 일본과 한국인 사이 융합을 꾀하는 데서 생기는 갈등도 심도 있게 다뤘다"고 평가했다.

이번 문학제에서는 문인 6명의 문학 세계를 재조명하고 한국문학의 내일을 논하기 위해 5월8일 심포지엄을 광화문 교보빌딩에서 개최한다.

이어 9일에는 연희문학창작촌에서 문학의 밤을 연다. 시인 여상현, 시인 함형수까지 포함해 대상문인 8명의 작품을 마임, 낭송, 영성, 무용 등의 공연으로 선보인다. 부대 행사로 24일 '김광균 이용악 학술회의', 6월20일 '김사량 국제학술회의'로 열린다.

올 11월에는 2014년 탄생 100주년 문학인 기념 문학제 논문서지집 '한국문학, 모디니티의 감각과 그 분기'도 펴낼 예정이다.


letit25@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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