볼턴 "트럼프 그린란드 발언, 시진핑·푸틴 '팽창주의' 정당화 우려"
중국의 대만 위협·러시아의 우크라 침공 근거 삼을 수 있어
"트럼프, 나토에 미치는 해로운 결과·넓은 맥락 이해 못해"
- 조소영 기자
(서울=뉴스1) 조소영 기자 = 존 볼턴 전 미국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 당선인이 최근 '그린란드를 차지하기 위해 군사력 투입도 배제하지 않겠다'는 뜻을 밝힌 것을 두고 이는 중국과 러시아 정상의 '팽창주의적 계획' 정당화에 도움을 줄 수 있다고 밝혔다.
8일(현지시간) 미 정치전문매체 '더 힐'에 따르면 트럼프 1기 행정부에서 국가안보보좌관을 지낸 볼턴은 전날(7일) 밤 CNN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트럼프의 해당 발언과 관련 "큰 파장이 일어날 수 있다"고 우려를 표명했다.
볼턴은 "이것은 시진핑이 대만에 대해 취하는 입장과 정확히 같기 때문"이라고 했다.
그는 트럼프의 발언들을 근거로 시진핑이 '나는 그린란드가 미국에 가깝다는 것을 완벽히 이해한다. 그것처럼 대만이 우리에게 가깝다'며 '트럼프는 그린란드에 대해 무력 사용을 배제하지 않을 것이라고 했는데, 우리도 대만에 대해 무력 사용을 배제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하는 것을 상상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볼턴은 푸틴 또한 약 3년 전 자신의 우크라이나 침공 지시를 트럼프의 언행으로 정당화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그는 구체적으로 푸틴이 '우크라이나는 우리 국가 안보에 매우 중요해서 무력을 사용하고 있다'며 '미국이 그린란드를 침공한다면 반대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할 수 있을 것이라고 짚었다. 트럼프는 그린란드가 미국의 안보를 위해 필요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볼턴은 그러면서 "이것은 트럼프가 자신의 발언이 이뤄지는 더 넓은 맥락을 이해하지 못하고 있으며,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전체에 미치는 해로운 결과 또한 이해하지 못하고 있음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한편 볼턴은 그린란드가 북미 대륙의 일부라고 생각한다며 미국과 그린란드 간 더 긴밀한 관계를 추구하는 것 자체는 "비이성적이지 않다는 생각"이라고 했다.
그러나 트럼프의 접근 방식은 그린란드 지도자와 그린란드를 현재 통제하고 있는 덴마크를 궁지로 모는 것으로, 전략적으로 건전하지 않은 방법이라고 지적했다.
볼턴은 과거에 미국이 그린란드의 요청으로 이 섬을 점령한 적이 있었다고 언급했다. 그는 "(그러나) 트럼프의 (근래) 발언 이후 현재의 그린란드가 그렇게 할 가능성은 거의 없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cho11757@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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