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 터닝포인트] NYT 칼럼:트럼프가 유권자에게 선택받는 이유
"민주당이 정체된 민주주의를 옹호해서"
민주당이 2024년 대통령 선거에서 패한 이유는 대부분의 미국인이 불신하는 ‘정체된 민주주의’를 옹호하는 함정에 빠졌기 때문이다-벤 로즈(정치 평론가. 오바마 행정부에서 미국 국가안전보장회의 고문을 지냈다)
미국에서 급진화된 공화당의 등장과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당선은 미국 민주주의의 기반을 흔들었다. 도널드 트럼프가 2016년 대통령 선거에 서 첫 승리를 거뒀을 때 ‘정의는 결국 승리 한다’는 나의 오랜 믿음은 무너졌다. 세계화는 사람들의 삶을 불안정하게 만들고 정체성에 대한 혼란을 야기했으며, SNS는 가짜 뉴스와 음모론을 확산시켜 사회 분열을 심화시켰다. 포퓰리즘 정치인들은 이러한 혼란을 이용하여 권력을 장악하고, 민주주의를 잠식해 나갔다.
조 바이든 대통령은 트럼프의 공격적인 정책에 맞서 노동자 중심의 정책과 사회 정의를 강조하며 차별과 불평등 해소를 위해 노력했지만, 정작 국민들이 느끼는 경제적 어려움과 소외감을 간과했다는 비판을 받았다. 데이터 중심 정책이 서민들의 삶의 어려움을 반영하지 못했다. 또한, 젠더, 인종, 이민 문제 등 다양한 사회 갈등 속에서 정치적 편 가르기를 심화시켰다. 실패한 안보 정책을 고수하고, 이스라엘의 가자 지구 민간인 폭격을 군사적으로 지원하는 위선적인 모습을 보이며 국제사회에서 신뢰를 잃었다.
카멀라 해리스는 선거운동 후반에 뛰어난 조직력과 새로운 비전을 제시하며 잠시 민주당에 활기를 불어넣었다. 하지만 현 정권에 대한 부정적인 여론과 팬데믹으로 인한 사회적 불안이라는 거대한 장벽에 부딪혔다. 해리스는 과거의 정치적 행위에 대한 아무런 비판도 없이 네오콘(신보수)의 상징 딕 체니 같은 특정 인물을 포용하려는 시도를 보여 유권자들에게 혼란을 줬다.
이번 대선 패배의 후유증 속에서 민주당은 트럼프의 허황된 주장에 일일이 반박하기보다는 민주당이 지향하는 가치와 비전을 명확히 제시해야 한다. 비록 현실이 쉽지 않더라도, 더 나은 미래를 위한 대안을 제시해야 한다. 단순히 기존 제도의 문제점만 지적할 것이 아니라, 새로운 민주주의의 모습을 제시해야 한다.
재분배보다 개혁에 더 중점을 두어야 한다. 아울러 독재자들의 카르텔을 격파해 인도주의적인 이민 정책을 수립하고, 국제사회와의 협력을 통해 기후 변화에 대응하며, 평화로운 세계 질서를 구축하는 데 힘써야 한다. 우리가 살고 있는 곳은 민주주의 운동이 사라진 홍콩이 아니다. 이제 중간선거가 다가온다. 글로벌 트렌드를 분석하고 자유와 민주주의를 향한 비전을 제시하면, 정치 지형을 다시 바꿀 수 있다.
※위 내용은 뉴욕타임스(NYT)가 발간하는 새해 전망서 '터닝 포인트 어젠다 2025(이하 터닝 포인트)'에 수록된 '기술은 진정 누구를 위한 것인가?'의 요약본이다. 다채로운 콘텐츠로 격변하는 시대의 흐름을 읽는 혜안을 제공하는 터닝 포인트는 지금 서점에서 만나볼 수 있다.
kym@news1.kr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