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미국 51번째 주로 편입할래?" 캐나다, 관세 혹 떼려다 혹 붙였나
트뤼도 '25% 관세폭탄' 위협에 날아갔지만 체면만 구겨
트럼프 "캐나다는 美에 1000억 달러 갈취 안 하면 생존 못 하냐"
- 권진영 기자
(서울=뉴스1) 권진영 기자 = 도널드 트럼프 차기 미국 대통령이 저스틴 트뤼도 캐나다 총리에게 캐나다를 미국의 51번째 주로 편입하는 방안을 제안했다고 폭스 뉴스가 2일(현지시간) 소식통을 인용해 보도했다.
트뤼도 총리는 지난 30일(현지시간), 트럼프 당선인의 개인 저택인 플로리다주(州) 마러라고를 전격 방문해 3시간에 걸친 대화를 나눴다. 25% 고강도 관세 예고에 발 빠르게 대응하기 위한 조처였다.
만찬 자리에서 두 정상은 관세·안보·무역 적자 문제를 중점으로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때 트럼프 당선인은 관세가 캐나다 경제를 완전히 파괴할 것이라는 트뤼도 총리의 말에 "그러니까 당신네 나라는 미국한테 1000억 달러(약 140조 원)를 갈취하지 않으면 생존할 수 없다는 것이냐"고 반문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어 트럼프 당선인은 캐나다가 미국의 51번째 주가 돼야 한다고 제안했고, 이에 트뤼도 총리와 나머지 사람들은 긴장하면서도 웃어넘겼다고 폭스 뉴스는 전했다.
그는 트뤼도 총리에게 "총리가 더 나은 직함"이지만 51번째 주의 주지사가 될 수도 있다고 거듭 제안했다.
테이블에 동석한 인물은 트럼프의 농담 섞인 말에 캐나다가 "매우 진보적인 주"가 될 것이라 말을 얹자, 트럼프 당선인은 캐나다가 진보적인 주와 보수적인 주로 나뉠 수도 있다고 받아쳤다.
앞서 트럼프 당선인은 지난 25일, 캐나다와 멕시코가 마약과 이민자를 단속할 때까지 두 국가에서 수입되는 물품에 25%의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위협했는데, 이날 만찬에서 오는 1월 20일까지 변화를 기대하겠다고 은근히 으름장을 놨다.
폭스 뉴스는 트럼프 캠프와 트뤼도 팀에 해당 발언에 대해 논평을 요청했으나 양측 모두 대응하지 않았다.
한편 캐나다 상공회의소 수석 경제학자는 캐나다 관세만으로도 미국 가계가 부담할 비용이 약 2000달러(약 280만 원) 상승할 것으로 추정했다. 관세 폭탄으로 손해를 보는 것은 캐나다만이 아니라는 의미다. 그는 캐나다의 대미 수출 품목 중 약 79%는 미국 내 생산품을 위한 원자재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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