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최대 보험사 CEO 맨해튼 한복판서 피살…"남편 협박 많이 받아"
10분 전 범행 현장 도착…이후 전기자전거 타고 빠져나가
경찰 "미리 계획한 범죄인 듯"…용의자 계속 추적중
- 김지완 기자
(서울=뉴스1) 김지완 기자 = 미국 최대 보험사 중 하나인 유나이티드 헬스케어의 최고경영자(CEO)인 브라이언 톰슨(50)이 뉴욕 맨해튼 한복판에서 피살됐다.
미국 CNN 방송, 뉴욕타임스(NYT) 등에 따르면, 제시카 티쉬 뉴욕 경찰국(NYPD) 국장은 4일(현지시간) 오전 6시 45분쯤 톰슨은 연례 투자자 회의에 참석하기 위해 뉴욕 힐튼 미드타운 호텔 입구에 접근하던 중 마스크를 쓰고 그를 따라온 용의자가 쏜 총에 맞았다고 밝혔다.
톰슨이 용의자에 몸을 돌리자, 용의자는 총에 뭔가 걸려있는 것을 제거하고 다시 톰슨에게 총을 쐈다. 총에는 소음기가 부착된 것으로 추정된다. 톰슨은 인도에 쓰러졌고 용의자는 그 자리를 떴다. 톰슨은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7시 12분쯤 사망이 확인됐다.
NYT가 입수한 영상에 따르면, 용의자는 적어도 10분 전 범행 현장에 도착한 모습이 확인된다. 앞서 용의자와 동일한 옷을 입고 배낭을 멘 남성이 오전 6시 30분쯤 범행 현장에서 약 53m 떨어진 인도를 걸어가면서 전화하는 모습이 포착됐다.
수사관들은 용의자가 전기 자전거를 타고 현장을 빠져나간 것으로 보고 있다. 이에 따라 경찰 관계자들은 이날 오후 센트럴파크 동쪽 어퍼이스트사이드의 매디슨 애비뉴와 82번가의 시티 바이크 키오스크를 찾아 근처 경비원과 건물 관리인에게 용의자의 모습이 담겼을 수도 있는 자전거 고정대 촬영 영상을 요청했다.
범행 후 용의자는 센트럴파크에서 마지막으로 목격됐다. 수사관들은 이 지역을 계속 수색하고 있다.
수사에 정통한 한 경찰 관계자는 용의자가 톰슨을 공격하기 전 6번가의 스타벅스 매장에 갔다고 말했다. 경찰은 이날 스타벅스 매장 카운터에 서 있는 범행 당시 같은 복장을 한 용의자 사진 3장을 공개했다.
티쉬 국장은 "많은 사람이 용의자를 지나쳤지만, 그는 표적이 나타날 때까지 기다리는 것처럼 보였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현재로서 모든 징후는 이 공격이 미리 계획되고 준비된 것임을 드러내고 있다"고 분석했다.
용의자 신원과 범행 동기는 아직 알려지지 않았다. 다만 톰슨의 아내인 파울렛 톰슨은 NBC 뉴스에 "남편이 몇몇 사람으로부터 협박을 받았다고 말했다"며 "자세한 내용은 모른다"고 말했다.
2021년 4월 CEO가 된 톰슨이 경영하던 유나이티드 헬스케어는 미국 최대 보험사이자 전체 기업중 매출이 4번째로 높은 기업인 유나이티드 헬스그룹의 자회사다. 범행 이후 유나이티드 헬스그룹은 애도를 표하기 위해 본사 깃발을 내렸다. CEO인 앤드루 위티는 직원들에게 보낸 영상에서 "브라이언은 우리 조직 전체와 그 너머의 수많은 사람의 삶에 영향을 준 정말 특별한 사람이었다"며 이 사건이 "끔찍한 비극이며 우리가 충격에 빠져 있고 이를 믿지 못한다는 것을 알고 있다"고 말했다.
헬스그룹은 회사 차원의 성명도 내서 조의를 표하고 "NYPD와 긴밀히 협조하고 있으며 이 어려운 시기에 인내심과 이해를 구한다"고 밝혔다.
톰슨의 고향인 미네소타주 정치인들도 조의를 표했다. 민주당 부통령 후보였던 팀 월즈 주지사는 "미네소타 재계와 의료계에 끔찍한 손실"이라고 말했다. 에이미 클로버샤 상원의원(민주당)도 "끔찍하고 충격적인 폭력 행위"라고 규탄했으며 미네소타 제3선거구의 딘 필립스 하원의원(민주당)은 "내 유권자 브라이언 톰슨의 암살 사건에 경악을 금치 못하며 그 가족을 위해 기도한다"고 밝혔다.
gwkim@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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