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우크라 종전 기한 '24시간→6개월'로 입장 바꿔"

[취임 D-10] FT 보도…"취임 이후에도 우크라 지원 계속될 듯"
아프간 철군 혼란 의식…우크라 특사도 "100일 예상"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16일(현지시간) 플로리다주 팜비치에 있는 마러라고 리조트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우크라이나 전쟁을 끝내기 위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과 대화하겠다”고 밝히고 있다. 2024.12.17 ⓒ AFP=뉴스1 ⓒ News1 우동명 기자

(서울=뉴스1) 박재하 기자 = 취임 후 '24시간' 이내에 우크라이나 전쟁을 끝내겠다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그 기한을 '6개월'로 수정했다는 보도가 나왔다.

일각에서는 이를 두고 트럼프 2기 행정부가 우크라이나에 대한 지원을 포기하지 않겠다는 신호로 보인다는 해석이 나온다.

9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는 최근 트럼프 당선인 측과 접촉한 2명의 유럽 관리를 인용해 우크라이나 전쟁 종전 방안이 아직 결정되지 않았으며 오는 20일 트럼프 당선인 취임 이후에도 우크라이나에 대한 지원이 계속될 것이라고 보도했다.

한 관리는 "트럼프 팀 전체가 힘과 강해 보이는 것에 집착하고 있기 때문에 우크라이나 접근 방식을 재조정하고 있다"고 짚었다.

그동안 트럼프 당선인이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취임 첫해에 발생한 아프가니스탄 철군 과정의 혼란을 강력하게 비판했던 만큼, 이 같은 모습을 우크라이나에서 되풀이하지 않고 싶어 한다고 이 관리는 전했다.

당시 미군이 철군하면서 이슬람국가(IS) 관련 조직의 카불공항 자폭테러로 미군 13명과 아프가니스탄 170명이 사망했는데, 이 사건은 바이든 행정부의 대표적인 외교·안보 위기관리 실패 사례로 남았다.

트럼프 당선인은 이를 의식하며 우크라이나 전쟁 종전 과정에서 혼란을 최소화하기 위해 선거운동 기간 내내 공언했던 '24시간 이내 종전' 공약을 포기하고 더 현실적인 타임라인을 고려 중인 셈이다.

실제로 트럼프 당선인은 지난 7일 기자회견에서 우크라이나 전쟁 상황이 "훨씬 더 복잡해졌다"라며 종전까지 "6개월 정도 걸리길 바란다"라고 입장을 바꿨다.

트럼프 당선인의 우크라이나·러시아 전쟁 특사 키스 켈로그 역시 "가까운 시일 내에 가능한 해결책을 찾을 것이라 생각한다"라며 종전 기한을 트럼프 당선인 취임 후 100일로 규정했다.

이에 따라 유럽에서는 트럼프 당선인 취임 이후에도 미국이 우크라이나에 대한 지원을 거두지 않을 것이라는 기대감도 나온다.

최근 미국 플로리다주 마러라고 리조트에서 트럼프 당선인을 만난 조르자 멜로니 이탈리아 총리는 "미국의 지원 철회를 예상하지 않는다"라며 "트럼프는 해결책을 향해 전진하는 사람이지만 그것이 우크라이나를 포기하는 일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다만 미국의 지원이 계속된다고 해서 우크라이나가 바람대로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에 가입할 수 있을지는 불투명하다.

트럼프 당선인은 우크라이나의 나토 가입에 반대하는 러시아에 공감된다고 말했으며 주요 회원국인 독일 역시 확전을 우려해 이에 반대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멜로니 총리는 "우리가 실제로 우크라이나의 평화를 원한다면 안보 보장은 필수적이다"라며 "우리는 모두 과거에 러시아가 국제 협정을 위반한 것을 알고 있고 안전 보장이 없으면 이런 일이 재발하지 않으리라는 확신을 가질 수 없다"고 강조했다.

jaeha67@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