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향해 달려가는 빅테크 CEO들…"대항복의 시대"
"빅테크 기업부터 미디어까지…다들 서두르고 있어"
- 김예슬 기자
(서울=뉴스1) 김예슬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의 취임을 앞두고 각국 지도자부터 정보기술(IT) 기업 수장들까지 잇따라 러브콜을 보내고 있다.
17일(현지시간) AFP통신에 따르면 트럼프 당선인은 지난 16일 미국 플로리다주(州) 마러라고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첫 임기에는 모두가 나와 싸웠다"며 "이번 임기에는 모두가 내 친구가 되고 싶어 한다"고 말했다.
우선 돋보이는 건 트럼프 당선인과 척을 졌던 IT 기업 대표들이 나서서 트럼프 당선인을 찾고 있다는 점이다.
마크 저커버그 메타 최고경영자(CEO)는 지난달 27일 트럼프 당선인의 마러라고 리조트에서 만찬 했고, 그의 취임식에 100만 달러(약 14억 원)를 기부하기로 약속했다.
저커버그는 지난 취임식 때는 따로 기부하지 않은 것은 물론 2021년 트럼프 지지자들의 의회 폭동 이후 트럼프 당선인의 페이스북 사용을 중단시켰다.
팀 쿡 애플 CEO도 지난 13일 트럼프 당선인과 만찬을 함께 했고, 순다르 피차이 구글 CEO와 구글 창업자인 세르게이 브린도 하루 앞서 트럼프 당선인을 만났다.
테드 서랜도스 넷플릭스 공동 CEO도 17일 트럼프를 찾은 것으로 전해진다. 창업자인 리드 헤이스팅스가 민주당을 공개적으로 지지한 것을 만회하려는 의도로 해석된다.
트럼프 당선인을 공개적으로 비난해 온 제프 베이조스 아마존 창업자도 조만간 트럼프 당선인과 만날 예정으로 알려졌다. 베이조스는 트럼프 당선인에게 비판적인 매체 워싱턴포스트(WP)를 소유하고 있기도 하다.
메타 외에도 아마존, 오픈 AI도 다음 달 20일 치러지는 트럼프 당선인의 취임식에 100만 달러를 기부하기로 했다.
헝가리의 트럼프라고 불리는 오르반 빅토르 헝가리 총리는 9일 플로리다 마러라고 리조트에서 트럼프 당선인과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를 만났다. 오르반 총리가 트럼프 당선인과 올해 마러라고에서 회동한 것은 3번째다.
멕시코와 캐나다에 대한 관세 부과 위협으로 클라우디아 셰인바움 멕시코 대통령은 즉각 트럼프 당선인에게 전화를 걸었고, 저스틴 트뤼도 캐나다 총리도 미국을 방문했다.
언론인들도 트럼프 당선인과의 만남을 서두르고 있다. 트럼프 당선인의 비판자였던 MSNBC의 '모닝 조' 진행자 조 스카버러와 미카 브레진스는 지난달 마러라고를 직접 찾았다. 타임지는 트럼프 당선인을 '올해의 인물'로 선정하기도 했다.
폴리티코는 "대형 기술 기업부터 미디어까지. 다들 트럼프의 반지에 키스하려 서두르고 있다"는 제목의 기사에서 "기술 거물들은 그의 취임식에 수백만 달러를 쏟아붓고, 대통령 당선자와의 회동을 위해 웨스트 팜 비치를 행진하고 있다. 외국 지도자들은 전화 통화와 사진 촬영을 통해 그의 호의를 구하려 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그러면서 "진보적 뉴스 캐스터들은 '국민의 적'이라고 묘사한 남자와의 관계를 개선하기 위해 마러라고로 달려가고 있다"고 덧붙였다.
칼럼니스트 미셸 골드버그는 이러한 모습들을 두고 뉴욕 타임스(NYT)에 "대항복(The Great Capitulation)의 분위기"라고 묘사했다.
yeseul@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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