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보험사 CEO 총격범, 첫 재판서 무죄 주장…"정치적으로 변질돼"
뉴욕 시장 특별 감독에 "인간 탁구공 취급 받아…구경거리로 전락"
법원 앞에는 총격범 지지자 집결…"이윤보다 사람"
- 정지윤 기자
(서울=뉴스1) 정지윤 기자 = 미국 뉴욕 한복판에서 보험회사 유나이티드헬스케어의 최고경영자(CEO)를 살해한 용의자 루이지 만조니(26)가 첫 재판에서 무죄를 주장했다.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만조니는 23일(현지시간) 뉴욕주 대법원에 출석했다.
만조니는 지난 4일 뉴욕 맨해튼의 거리 한복판에서 브라이언 톰슨 유나이티드헬스케어 CEO를 살해한 혐의를 받는 인물이다. 그는 현재 1급 살인 혐의 1건과 2급 살인 혐의 2건, 기타 무기 및 위조 혐의 등 총 11건의 혐의를 받고 있다.
만조니의 변호사 캐런 프리드먼은 그의 무죄를 주장하며 이 사건이 정치적으로 변질됐다고 주장했다. 프리드먼 변호사는 만조니가 공정한 재판을 받지 못할 것이며 그의 권리가 침해되고 있다고 말했다.
앞서 애릭 애덤스 뉴욕 시장은 지난 19일 재판을 받기 위해 뉴욕에 온 만조니를 경찰과 함께 호송했다. 지자체장이 개인의 형사 사건을 개인적으로 감독하는 건 이례적인 일이다.
애덤스 시장은 20일 TV 인터뷰에서 "자신이 (이 사건을) 앞에서 이끌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었다"며 "나는 그의 눈을 바라보며 당신이 뉴욕 주민들이 사랑하는 도시인 우리 도시에서 테러 행위를 저질렀다고 말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애덤스 시장이 예민하게 반응하는 건 최근 불안해진 뉴욕의 치안에 자신의 형사 리스크까지 관련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 경찰 출신인 애덤스 시장은 뇌물수수 및 사기 혐의로 기소당한 상태다. 이에 만조니 사건을 엄격하게 다뤄 본보기로 삼으려는 것으로 해석된다.
프리드먼 변호사는 애덤스 시장이 "무죄 추정 원칙에 대해 누구보다 더 많이 알아야 한다"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만조니가 "인간 탁구공 취급을 받고 있다"며 "그들은 만조니를 구경거리처럼 대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법원 밖에는 만조니를 지지하는 사람들로 인산인해를 이뤘다. 시위대는 '의료는 인권이다', '이윤보다 사람' 등 문구가 적힌 포스터를 들고 보험업계의 부조리를 비판했다.
만조니의 다음 법원 출석일은 내년 2월 21일로 예정돼 있다. 만약 유죄가 확정되면 만조니는 가석방 없는 종신형을 선고받을 수 있다.
stopyun@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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