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LA 산불에 또 캘리포니아 주지사·바이든 저격…"사임하라"

트럼프 "가치 없는 물고기 구하려다 이번 산불 불러"
뉴섬 주지사 "트럼프, 이번 사태 정치화하고 있어"

8일 (현지시간) 이튼 산불이 발생한 캘리포니아주 앨터디너에서 불길에 휩싸인 주택과 차량이 보인다. 2025.01.09 ⓒ AFP=뉴스1 ⓒ News1 우동명 기자

(서울=뉴스1) 김예슬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미국 로스앤젤레스(LA)를 강타한 산불을 이용해 조 바이든 대통령과 민주당을 향한 정치적 공격을 시작했다.

9일(현지시간) 트럼프 당선인은 자신의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에 "미국에서 가장 훌륭하고 아름다운 지역 중 하나가 불타고 있다"며 "개빈 뉴스컴(Newscum)은 사임해야 한다. 모든 것이 그의 잘못!!"이라고 적었다.

'뉴스컴'은 개빈 뉴섬 캘리포니아 주지사의 성인 뉴섬과 쓰레기를 뜻하는 스컴(scum)의 합성어로, 트럼프 당선인이 뉴섬 주지사를 조롱할 때 사용하는 경멸하는 명칭이다.

트럼프 당선인은 전날에도 "이번 책임은 그에게 있다. 소화전을 위한 물이 없다. 그야말로 재앙"이라는 주장을 펼쳤다. 뉴섬 주지사가 '물 복원 선언'에 서명하지 않으며 이번 화재를 불렀다는 것.

트럼프 당선인이 언급한 '물 복원 선언'이란 캘리포니아주 북부 샌프란시스코 델타 만에서 공급되는 물을 언급한 것으로 보인다. 샌프란시스코 델타 만에는 멸종 위기에 처한 어종인 델타 빙어가 서식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때문에 트럼프 당선인은 "그는 빙어라는 사실상 가치 없는 물고기를 보호하고 싶어 했지만, 캘리포니아 주민들에 대해서는 신경 쓰지 않았다"며 "이제 궁극적인 대가가 치러지고 있다. 나는 이 무능한 주지사에게 아름답고 깨끗하고 신선한 물이 캘리포니아로 흘러들 수 있도록 허용하라고 요구할 것"이라고도 했다.

아울러 그는 "이것이 바이든/뉴스컴 듀오의 심각한 무능과 잘못된 경영을 상징적으로 보여준다"고 힐난했다.

이에 뉴섬 주지사는 CNN과의 인터뷰에서 "사람들은 말 그대로 도망치고 있는데, 이 사람(트럼프)은 이번 사태를 정치화하고 있다"며 "할 말이 많지만 하지 않겠다"고 말을 아꼈다.

로이터통신은 트럼프 당선인의 이같은 행보를 두고 "캘리포니아주는 미국에서 가장 인구가 많은 지역이지만 오랫동안 민주당에 투표해 왔기 때문에 그간 트럼프의 분노 표적이 돼 왔다"고 짚었다.

한편 LA에서 발생한 산불은 퍼시픽 팰리세이즈 산불과 패서디나에서 발생한 이튼 산불 등 총 6건이다.

LA 역사상 최악의 산불로 기록된 이번 산불로 여의도 면적(290헥타르)의 약 37배인 1만 684헥타르(약 106.8㎢)를 태우고 15만 명의 주민이 대피하거나 전력 공급이 중단되는 등 지역 사회는 혼란에 빠졌다.

yeseul@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