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드버그 美대사 이임…"韓, 위대한 민주주의로 역경 극복할 것"

주한 대사 끝으로 36년 공직생활 마침표…공항서 고별 인사

임기를 마치고 떠나는 필립 골드버그 주한 미국대사가 7일 오전 인천국제공항 제2여객터미널을 통해 출국하며 손을 흔들어 작별인사를 하고 있다. 2025.1.7/뉴스1 ⓒ News1 민경석 기자

(인천=뉴스1) 정윤영 기자 = 36년의 공직생활을 마치고 은퇴하는 필립 골드버그 주한 미국대사는 7일 "지금 한국은 매우 어려운 시기를 겪고 있지만, 한국의 민주주의는 위대하고 헌법에 기초해 역경을 극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골드버그 대사는 이날 오전 미국으로 출국하기 전 인천공항에서 기자들과 만나 "한국은 지난해 12월 비상계엄 사태와 무안공항에서 발생한 여객기 사고로 인한 끔찍한 비극으로 큰 혼란을 겪고 있지만 위대한 나라임이 분명하다"라면서 이같이 말했다.

그는 "한미는 위대한 동맹을 맺고 있고 양국은 혼란기 속에도 71년 동안 동맹 관계를 지속해 왔다"라며 "미국의 민주주의에도, 또 여러분의 민주주의에도 문제는 있지만 중요한 것은 이 문제들이 민주적이고 헌법적이며 평화로운 수단을 통해 바로잡히는 것"이라고 짚었다.

골드버그 대사는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 이후에도 미국의 가치 외교가 계속될지'에 대해 "미국은 민주주의와 인권 문제 등 세계의 많은 가치들을 대변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당선인)과 그의 행정부가 반드시 따라야 할 정책이 무엇인지 내가 말할 수는 없지만, 미국 국민은 그 가치와 원칙을 믿고 있다는 것은 분명하다"라고 강조했다.

이어 '트럼프 2기 행정부에서 북미 회담이 재개될 가능성과 '비핵화'에서 '핵군축'으로 협상 의제가 전환될 가능성'에 대해서는 "비핵화는 핵확산금지조약(NPT) 그리고 한반도의 평화와 안정을 위해 우리가 따라야 할 중요한 원칙이며 그 지점에 도달하는 방법은 많다"라면서도 "차기 행정부에서 현재와 같은 기조가 이어질지는 모르겠다"라고만 언급했다.

골드버그 대사는 지난 2022년 7월 한국에 부임해 2년 반 동안 대사로 지냈다. 그는 주한 미국대사를 끝으로 공직에서 은퇴하기로 했다.

그는 "36년 동안 5개 대륙에서 보낸 외교관의 생활을 마무리하는 순간을 맞이한다. 2년 반 동안 내 고향이자 큰 애정을 갖고 있는 한국을 떠나는 것이기 때문에 감회가 남다르다"라고 언급했다.

특히 비상계엄 사태 이후 자신의 전화를 받지 않아 '불협화음' 논란이 일었던 조태열 외교부 장관에 대해 "조 장관은 나보다도 훨씬 더 오랜 세월을 근무한 진정한 외교관"이라면서 "그는 원칙주의자이기 때문에 그를 진심으로 존경하고 있다"라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12·3 계엄령 해제 이후 조 장관과 어떤 논의를 했는지'에 대해 "외교관으로서의 논의한 내용은 비공개 영역에 남기겠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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