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기 2년 남았는데…트럼프 '눈엣가시' FBI 레이 국장 "물러나겠다"
"우리는 국민·헌법의 편…올바른 방식으로 엄격하게 수행해야"
트럼프 1기서 지명…20년 대선·22년 압색 거치며 마찰 키워
- 정지윤 기자
(서울=뉴스1) 정지윤 기자 = 차기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에서 사실상 불신임을 통보받은 크리스토퍼 레이 미국 연방수사국(FBI) 국장이 내달 사임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로이터와 AFP통신에 따르면 FBI는 11일(현지시간) 홈페이지를 통해 이날 레이 국장이 직원들에게 전달한 연설을 공개했다.
레이 국장은 먼저 "핵심 가치를 고수하고 독립성과 객관성을 향한 우리의 헌신, 법치주의에 대한 우리의 수호는 우리가 누구인지에 대한 근본적인 측면이며 결코 변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이어 "몇 주간 신중하게 생각한 끝에 저는 1월에 현 행정부가 끝날 때까지 봉사한 후 물러나는 것이 FBI를 위한 옳은 일이라고 결정했다"고 전했다.
그는 자신의 사임이 "FBI를 더 깊은 싸움에 끌어들이지 않고, 우리의 업무 수행 방식에 매우 중요한 가치와 원칙을 강화하는 가장 좋은 방법"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우리는 어느 한쪽 편에 있지 않다. 우리는 미국 국민의 편, 즉 헌법의 편"이라며 "밖에서 무슨 일이 일어나더라도 우리는 언제나 올바른 방식으로 엄격하고 성실하게 업무를 수행하기 위해 최선을 다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레이 국장의 사임 발표는 지난달 30일 트럼프 당선인이 차기 연방수사국(FBI) 국장으로 '충성파' 캐시 파텔 전 국방장관 대행 비서실장을 지명한 후 나온 것이다.
2017년 트럼프 행정부 1기 당시 인선된 레이 국장의 임기는 10년으로 2027년까지 근무할 수 있다. 애초에 FBI 국장의 임기가 10년인 것도 4년 임기인 대통령이 바뀔 때마다 국장도 새로 선임하는 것은 불공정하게 비칠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그러나 트럼프 당선인이 파텔을 차기 국장으로 지명하며 잡음이 끊이지 않자 레이 국장 스스로 자리에서 물러나는 것으로 보인다.
레이 국장은 지난 2020년 대선에서 조 바이든 당시 민주당 대선 후보에 대해 적극적으로 수사를 벌이지 않았다는 이유로 트럼프의 비난을 받은 바 있다. 이후 2022년 백악관에서 반출된 극비 문서를 회수하기 위해 플로리다주에 있는 트럼프의 마러라고 자택을 압수수색하며 트럼프의 심기를 건든 것으로 알려졌다.
레이 국장의 사임 발표에 파텔은 "순조로운 전환을 기대한다"며 "저는 취임 첫날부터 미국 국민을 위해 봉사할 준비가 되어 있다"고 로이터에 입장을 밝혔다.
stopyun@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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