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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유정 같은 '은둔형 외톨이' 문제 심각한데…개선 지원 한 곳뿐

"은둔 심화되면 망상장애…망상이 심해지면 조현병 등 성격장애"

(부산=뉴스1) 박채오 기자, 권영지 기자 | 2023-06-10 07:15 송고
온라인 과외 앱을 통해 처음 만난 또래 여성을 살해한 뒤 시신을 훼손·유기한 혐의로 구속된 정유정(23)이 2일 오전 부산 동래경찰서에서 검찰로 송치되고 있다. 정유정은 지난달 26일 중고로 구입한 교복 차림으로 부산 금정구 소재 피해자의 집을 찾아가 자신이 중학생이라고 거짓말을 한 뒤 잠시 대화를 나누다 흉기로 살해했다. 2023.6.2/뉴스1 © News1 윤일지 기자
온라인 과외 앱을 통해 처음 만난 또래 여성을 살해한 뒤 시신을 훼손·유기한 혐의로 구속된 정유정(23)이 2일 오전 부산 동래경찰서에서 검찰로 송치되고 있다. 정유정은 지난달 26일 중고로 구입한 교복 차림으로 부산 금정구 소재 피해자의 집을 찾아가 자신이 중학생이라고 거짓말을 한 뒤 잠시 대화를 나누다 흉기로 살해했다. 2023.6.2/뉴스1 © News1 윤일지 기자

또래 20대 여성을 무참히 살해한 혐의로 구속기소된 정유정씨의 범행 동기 중 하나로 ‘은둔형 외톨이’가 꼽히면서 사회화 능력을 키울 수 있는 프로그램 도입이 시급하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8일 경찰청에 따르면 올해 1분기에 발생한 강력범죄의 수는 6007건으로 지난해 1분기보다 7.5%(417건) 증가했다.
지난 2017년부터 한해 2만6000건 넘게 발생하던 강력범죄는 코로나19가 유행한 2020년 2만4000여건, 2021년 2만2000여건으로 줄었다. 하지만 최근 사회적 거리두기 완화에 따른 환경 변화로 강력사건의 발생 건수도 다시금 증가하고 있는 추세다.

공정식 경기대 범죄심리학과 교수는 “코로나 이후 은둔형적인 삶의 패턴이 급격히 늘어났다”며 “이런 패턴이 지속돼 사회적 관계를 하지 않고 편견적 사고를 마치 사실인 것처럼 믿게 되면 사고의 왜곡이 생기는데, 이게 중요한 문제”라고 지적했다.

이어 “은둔형 외톨이 성향이 심화되면 당연히 은둔하지 않는 사람들보다 범죄를 일으킬 가능성이 높다”면서 “은둔이 심화되면 망상장애가 오고, 망상이 심해지면 조현병 등 성격장애가 생길 수 있다”고 말했다.
실제 일본에서는 은둔형 외톨이(히키코모리)가 강력범죄를 일으켜 사회적 문제로 떠오르기도 했다. 2015년 4월 일본 효고현에서 20년 동안 거의 외출하지 않고 집에만 틀어박혀 지내던 40대 남성이 이웃 주민에게 칼을 휘둘러 남녀 5명을 살해한 바 있다. 구마모토현에서 귀가하던 여고생을 흉기로 살해한 범인도 히키코모리였던 것으로 밝혀진 바 있다.

국내에서도 2016년 강남역 묻지마 살인 사건, 같은 해 서울 강북구 오패산 터널 사제총기 경찰 살해 사건의 범인들 모두 '은둔형 외톨이' 생활을 해온 것으로 드러났다.

전문가들은 코로나19 이후 늘어난 은둔형적인 삶의 패턴을 개선하기 위해서는 사회적 관계나 통제력을 향상하기 위한 교육·관리 등의 프로그램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백희정 광주광역시 은둔형외톨이지원센터 사무국장은 “전국에 은둔형 외톨이 개선 사업을 지원하는 지자체는 광주밖에 없다”며 “은둔형 외톨이에 대한 사회적 지원이 부족한 게 현실”이라고 꼬집었다.

광주 은둔형외톨이지원센터의 경우, 은둔형 외톨이 개선 프로그램 사업 참여자들에게 생활습관, 대인관계, 취업 역량 강화 등 일과 삶 전반에 대한 상담과 교육을 제공하고 있다.

공정식 교수는 “디지털 세계 속에서 주로 생활을 하더라도 사회적 통제가 잘돼 있거나 사회적지지 관계가 잘돼 있는 사람들은 그런 위험으로부터 왜곡된 사고를 할 가능성이 적기 때문에 통제가 될 수 있다”며 “개인들이 혼자 생활하는 경향성이 강화하고 있는 디지털 환경 속에서도 사회적 관계나 통제력을 향상할 수 있는 프로그램적 개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현재는 디지털 생활 속에서 윤리의식이나 법제가 오프라인만큼 충분히 규정돼 있지 않다”며 “디지털 문화가 윤리적 측면에서 더욱 통제 가능하도록 촘촘하게 정비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0zz@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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