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이스라엘-헤즈볼라 휴전합의 근접"…36시간 내 발표 예상(종합2보)

레바논 측 "휴전 감독 미국과 프랑스 등 5개국 위원회가 맡기로"
이스라엘 북부 주민들은 휴전 합의 가능성 경계

존 커비 백악관 국가안보소통보좌관이 17일(현지시간) 워싱턴 백악관 브래디 룸에서 브리핑을 갖고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방북이 한반도 안보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어떤 상호관계가 있을 수 있다"고 밝히고 있다. 2024.06.18 ⓒ AFP=뉴스1 ⓒ News1 우동명 기자

(서울=뉴스1) 강민경 기자 = 미국 정부는 이스라엘과 레바논의 친이란 무장 정파 헤즈볼라의 휴전 합의가 임박했다고 25일(현지시간) 밝혔다.

존 커비 미국 백악관 국가안보 소통보좌관은 이날 "우리는 (합의에) 근접해 있다"며 "논의는 건설적이었고 대화의 방향이 매우 긍정적으로 흘러가고 있다고 믿는다"고 말했다.

다만 커비 보좌관은 아직 협상이 타결된 건 아니라면서 "모든 것이 끝날 때까지 아무것도 이뤄진 것이 아니다"라고 덧붙였다. 협상과 관련해 구체적인 조건은 언급하지 않았다.

미 국무부는 휴전 성사를 위해 가능한 한 열심히 노력하고 있지만 아직 합의가 이뤄지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매슈 밀러 미 국무부 대변인은 이날 정례 브리핑에서 "합의에 가까워졌다고 생각한다"며 "견해차를 크게 좁혔다고 생각하지만 아직 밟아야 할 단계가 있다. 합의에 도달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앞서 엘리아스 부 사브 레바논 의회 부의장은 "심각한 장애물은 남아 있지 않다"면서 미국 측이 제시한 60일간의 휴전안에 대체로 동의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부 사브는 이스라엘의 철수 과정을 누가 감독할지에 관한 문제점이 해결됐다면서 "미국의 주도하에 프랑스를 포함한 5개국 위원회가 구성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19일(현지시간)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에서 열린 G20 정상회의 제3 세션 중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과 얘기를 하고 있다. 2024.11.20 ⓒ AFP=뉴스1 ⓒ News1 우동명 기자

프랑스 대통령실도 성명을 내고 이스라엘과 헤즈볼라의 휴전 논의가 상당한 진전을 이뤘다면서 "미국의 파트너들과 계속 협력하고 있다"며 빠른 협상 타결을 촉구했다.

이스라엘 내각은 26일 휴전 협정 승인을 위해 회의를 소집할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미국 온라인 매체 악시오스는 이스라엘과 헤즈볼라가 휴전을 위한 조건에 합의했다며 26일 이스라엘 내각이 이를 승인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미 고위 당국자를 인용해 보도했다.

악시오스는 휴전 협정 초안에 양측이 60일간 휴전하고 이스라엘이 레바논 남부에서 군을 철수하며 레바논군은 중화기를 리타니강 북쪽으로 옮기는 내용이 담겼다고 전했다.

아직 이스라엘 총리실은 관련 논평 요청에 답하지 않고 있으나 이스라엘 매체들은 네타냐후 총리가 제안을 받아들일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익명을 요구한 이스라엘 관리는 AFP통신 인터뷰에서 "26일 저녁에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이 36시간 이내에 휴전을 발표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로이터가 레바논 고위 소식통 4명을 인용해 전했다.

24일(현지시간) 레바논 남부 티레에서 헤즈볼라와 전쟁 중인 이스라엘 군의 공습을 받아 연기가 솟아 오르고 있다. 2024.11.25 ⓒ AFP=뉴스1 ⓒ News1 우동명 기자

앞서 영국의 아랍계 신문 아슈라크 알아우사트는 바이든과 마크롱이 26일 양측의 60일 휴전을 선언할 예정이라고 보도했다. 미국 CNN 방송은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가 헤즈볼라와의 휴전안을 원칙적으로 승인했다고 전했다.

하지만 레바논과 접한 이스라엘 북부의 주민들은 양측의 휴전 합의 가능성을 경계하는 모습이다.

이스라엘계 레바논 학생인 마르얌 유네스(29)는 AFP 인터뷰에서 "헤즈볼라가 완전히 제거되지 않은 한 협정에 서명하는 건 심각한 실수"라며 헤즈볼라가 여전히 무기를 보유하고 있음을 지적했다.

교사 도릿 시손(51)은 AFP에 "휴전을 원하지 않는다"며 "그들이 발표한 대로 휴전을 한다면 5년 내로 또 같은 상황이 벌어질 것이기 때문"이라고 토로했다.

이스라엘 내각의 극우 세력도 휴전에 반대하고 있다. 이타마르 벤그비르 국가안보부 장관은 "휴전협정 체결은 헤즈볼라를 근절할 역사적인 기회를 놓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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