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우 휴전해도 문제?…"러 휴전 위반 막을 안전 보장 장치 없어"
"러 휴전 위반할 경우 타격 가할 재래식 무기 비축"
"일각선 우크라가 반환한 핵무기 돌려줄 것 제안"
- 김예슬 기자
(서울=뉴스1) 김예슬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우크라이나 전쟁 조기 종식을 공언했으나, 미국의 에이태큼스(ATACMS) 장거리 미사일 사용 승인, 러시아의 중거리탄도미사일(IRBM) 발사 등으로 전쟁은 아이러니하게도 더욱 격화하는 모양새다.
트럼프 행정부가 휴전안에 개입하기 전까지 땅을 더 탈환하기 위한 양측의 교전은 치열해질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러시아가 휴전을 위반하고 영토 점령에 나서는 것을 어떻게 막을지가 최대 관건으로 떠오르고 있다.
21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는 "우크라이나의 가장 큰 미지수 중 하나는 트럼프 행정부와 유럽이 러시아가 더 많은 영토를 점령하려는 시도를 막을 수 있는 어떤 종류의 안전 보장을 제공할지 여부"라고 보도했다.
트럼프 당선인은 선거 유세 기간 내내 우크라이나 전쟁을 끝내겠다는 의지를 드러냈으나, 구체적으로 어떤 방법을 통해서 평화를 이룩할지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은 상태다.
그는 러시아와 우크라이나가 현재 전선에서 전투를 중단한 뒤 협상하는 방안을 언급해 왔는데, 이는 결국 러시아가 점령한 우크라이나 영토를 넘겨주라는 뜻이 된다.
미국 측에서도 이러한 분위기를 의식한 듯 지난 17일 우크라이나에 자국이 지원한 에이태큼스로 러시아 본토를 타격하는 것을 허용했고, 우크라이나는 이틀 뒤인 19일 에이태큼스로 러시아 본토를 타격한 것으로 전해진다.
러시아는 이에 대한 반박 조처로 지난 21일 우크라이나를 향해 신형 중거리탄도미사일(IRBM)을 발사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NYT는 "정보기관과 국방부 관계자들은 (미국의) 추가적인 지원에도 불구하고 우크라이나가 지난 몇 달 동안 러시아가 꾸준히 차지해 온 세력을 되찾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며 "우크라이나는 동부에서 영토를 잃고 있으며, 러시아 서부 쿠르스크 지역에 주둔하던 우크라이나군도 북한 신병들이 전투에 참여하면서 일부 밀려났다"고 짚었다.
상황이 이런 만큼 양국이 트럼프 당선인의 뜻대로 휴전에 돌입한다고 하더라도 우크라이나 입장에서는 불안감을 안고 있을 수밖에 없다.
NYT는 우크라이나가 원하는 유일한 안전 보장은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가입'이라며 바이든 행정부에서도 나토에 가입하지 못했는데 트럼프 2기에서는 그 가능성이 더욱 희박하다고 진단했다.
이에 따라 미국과 유럽 당국은 우크라이나에 제시할 안전 보장책을 논의하고 있으며 나토 가입 대신 거론되는 안전 보장안은 '재래식 무기를 통한 억제력'이라는 게 NYT의 설명이다.
매체는 "예를 들어 러시아가 휴전을 위반할 경우 처벌적인 타격을 가할 수 있는 재래식 무기를 비축하는 것"이라고 부연했다.
그러면서 "심지어 몇몇 관리들은 바이든 행정부가 1994년 우크라이나가 반환한 핵무기를 다시 돌려줄 수 있다고 제안했다"며 "그것은 즉각적이고 엄청난 억제력이 될 것이지만, 복잡하고 심각한 결과를 초래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1991년 소련 붕괴 이후 우크라이나는 당시 세계 3위 핵보유국이었으나, 1994년 부다페스트 양해각서에 따라 미국, 영국, 러시아로부터 주권과 영토 보전을 보장받는 대가로 모든 핵무기를 포기하기로 결정했다. 1996년까지 러시아로 모든 핵무기를 이전했다.
우크라이나 내부에서는 성공적인 휴전을 위해서는 최전선에서의 기세를 역전시켜 대화의 조건부터 마련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안드리 자고로드뉴크 전 국방장관은 "성공적인 휴전을 위해서는 우크라이나와 동맹국들이 최전선의 기세를 역전시켜 대화 조건을 마련해야 한다"며 "우크라이나는 휴전 협정 위반을 억제할 만큼 충분한 예비 화력을 보유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yeseul@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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