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백악관, 오바마 사격 장면 공개…'총기규제 논란' 가중
(백악관) © News1
</figure>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에 대해 '총기에 문외한 이가 총기를 규제하려한다'는 비난여론이 일자 백악관이 특단의 조치를 취했다.
오바마 대통령이 지난해 여름 스키트 사격을 즐기고 있는 모습을 담은 사진을 2일(현지시간) 공개한 것이다. 그러나 이 사진은 또다른 논란을 야기하며 오바마 대통령은 더욱 거센 역풍에 직면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지난 27일 미국 시사주간지 뉴리퍼블릭과의 인터뷰에서 '총을 쏴본 적이 있느냐'는 질문에 "사격이 새로운 취미로 캠프 데이비드(메릴랜드에 위치한 대통령 별장)에서 늘 스키트 사격을 한다"고 말했다.
이어 "나는 미국에서 오랜 역사에 걸쳐 내려온 전통인 사냥을 깊이 존중한다"며 "이를 무시하는 건 큰 실수라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오바마 대통령이 '총기 소유에 대한 헌법적 권리를 침해하고 총기 산업을 위축시키려한다'는 비난이 일자 본인도 사격을 즐기다는 말로 총기 자체를 부정하려는 건 아니라고 해명한 것이다.
또 총기규제 법안에 대해 국민의 고른 지지를 받으려면 총기소지를 찬성하는 보수주의자들도 포섭해야 한다는 취지의 발언이었다.
인터뷰 직후 일각에서는 이제까지 스킷 사격을 즐긴다고 한번도 언급한 적조차 없는 오바마 대통령이 사격이 취미라는 사실을 믿을 수 없다고 비판했다.
그러자 백악관은 이같은 회의를 불식시키기 위해 사격 장면을 담은 실제 사진을 이날 트위터를 통해 공개했다. 사진은 지난해 8월 찍힌 것으로 오바마 대통령은 캠프 데이비드에서 청바지와 검정색 셔츠, 보안경과 귀마개 등을 착용하고 총구를 겨누고 있다.
하지만 백악관의 의도와는 달리 이에 대한 역풍이 더욱 거세지고 있다. 뉴욕타임스(NYT)는 이날 "사격 사진 공개가 대통령의 취미가 사격임을 증명하지도 못했고, 총기 규제에 대한 반대 여론을 잠재우지도 못했다"고 보도했다.
NYT는 "오바마 대통령의 사격 장면을 보수당원들은 비웃고 있으며, 그를 조롱하는 합성사진이 인터넷에 돌고있다"고 전했다.
미국 스키트사격협회 대표 마이플 햄튼은 NYT에 "이 사진은 협회사람들에게 놀라움을 줬다"며 "협회 회원 3만5000명 중 오바마 대통령은 없다"고 말했다. 햄튼 대표에 따르면 오바마 대통령의 사격 자세는 매우 초보자 수준이라고 한다.
총기규제를 둘러싸고 오바마 대통령과 대립각을 세우던 미국총기협회(NRA) 또한 이 사진을 평가절하했다.
NRA 대변인 앤드류 아루란아담은 CNN과의 인터뷰에서 "상상할 수 있는 모든 총기 규제 대책을 한 평생 주창해온 그의 전력을 사진 한장으로 지울 수는 없다"고 비꼬았다.
NRA 수석로비스트 크리스 콕스는 "그가 스키트 사격을 하건 안하건 그는 총기권리를 명시한 수정헌법 2조의 수호자가 아니다"고 비판했다.
마샤 블랙번 하원의원(공화·테네시)도 "오바마 대통령이 스키트 사격이 취미라는 말은 들어본 적이 없다"며 "나를 캠프 데이비드에 초대하면 내가 분명히 그를 이길 것"이라고 조롱했다.
민주당 지지자로 유명한 코미디언 존 스튜어드마저 정치풍자 토크쇼 '데일리쇼'에서 "오바마 대통령이 자신을 지지하지 않는 총기 소유자들에게 다가가려는 노력을 했으나 노력이 헛됐다"고 말했다.
트위터 등 온라인에서 네티즌들도 오바마 대통령이 총을 쏘는 모습을 합성사진으로 만드는 등 냉소를 보이고 있다.<br><figure class="image mb-30 m-auto text-center border-radius-10">
(트위터 @wayward_okie) © News1
</figure>한편 백악관 제이 카니 대변인은 '왜 이전이 이 사진을 공개하지 않았냐'는 질문에 "대통령은 캠프 데이비드에 가족, 친구들과 쉬기 위해 가는 것이지 사진 찍으러 가는 게 아니다"고 말했다. 카니 대변인은 그러나 '대통령이 얼마나 자주 사격을 하느냐'는 질문에는 "모른다"고 답했다.
지난해 12월 코네티컷주 뉴타운 샌드훅 초등학교에서 발생한 총기참사 이후 오바마 대통령은 전방위적 총기규제가 필요하다고 역설하고 있다. 공격용 총기와 대규모 탄창 사용을 금지하는 내용의 총기규제 법안을 의회에서 발표할 예정이기도 하다.
eriwhat@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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