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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명연 "냄새만으로 세균끼리 상호작용 한다"

고초균 냄새로 대장균 활동 저하 시켜

(대전=뉴스1) 박지선 기자 | 2013-05-28 02:00 송고
사진 왼쪽부터 생명공학연구원 류충민, 김광선 박사.© News1


냄새만으로도 세균들끼리 상호작용을 할 수 있다는 사실이 국내 연구진에 의해 밝혀졌다.
한국생명공학연구원은 28일 슈퍼박테리아연구센터 류충민, 김광선 박사 연구팀이 특정 세균의 냄새가 다른 세균에 영향을 준다는 사실을 발견했다고 밝혔다.

이번 연구에서 고초균의 냄새만으로 대장균의 활동을 저하시켜, 휘발성물질의 세균내 항생제 내성조절 역할도 기대된다.

지금까지 세균끼리의 직접적인 접촉에 의해 생리적 반응이 일어난다는 것은 일반적인 정설이었다.

하지만 공간적으로 분리된 상황에서, 특히 냄새를 통해 다른 세균에게 자신의 존재를 알린다는 것은 규명된 바가 없었다.
연구팀은 먼저 세균을 키우는 배지의 중간을 막은 다음 한쪽에는 된장냄새를 풍기는 고초균(Bacillus subtilis)과 다른 쪽에는 대장균(E. coli)을 각각 자라게 했다.

이렇게 공간적으로 분리된 조건에서 고초균의 냄새가 대장균에 어떤 영향을 주는지를 유전체기술을 이용해 분석했다.

그 결과 냄새를 풍긴지 6시간 만에 대장균의 160개 유전자의 발현이 급격하게 변했고, 그 중 운동성 및 스트레스 저항성 관련 유전자가 냄새에 특이하게 반응하는 것을 관찰했다.

관찰 결과를 토대로 연구팀은 직접 실험을 진행, 배지상에서 고초균 냄새의 영향으로 빠른 시간 내에 대장균의 움직임이 없어진 것을 발견했다.
세균 배지 상에서 분리된 고초균과 대장균. 고초균 냄새가 통과하도록 처리한 위쪽의 경우 대장균의 활동이 눈에 띄게 준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사진=생명연 제공)© News1


연구팀은 또 대장균을 대상으로 고초균이 가진 휘발성물질(냄새)과 항생제를 같이 처리, 내성 민감도를 조사하는 실험을 진행했다.

그 결과 총 13종 항생제에 대한 대장균의 민감도에 변화가 있었고, 그 중 3종의 세파로스포린계열(Cephalosporin) 항생제 대한 유효성이 증가했다고 밝혔다.

이는 휘발성물질이 현재 가장 많이 사용되는 세파로스포린계열 항생제에 대한 내성균을 효과적으로 치료할 수 있는 보완 첨가물질로서 활용될 수 있는 가능성을 말해준다.

류 박사는 “이번 연구결과는 향후 휘발성물질을 이용해 세균의 생리를 조절하고, 세균내 항생제 내성 조절 메커니즘 연구를 통해 수퍼박테리아를 극복할 수 있는 새로운 방법을 제공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전망했다.

이번 연구는 생명연 전문연구사업, 농업진흥청 차세대바이오그린21(시스템합성), 산업통상자원부 산업융합원천사업, 교육부 일반연구자지원사업의 지원을 받아 진행됐다.

연구결과는 네이처(Nature)자매지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스(Nature Communications) 5월 7일자에 게재됐다.

항생제와 고초균 냄새를 함께 투여했을 때 대장균의 개체수에 어떤 변화가 있는지 살피기 위한 실험에서, 고초균의 휘발성물질을 함께 투여한 대장균(사진 오른쪽)의 개체수가 훨씬 적은 것을 알 수 있다. (사진=생명연 제공) © News1


▲고초균
일반적인 온도 조건에서 높은 증기압을 가지는 세균에서 자연적으로 방출되는 유기화합물질.
▲슈퍼박테리아
두가지 이상의 항생제에 대해 저항성을 가지는 세균.


pencils31@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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